체육교육과 백수진
현재의 내게 가장 기억에 남고 감사하는 마음이 드는 선생님은 누구인가? 맛있는 간식을 자주 사줬던 선생님인가,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 선생님인가, 나를 가장 많이 혼냈던 선생님인가? 학교에 다닐 때는 매시간 딱딱한 수업을 하는 선생님보다는 재밌는 얘기를 많이 해주시는 선생님이 좋았고 고리타분하고 나이 드신 선생님들 보다는 젊은 선생님들을 더 좋아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누구보다 나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시고 학생들을 진심으로 생각해주셨던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떠올리곤 한다. 선생님은 앞에서 말한 것과는 달리 재밌는 얘기를 별로 해 주신 적이 없었고 젊은 선생님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교사가 돼도 고등학교 때 선생님의 모습을 나의 정신적 지주와 롤모델로 삼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대하는 교사로서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선생님께서 칠판에 써주셨던 ‘무조건 사랑하는 겁니다 - 정답’ 이 말 한마디가 현재 내 삶의 모토가 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나는 어떤 학생이든지 사랑으로 대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사실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불공정하게라든지 정당하게라든지 누구든 교사로부터 차별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르바이트로 과외를 하다보면 말을 잘 듣고 이해를 잘 하는 아이들이 예뻐 보이고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든 자기가 잘하는 것이 있고 못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성적이 좋지 않아도 친구들 사이의 관계가 좋아서 인기가 많은 아이들도 있고 자기가 맡은 일에 끝까지 책임을 지고 일을 해내는 아이들도 있다. 현장에 나가면 이렇게 각각의 장점을 가진 많은 아이들에게서 자신이 잘 하는 일을 계발하도록 도와주고 아이들을 격려해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 한명 한명에 주의를 기울이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로서 다방면에 전문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나 교사가 만능인이 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가능한 한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앞길에 확신과 흥미를 가지고 삶을 꾸려나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 부모의 압박과 기대, 사회의 요구에 따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만들어지는 아이들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원하기 때문이다.
5년 후
교사가 되고 나서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상담대학원에 다니는 것이다. 사실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고는 하지만 초등학생들은 중, 고등학생들에 비해 사회적으로 미성숙한 면이 많다. 내가 교사가 되고 아이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대화하려고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어른의 눈으로 아이들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가지기가 쉽다. 이런 부족한 부분들을 상담 대학원에 다니면서 아이들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싶다.
10년 후
10년 후라고 해봤자 내 나이는 30대 초반밖에 되지 않는다. 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도 부족한 게 많은 나이이고 배워야 할 것이 많은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10년 후에는 국내외로 많은 경험을 해보고 다양한 문화를 접해볼 수 있는 여행을 많이 떠나고 싶다. 특히 국토 대장정과 같이 다른 사람과 부딪히면서 사람 사이의 관계도 배우고, 나 자신을 이기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얻고 싶다. 또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많이 알려진 국내 유적지나 관광지를 여행하면서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며 얻은 지식들을 학생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줄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싶다.
20년 후
그동안의 경력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나만의 수업방식을 정립했을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정도 아이들의 주의와 행동을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노하우도 생길 것이다. 내가 1학년 때 첫 실습에 나가서 만났던 담임선생님의 모습이 내 미래와 교차된다. 선생님만의 노하우로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시간 외에도 장난꾸러기 아이들을 통제하는 카리스마가 느껴졌었다. 뿐만 아니라 반 학생들도 선생님을 잘 따르고 선생님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았다. 나도 20년 후에는 나만의 카리스마를 기르고 우리 반만의 규칙과 약속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할 것 같다.
30년 후
30년 후면 나도 어느덧 지긋이 나이가 든 베테랑 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이 때문에 아이들에게 세대 차이가 나서 거리감을 주고 싶진 않다. 아이들과 친근하고 대화가 잘 통하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내 자신이 학생이 되는 것이다. 그 시대에 유행하는 문화를 학생들에게 물어가며 배워보고 교과 과정 이외에도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에 관해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