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사회교육과 김광민

미래 교육 2011. 11. 13. 12:06

어린 시절, 사람들이 내게 장래 희망을 물었을 때엔 언제나 그 직업이 바뀌곤 했다. 운동선수, 방송작가, 농부 등 특별히 ‘반드시 이 직업이 아니고선 안돼’ 하는 것 없이 그저 막연히 다가올 미래에 대해 방관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철없던 날 바른 길로 이끌어 주시던 담임선생님을 만나뵙게 된 후부터 조금씩 교사의 꿈을 키워나가게 된 것 같다. 그 때에 담임선생님 뿐 아니라, 내가 다니던 학원의 선생님 역시 방황하는 나를 바로잡아 주기 위해 나를 한없이 감싸 안아 주시고 토닥여 주셨는데, 그런 선생님들의 모습이 내게 있어 굉장히 인상적 이었나보다. 점점 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었고, 기왕이면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시기인 더 어린 시기의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었나보다. 교대에 입학하고 나서 그 열정이 조금 식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참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 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술 마시고 수업 도중 몰래 도망가는 등 눈앞의 사사로운 것들이 하는 유혹을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교생실습을 다녀온 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왜 이 학교에 입학하려고 했었는지, 이제부터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너무나도 깨끗하고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였고, 그런 아이들을 좋은 길로 이끌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지금 두 번의 교생실습을 다녀왔지만, 다녀올 때 마다 좋은 교사가 되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져만 간다.

5년 후, 군대를 다녀온 후 교사 생활을 하기 시작한 나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조금은 부족하고 조금은 어설플 수 있지만 동료들과 함께,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그런 교사의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은 소심한 성격 탓에 우왕좌왕하고 쉽게 상처받기도 할 것 같다.

10년 후, 어느 정도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게 되고 아이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 노하우도 제법 쌓여 노련미도 가끔은 내보이는 그런 선생님이 될 것이다. 또한 공부도 더해서 더 많은 지식으로, 더 다양한 아이들의 경우와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더 전문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그런 선생님이 될 것이다. 특히 사회 과목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있기 때문에 사회과목의 전담 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

20년 후 나는, 현재의 내 모습에, 그리고 내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의 그런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의 긍정적인 역할 모델이 되었으면 한다. 내가 방황하던 시절 나를 이끌어 주었던 선생님들께 받았던 감동을, 교사가 된 내가, 아이들에게 그 감동을 주고 싶다.

30년 후에는, 내가 가르쳤던 학생들과 함께 소주도 한잔 하면서 인생의 조언도 해주는, 그럴 수 있도록 제자들이 자주 찾아와 주는, 그런 인간적인 모습의 좋은 은사님이 될 것이다. 30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난 후엔 산속으로 들어가 그 곳의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며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글을 알려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