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과 남윤석
나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일이 매우 많았다. 교사는 물론이거니와 장관, 공무원, 연예인, 화가, 요리사, 만화가 등 무엇 하나 딱 정한 것 없이 여러 가지의 일을 해보고 싶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교대에 온 것은 내 수많은 꿈 중에 하나인 교사라는 일을 하기 위함이다. 이런 나에게 교사로서의 비전이 있을지 모르겠다. 교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나는 내 많은 꿈들을 단지 거쳐 가는 것만이 아니라 그 방면에 대해 제대로 겪어보고 알고 느끼고 싶다는 것이다. 또 나는 교사로서 일하는 것을 굉장히 만족하게 생각한다.
나는 나의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교사가 되고 싶다. 내가 지금까지도 이름과 얼굴을 정확히 기억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있는데, 딱 그 분이 나의 교사로서의 롤모델이시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2002 월드컵이 열리던 해였다. 선생님은 우리나라의 경기가 있을 때면 우리와 함께 교실에서 경기를 보시며 아이스크림 내기를 하셨다. 물론 선생님은 항상 상대팀이 이긴다는 것에 아이스크림을 거셨다. 한국에게 승리를 건 우리는 8강 경기까지 선생님이 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하교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선생님이 못됐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여름날 에어컨도 없던 더운 교실에서 우리를 위해 아이스크림을 사신 배려라 생각된다. 또 선생님은 우리와 함께 농구나 축구를 재밌게 하셨고, 수업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항상 우리를 신경써주셨다. 정말 친구나 다름없는 선생님이셨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매우 많았고, 그래서 나는 경험을 많이 겪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한 아르바이트도 5개가 넘는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나에게는 그런 것들이 다 값진 경험으로 남는다고 생각하여 한 일들이다. 난 나의 이런 많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며 수다도 같이 떨 줄 아는 교사가 되고 싶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세상의 넓음과 다양함을 알려주고 싶다. 즉, 단순히 친한 것만이 아닌, 아이들과의 교감을 통해서 사이도 돈독해지고 많은 가르침을 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5년 후의 나는
2017년, 군대를 다녀온 지 얼마 안 된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아직은 20대이고 교사로서 패기가 넘칠 때므로 정신적․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 아이들에게 열과 성을 다할 것이다. 물론 아이들에게는 내가 마냥 마음만 앞서고 서툰 선생님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아이들과 친해지며 아이들을 지도할 것이다. 그리고 젊었을 때는 도시에서 교사 생활을 하고 싶다. 시골보다 비교적 많은 동료 선생님들에게 교사로서 여러 가지 도움 될 만한 것들을 전수받고 싶고, 연수를 받을 기회도 많이 있을 것이며, 또 도시의 아이들은 시골의 아이들보다는 격차가 다양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교사로서의 내 자신에게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
10년 후의 나는
2022년, 이제 막 결혼을 한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가정도 생기고, 교사로서의 경험도 어느 정도 생겼으며, 교내에서도 후배로 들어온 교사들을 신경 쓸 정도의 지위를 가졌을 시기일 것이다. 그래서 5년 전의 패기보다는 책임감이 더 마음속에서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10여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임감 있게 아이들을 지도하고, 내가 바라던 교사의 상을 그제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책임감 속에서 좀 더 내 자신을 채찍질하며 내가 바라던 친구 같은 교사의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거라 본다.
20년 후의 나는
2032년,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 또래의 자녀가 생기면서, 아버지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교사의 자세를 임할 것이다. 내 자식을 가르친다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퇴근 후 집에 가서도 항상 아이들을 생각하며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슬슬 교장으로서의 준비를 하며 내가 맡은 반 아이들뿐만 아니라 내가 맡을 학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릴 것이다.
그리고 30년 후의 나는
2042년, 교장이 되면서 그간 내가 생각해온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항상 아이들과 소통하는 교장이 될 것이다. 비록 교장이기 때문에 나의 수업이 없을지라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여 나의 교사상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또 ‘배려하는 사람․건강한 사람․솔직한 사람’을 학교 교육 목표로 내걸어, 외부 명사들을 많이 초청하여 아이들이 학교 교육 목표에 걸맞게 자랄 수 있도록 열심히 힘쓸 것이다. 그리고 항상 아이들만을 생각하며 걸어온 교사로서의 나의 발자취를 기록하며 보람을 느끼는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비전은 내가 교사생활을 계속 했을 때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중간에 교사를 그만 두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교사로서 일하는 동안에는 이 비전을 가지고 열심히 일할 것을 나는 다짐한다. 또 이 비전은 교사로서 지내는 동안 명심하고 있을 것은 물론, 후에 내가 다른 일을 한다해도 이 비전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