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과 이솔지
어렸을 때는 하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았다. 선생님, 외교관, 변호사 등등 모든 직업이 멋있어 보였고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동경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선생님이 되고 싶다’ 는 꿈이 생겼다. 오히려 지금보다 중․고등학생 시절의 나는 의욕이 넘쳐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무엇보다도 즐거운 마음으로 배움에 임했었다. 어찌 보면 국가에서 정해준 교육과정에 따라, 입시위주로 공부했던 것이긴 했지만, 새로운 것들을 배울 때마다 기쁜 마음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배움과 관련된 학교에서 내 인생을 바치고 싶다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자라났던 것 같다. 또한 종종 내게 모르는 것들을 물어보는 친구들에게 어떤 내용을 가르쳐주면서 역설적으로 친구들에게 많은 것을 배워가고 즐거움을 느꼈었다. 그래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이런 기분일까 하는 마음에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지기도 하였다.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어쨌든, 어렸을 때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교대에 들어오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와 보니 내가 그 동안 가지고 있었던 선생님에 대한 꿈은 ‘좋은 선생님이 되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는 막연한 것이었고, 학생들을 중심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나의 개인적인 배움에 대한 즐거움, 열망을 더 우선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학년 때 ‘좋은 교사 아카데미’에 꼬박꼬박 출석하면서 참된 교사는 어떠해야하는가에 대해 현직 선생님들의 귀중한 말씀을 들었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교사가 되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안주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의미있는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벌써 3학년의 반절이 지나갔는데, 그때 다짐했던 결심들이 희미해져가는 것 같다. 참된 교사로서의 마음가짐보다는 임용에 대해 걱정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사가 되면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아주 바쁠 것이다. 때로는 의욕은 넘치지만 부족한 점들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선배 교사와 동료교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끝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열정적인 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각종 연수들도 열심히 받고, 효과적인 수업을 하기 위해 자기계발도 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1~2년 정도 아이들을 가르쳐본 후, 대학에 다닐 때부터 관심이 있었고 틈틈이 준비해왔던 파견 교사에 지원할 것이다. 영어를 좋아하고 영어교육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영어권 국가에 파견 교사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문화 국가의 교육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여러 국가에서 파견 교사 경험을 쌓고 있을 것이다.
10년 후에 나는 해외에서의 파견 교사를 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그간의 배움과 경험을 활용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제법 쌓여서 어느 정도 능숙한 교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이 시기에는 아마 가정을 꾸렸을 것이고 자녀를 기르면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또 달라졌을 것이다. 학생들을 나의 자녀처럼 생각하며 더욱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가르치게 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들어가 상담을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그 동안 연구하고 싶었던 다른 공부들도 병행하고 있을 것이다.
20년 후에는 교직 경력과 노하우가 많이 쌓인 선생님이 되어있을 것이다. 가르치는 일에 노련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로 인해 게을러지지 않기 위해 주의할 것이다. 과거에 선배교사가 신입 교사였던 나를 도와줬듯이, 후배 교사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고 있을 것이다. 가끔은 특강을 하기도 할 것이다. 또한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교수방법 등에 대해 더욱 깊게 연구하고 있을 것이다.
30년 후에는 교육자로 30년 이상을 살아왔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예전부터 해왔지만 이 시기에는 특히 문화센터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더욱 열심히 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