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과 최호규
나는 현재 교대생이다. 하지만 교대생 대부분이 그랬듯이 교대가 나의 목표는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며 선생님이란 직업을 싫어했었다. 학창 시절 내내 학교에 있었으면서 평생 동안 다시 학교에 다니는 직업이 암울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전문학교를 목표로 한 공부가 실패하고, 방황하는 와중에 교대에 들어오게 되었다. 현실적 위치와 정신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대를 다니면서도 방황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와중에 마음을 잡고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불과 몇 달 전 노래방에 갔을 때였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데, 칸막이 안에서 누군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불량한 고등학생이겠거니 생각했던 내 앞에 누가 봐도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나왔다. 이렇게 한참 어릴 때부터 인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아무리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야자를 시키고 열심히 공부시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좋은 교사라는 존재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 후,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나는 어린 아이들과 있으면 그 순수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다 큰 성인들 속에 찌든 내가 그들과 있으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고등학교 때부터 시키지도 않은 봉사활동으로 영아원을 다녔던 것 같다. 이런 아이들이 관심 부족과 잘못된 교육으로 이른 나이에 오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역할이 바로 예비교사인 나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또한 나는 항상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답답함을 느꼈었다. 중, 고등학교 내내 경쟁 속으로 우리를 내몰고, 성적만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체제가 너무 싫었다. 내 눈에는 학교생활도 못하고 항상 무리에서 떨어져 지내는 전교 1등이 다른 아이들보다 떨어졌으면 떨어졌지 더 나은 학생이라고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 체제 속에서 그나마 자유로운 학교가 초등학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느끼지 못한 학교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기회가 그나마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단순히 지식 전달자로서의 교사상을 넘어 내가 맡은 학생들의 전반적인 현재 생활과 미래를 책임진다는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자 한다.
5년 후, 나는 서서히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과 교과목을 잘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알아가는 단계일 것이다. 나는 어린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절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육자로서 책임감을 잘 알기 때문에 나는 마음만 앞서 처음부터 이것저것 시도하는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 선배들과 내 경험을 조심스럽게 쌓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잘 가르칠 수 있고 멋진 교사가 될 수 있는지 연구하는 시간일 것이다.
10년 후, 이 때쯤이면 내가 교사의 역할을 파악하고 큰 틀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신감이 생기고, 아이들의 성향을 조금씩이나마 파악할 수 있는 위치가 되었을 것이다. 때문에 가르치는 즐거움도 한 층 더 높아져 나의 위치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20년이라는 세월을 가르침에 종사했을 땐, 내가 개성이 넘치는 교사로 거듭나있기를 바란다. 많은 경험과 연구를 통해 다른 교사보다 아이들과 원활히 대화하며, 수업하는 내용면에서도 나만의 흥미와 탄탄함이 있기를 희망한다.
30년 후에 내가 바라는 것은 교장이나 장학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교대를 다니는 동안 장학사가 되고 교장이 되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나의 꿈은 그보다 더 어렵고 힘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고 멘토가 될 수 있는 교사가 나의 꿈이다. 신입 교사들이 본받고자 하고, 학생들은 커서 자신의 멘토를 초등학교 담임이셨던 최호규 선생님이라고 말하는 그런 교사가 되고 싶다. 이런 바람이 절대 소박한 것이 아니란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교사생활을 하는 그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차고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