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체육교육과 정원영

미래 교육 2012. 6. 10. 22:10

 

 중, 고등학생 때 나는 다른 나라의 문화와 언어에 관심이 많았고, 컴퓨터 그래픽 등 나름대로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교대에 재학 중이었던 언니의 영향과 안정적인 직업을 원했던 엄마의 적극적인 권유로 교대를 목표 삼아 공부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당시 나한테 있어 꿈은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교대’에 가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어떻게든 교대에 가기위해서 내신을 잘 따야만 했고, 조금은 심할 정도로 학교 성적에 집착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진지하게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사무적인 일을 하며 평생을 살기보다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미래가 훨씬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저 막연하게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서 전주교대에 입학했다.

 

 처음엔 그저 잘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었다. 중고등학생 때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만 공부를 해서인지 아이들에게 지식적인 것을 잘 가르쳐서 성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2학년 교육봉사를 기점으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쉽게 잘 가르쳐주려고 노력했는데, 떠들고, 소리 지르고, 공부하기 싫어하고, 욕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 때는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느 날은 공부는 잠깐 뒤로 미루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가져주었는데 조금씩이지만 변화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교사는 단순히 지식 전달을 하는 역할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 지르고, 욕하는 아이들도 결국엔 관심을 가져달라는 표현이었고, 지식 전달 또한 관심과 사랑 속에서 잘 이루어지는 것임을 그 때 깨달을 수 있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예전의 나처럼 꿈 없이 그저 좋은 대학에 가야만하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라고 여기며, 그 속에서 좌절하고 낙담하고, 남을 사랑하는 것을 배우기보다 밟고 일어서야만 하는 상황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아 너무 안쓰럽다. 이런 물질적인 것들에 내몰리는 상황 속에서 그래도 사랑 많고 꿈 많은 아이들로 자랄 수 있도록 항상 지켜봐주고, 관심가져주고,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5년 후, 교사 3년차에 접어들었다. 수많은 학교 업무와 매일 매일 터지는 크고 작은 일들 때문에 아이들 한 명 한 명 제대로 봐 주지 못했던 것 같아 아이들에게 좀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기로 했다. 요즘엔 아침에 좀 일찍 출근을 해 아이들과 인사하면서 꼭 안아주고 있는데, 어색해하면서도 예쁘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는 아이들의 이름을 많이 불러주려고 노력하고 있고, 한 명 한 명 열심히 관찰하는 중이다. 

 또한 수업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고, 매일 매일 고민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어떻게 가르치면 아이들이 좀 더 재미있어 할까, 좀 더 잘 배울 수 있을까 열심히 고민하지만 이것은 항상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옆 반 선생님들과 함께 일주일에 두 번씩 교수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번 년도에는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 매일 아침 책을 읽게 하고 있고, 재량시간에는 자유롭게 같이 이야기해보기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말하는 것이 서툰 아이들이었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견하다. 

 그리고 몇 년 후에는 해외파견교사로서 중국에 갈 생각을 하고 있다. 혼자 그 곳에서 1년을 살 생각을 하면 조금 두렵기도 하지만, 새로운 장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나 자신도 조금 더 성숙해져서 돌아오고 싶다.

 

 

 10년 후, 교사8년차에 접어들었다. 지금의 나는 교사 생활이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그만큼 초임 때와는 다르게 수업,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열정적으로 뭔가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수업 관련해서 다른 선생님들과 같이 수업 연구를 하는 모임을 만들어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다. 그리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많아졌지만 그만큼 누군가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은 부족해진 거 같아서 경쟁을 시키기보다 아이들의 인성적인 측면의 교육을 좀 더 강화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동심리를 더 공부해보고 싶어서 늦은 감이 있지만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20년 후, 교사 18년차에 접어들었다. 매년 새로운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힘든 일들도 많았지만 항상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평교사가 아닌 다른 쪽으로 빠질 수 있는 기회는 있었지만 매년 새로운 아이들과 북적북적하며 생활하는 것이 좋아 그냥 교사로 남아있기로 결정했다.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여자아이들에게는 머리도 묶어주고, 남자아이들과는 공도 같이 차주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여러 다양한 것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30대 후반인 지금도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사의 길을 선택한 것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지금 나는 누구보다 행복한 일을 하고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30년 후, 교사로서 퇴직을 한 후에도 초등학생, 청소년 교육, 복지 관련한 일에 봉사하고 싶다.

 

 

... 아직도 나는 너무 부족한 점이 많다. 예비 기독교사로서 나중에 내가 가르칠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교사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나 자신을 가꿔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