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육과 정현숙
나의 꿈이자 비전은 좋은 교사이다. 어렸을 때부터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갖길 원했었다. 하지만 그 때 교사가 되겠다는 생각과 지금 교사가 되겠다는 생각에는 약간 차이가 있다. 어렸을 때는 단지 ‘부모님이 원하시니까, 교사는 공무원이라서 안정된 직장이니까’ 라는 생각으로 교사가 되고 싶었다. 또 모든 과목을 다 가르쳐야 하는 초등교사보다는 중등 교사가 더 수월할 것 같아서 중등학교의 국어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커 갈수록 나의 미래에 대해서 좀 더 분명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고 ‘과연 내가 중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중등학교 선생님이 된다면 중, 고등학생들과 부딪혀야 하는데 그럴 자신이 없었다. 내가 그 사춘기 학생들을 진정으로 사랑으로 보듬을 수 없을 것 같았고 평균 신장보다 작은 내가 쑥쑥 커가는 아이들을 잘 다룰 자신도 없었다. 하지만 초등교사는 비교적으로 나이가 어린 아이들을 다루기 때문에 훨씬 더 잘 다루고 잘 보듬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부모님께서 중등교사보다는 초등교사가 여자에겐 좋다는 현실적인 충고를 해주신 것의 영향도 없지 않다. 그렇게 해서 나는 교대에 오게 되었고 교대라는 곳에서 초등교사가 되는 과정을 밟아오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막연하게 아무 이유 없이 되고 싶었던 나의 꿈 교사이지만 점점 나의 마음가짐은 변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교생 실습을 나가서 본 아이들은 아무리 6학년이고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이라고 해도 아이는 아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직은 너무나 어리고 사랑스러운 존재들이었다. 이런 아이들을 앞으로 내가 1000명이나 만날 것을 생각하면 두렵기도 하지만 가슴이 벅차고 설렌다. 내 직업이 교사라는 이유 때문에 학생들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내가 만나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모두 내 인생의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새싹들이 올바르게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가 되는, 그런 교직생활을 해나가야겠다.
5년 후 나의 모습은 교직생활을 한 지 3년차일 것이다. 아직은 초임교사라는 딱지를 완벽히 떼진 못하고 가르치는 것보단 배우는 것이 많을 시기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시기에는 아직 젊고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젊음으로 아이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아이들도 쉽게 다가오는 선생님이 되어있을 것이다. 또한 나의 비전을 위해서 대학원에 진학하여 더 깊은 공부를 할 것이다.
10년 후 나의 모습은 어느덧 나도 한 가정을 꾸렸을 것이고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의 직업이자 소명은 여전히 좋은 교사일 것이다. 이 시기에는 가정에도 충실하고 나의 아이들에게도 충실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한꺼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바쁜 생활을 할 것이다. 이때에는 5년 후의 나의 모습보다는 노련함이 생겨 아이들을 다루는 노하우가 있을 것이며 나의 자식처럼 나의 학생들을 사랑으로 다루는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20년 후 나의 모습은 어느덧 나도 중견교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승진도 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처음에 아이들을 생각했던 그 마음이 변하지 않았나 다시 한 번 점검해 보아야 할 시기이다. 20년이라는 세월은 결코 짧지 않기에 내가 처음 먹었던 그 마음가짐이 변해 점점 지쳐가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나의 비전에 대해서 생각하고 다시 한 번 마음에 아로새겨 전보다 더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30년 후의 나의 모습은 50대의 나의 모습일 것이다. 이 때쯤이면 나는 교감선생님이나 교장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이다. 평교사로서 아이들과 함께 살을 맞대며 지내는 것도 좋지만 나의 더 큰 꿈을 위하여 교감이나 교장으로 승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그렇지만 교감이나 교장이 되었어도 아이들이 마냥 어려워하고 피하는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평교사였을 때보다 더 아이들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그런 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들의 복지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교감 혹은 교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