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사회교육과 최주혜

미래 교육 2012. 12. 21. 14:35

대부분의 교대 학생이 그렇듯 나도 나만의 뚜렷한 신념과 목적을 가지고 교사가 되려한 것은 아니다. 내 꿈은 원래 경찰이었다. 갈수록 늘어나는 성폭력과 그에 따른 솜방망이 처벌, 피해자의 지워지지 않는 상처까지 아우르는 그런 경찰이 되고 싶었다. 부모님의 뜻도 있었지만, 모든 걸 교육의 힘으로 바꿀 수 있을 거란 막연한 생각으로 교대에 들어왔다. 어쩌면 경찰이 되지 못한 핑계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어느새 대선 후보들의 교육정책을 가장 먼저 보게 되었다. 그렇게 벌써 2년이 흘렀고, 길게만 느껴졌던 4년이 이제 반밖에 남지 않았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서 교단에 서야할 지 벌써부터 고민이 된다.
마음속에 품은 세 가지에 중점을 둬 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꿋꿋함이다. 기계가 발달하는 만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가 어려워진다. 종종 내가 낯설고 민망할 때가 있다. 그래서 기계를 이용해서라도 자신들을 드러내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날짜를 정해서 자신이 인상 깊게 봤던 동영상이나 책 구절 등과 그 이유를 발표하는 날을 만들 것이다. 자신들을 드러내기 좋아할 때부터 이런 습관을 들인다면,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기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좌우명인 “꿋꿋하게 살자”가 들어간 내용인데, 귀머거리처럼 자신의 주장만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남의 비난에 쉽게 상처받지 않으며 포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갖는 것이다. 또한 내가 꿋꿋하려면 남 앞에서 당당해야 하므로, 부끄러운 일을 스스로 하지 않게 된다. 뻔뻔함과 꿋꿋함의 차이를 알고, 그걸 알려주고 싶다.
두 번째는 감사함이다. 감사하는 삶은 늘 중시되지만 실천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배울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내 옆에 누군가 있음에 감사하고, 편히 학교를 다닐 수 있음에 감사하고 급식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는 등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게 하여 불평과 짜증 등을 줄이고 싶다. 물론 그에 앞서서 내가 먼저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지만 말이다. 나의 존재 자체에 감사하는데, 어떻게 나쁜 말과 나쁜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을 꼭 누군가에게 감사의 편지를 쓸 것이다. 마치 일기처럼 습관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한 달에 한 번씩 마니또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마지막으로는 노력이다.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자신이 잘 하는 것은 더 잘 하도록, 잘하는 일에 관심과 칭찬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국가수준성취도 평가에 연연하지 않도록 나를 꼭 잡겠다. 즉, 공부에만 너무 아이들을 몰아세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못하는 것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데,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라 이만큼 노력하고 있다는 것에 충분한 보상을 해 주고 싶다.
먼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선배들이 선생님이 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멀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종종 든다. 울면서 공부하는 일이 없도록, 학교 다니는 일이 행복하도록 만들어 주고 싶다. 이 마음을 꼭 간직하며 교사생활을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