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육과 이은지
교대에 입학할 때 가진 이상적인 교사상에 구체적인 것들을 덧붙이면서 선생님으로써 이럴 땐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설정해보려면 많은 경험들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어떤 선생님으로 살고 싶은지에 관한 그림도 아이들을 겪어보면서 조금씩 구체적으로 그려가게 되는 것 같다. 요즘 멘토링을 하는 두 시간 가량의 시간동안 내 기분은 시종 오르락내리락 하기를 반복한다. 아이들이 잘 따르고 열심히 할 때는 의욕이 오르다가도, 말썽을 피우고 통제하기 어려울 때면 ‘일관된 자세로 아이들을 대하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도 금세 지쳐서 시작할 때의 의욕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 또 과제나 시험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재밌고 쉽게 가르치고 싶다’는 초심을 잃고 있는 것 같다. 두 세 명의 아이들을 짧은 시간 마주할 때에도 이런데, 나중에 한 반의 여러 아이들을 이끌어가는 일은 얼마나 어려울 지 걱정이 되면서, 난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까라는 고민을 요즘 들어 자주 하게 되었다.
사실 지난 2년 동안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지에 관한 것은 나에게 뜬구름 같은 이야기였다. 막연히 훌륭한 선생님, 친구 같은 선생님 등의 수식 어구들을 붙여보기도 하였으나 내가 어떤 선생님으로 살고 싶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은 없었다. 성적에 맞춰 교대에 들어온 사람들도 많지만 오히려 나는 그 반대였다. 재수를 하기 싫어 차선책으로 택한 과에서 조금 늦게 진로를 바꾸어 들어오게 된 곳이 교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초기에는 입학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감에 부풀었고, 앞으로 잘 해야겠다는 막연한 다짐으로 벅차올랐던 것 같다. 그러다가 현장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통한 간접적인 경험, 혹은 수업과 실습을 비롯해 멘토링, 교육봉사 등 아이들을 직접 대면하게 된 여러 기회들을 통해서 선생님의 자리가 생각보다 더 어렵고 힘든 자리임을 알게 되었고, 내가 가졌던 막연한 다짐들이 얼마나 이상적인 것이었는지를 깨달았다.
나의 경험을 비롯해 실제 학교의 일상과 그 안에서 교사가 겪는 고민들을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어떤 선생님으로 살고 싶은지’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 이상으로 그것을 일관되게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는 결국 ‘끊임없이 노력하는 교사’라는 나의 교사 비전을 갖게 했다. 나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끊임없는 노력은 교사가 ‘배움’의 자세를 갖는 데서부터 나온다. ‘배움’이란 학생에게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사 또한 ‘학생’과 ‘수업’을 위한 배움의 자세를 필요로 한다. 예비교사로서 교대에서 배우고 있는 여러 교과 지식 및 수업방법과 더불어 멘토링이나 실습을 통한 아이들과의 만남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배움’이라고 한다면, 교사가 되어서도 이러한 ‘배움’은 계속되어야 한다.
요즘은 아이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상담 교육이나 감정코칭 등의 다양한 주제의 연수, 또는 수업을 연구하고 반성, 개발하는 시간과 장학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어 있다. 교사가 배우려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기회들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학생과 교육행위로부터 존재 의미를 갖는 교사는 항상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배우는 교사’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할지는 앞으로 선생님이 되어서도 계속 생각해야 하는 문제일 것이다. 교사가 되어서도 지금 가진 비전을 가지고 적어도 내가 선생님으로 있는 시간 동안 ‘배움’의 자세로 꾸준히 노력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