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실과교육과 노새순

미래 교육 2014. 5. 31. 23:16

어떻게,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언젠가부터 장래희망을 조사하는 칸에는 항상 교사, 선생님을 적어 넣었던 것 같다. 한 때는 아나운서, 한의사, 뮤지컬 배우 등 꿈이 10개라도 모자란 시절이 있었지만 항상 마음 속 일 순위는 선생님이었다. 그래서 내 미래를 설계하는 데 교사라는 직업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 되었다. ‘교사’라는 직업이 너무 당연하게 나의 직업이 되면서 교대에 입학한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바라던 교대에 입학했고,
대학생이 되었는데 막상 대학에 와서 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대학생활이라는 게 시시해서 회의감도 많이 가졌었다. 한참 학교에 다니는 것이 힘들어졌던 이유는 아마 내가 너무 모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일 것이다. 3월이 지나고 실습을 나가면서, 나에게 교대는 너무도 당연하게 다녀야 하는 학교였는데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교사라는 직업은 나에게 당연한 것이 되어도, ‘좋은 교사’는 당연한 일이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 부터 두렵기 시작했다. ‘내가 과연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처음부터 잘못된 기대, 헛된 이상을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수도 없이 들었다. 아직까지 저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고민하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교대에 온 것이 시시하지도 후회되지도 않는다.
많은 교대생들이 아이들이 행복한 교실의 선생님, 친구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한다. 나도 물론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교실은 ‘내일이 기대되는’ 교실이다. 선생님에게나 학생에게나 내일이 기다려지는 교실은 행복한 교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풍 전날 밤잠을 설치고 기다리는 것처럼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어하고 교사도 내일은 어떤 일이 생길까 기대되는 교실. 그런 교실만큼 설레고 재미있는 교실이 또 있을까. 작년 실습 때 담임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하나 있다. 공무원, 매일 똑같은 학교에 똑같은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가끔 지루하지 않냐는 질문에 매일 똑같은 아이들 같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실은 매일이 다르다고, 아이들은 매일 새롭다고, 그래서 내일이 기대된다고 하신 말씀이 아직까지 강렬하게 남아있다.
아이들은 매일이 새롭다.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내일을 맞이하기 위한 고민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아마 교단에 서고 난 후 내 고민은 더욱 깊이를 더해 갈 것이다. 내 말 한마디가 자라나는 그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나에게는 연습이 될 수 있어도 아이들에게는 연습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나는 두렵다. 결국에는 현실에 순응하고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교사가 될까 두렵다. 그렇지만 이런 두려움들이 나를 고민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 모든 고민들과 질문들이 좀 더 나은 교사,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교대에서의 생활도 벌써 반이 훌쩍 지나 3학년 2학기를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내가 꿈꿔왔던 것, 고민했던것들이 모여 훗날 결실을 맺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