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과교육과 전다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재수를 마쳤을 때에도 사실 나는 초등학교 교사가 되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국어교사는 되고 싶었지만 초등교사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다. 그러다가 수능점수가 끝나고 담당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선생님의 초등교사가 어떻겠냐는 말에, 어차피 국어교사나 초등교사나 선생님은 마찬가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별다른 생각없이 교대를 지원해 이곳에 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1학년 실습 전까지만 해도 그냥 대학에 왔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재밌어 별생각도, 별고민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교생실습은 나에게 이 진로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 실습 하루 전날만 하더라도 내가 교생으로 학교를 간다는 것에 들떠 즐겁게 보냈는데 막상 가보니 내가 생각한 모습과 다른 모습에 나를 당황하게 하였다. 순수하고 살가운 아이들이 아닌 아이들과 선생님이 분리된 모습이 적잖이 충격이었다. 지금이라고 생각하면 ‘고학년이니까’라고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았겠지만 그 당시 나에겐 그런 아이들이 낯설어 많이 친해져보지도 못한 채 교생실습이 끝이 났다. 끝난 후 나는 내가 정말 초등교사로서 잘 해나갈 수 있을까 많은 걱정을 하였다. 그러다보니 실제 교실현장에서 쓸 수 있는 유용한 것을 배우고 싶은데 1학년 때의 과목들은 그런 것보다 전반적인 이론에 대해 배우는 것이 많다보니 더욱더 자신감이 없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학교를 이렇게 바로 그만둘 자신도 없어 어영부영 1학년을 마치게 되었다.
그렇게 교사에 대한 확신없이 시간만 보내오던 중 2학년 여름방학에 나는 교육봉사를 가게 되었다. 졸업필수라고 하여 의무적으로 신청해 간 것이다. 지난 1학년 교생실습이후 처음으로 아이들과 마주하게 된 것이라 나는 다시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그 곳의 아이들은 왠지 편안한 기분이 들어 잘 대할 수 있었다. 1년 사이 내가 달라진 것인지 그 곳 아이들이 착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간을 통해 나는 처음으로 교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아이들의 밝은 얼굴이 좋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르치며 놀고 싶었다. 가르치기보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 자체를 좋아하게 된 것이지만 그 전의 걱정이 없어진 것만으로도 매우 행복했다.
그 후 2학년 교생실습, 겨울방학 멘토링을 거치며 나는 교사에 대한 생각을 하나하나 채워나가게 되었다. 막연히 아이들과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에서 아이들에게 좋은 수업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며 꿈이 간절해진 느낌이 들었다. 꿈이 확실해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 만큼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준비하지 못해 지금은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비전이 확실하다면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글 중 자신이 키워왔던 꿈을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상처 주는 말 한마디로 접게 되어 어른이 된 지금도 원망한다는 글이 있었다. 그 글을 보고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 충격이 나의 교사에 대한 비전을 세우게 만들었다. 그것은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교사이다. 요즘 아이들은 꿈을 가지지 못한 아이가 많다. 그리고 꿈이 있더라도 그것은 아이 자신의 꿈이 아닌 부모님이 정해준 꿈을 자신의 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난 그런 아이들에게 꿈을 키워주고 싶다. 정해진 교과에서 틀에 박힌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교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교사의 진정한 일은 그런 것이 아니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의 중요한 시기를 맡는 사람으로서 이 때 교사의 말 한마디는 앞으로 아이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일 년에 30개의 꿈을 만들 수 있는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멋진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열심히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