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육과 이수빈
초등학교를 다닐 적에 선생님들은 뭔가 특별해 보였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선생님들에게 뭔가를 느꼈던 것인지 아니면 학교생활 자체에서 무엇인가를 느꼈는지 항상 희망 직업란에는 교사 혹은 선생님이라고 적었었다. 고등학교에서는 더 많은 꿈을 꾸기도 했고 점점 학년이 올라갈수록 고민에 빠졌었다. 물론 장래희망에는 항상 교사를 말했지만 주변에서 좋다며 말하는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의문도 생겼다. 그래서 교대에 입학하게 되었을 때에는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혼란스럽기도 했다.
1학년으로 입학했을 당시에는 특히 고민이 많았다. 아이들과 마주하는 것도 좋았고 교실 속 수업 상황도 즐거웠지만 그것만으로 내가 아이들을 위한 무엇인가가 될 수 있는가도 몰랐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어떻게든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도 했었다. 그리고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만났던 선생님들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에도 남아있는 선생님들의 모습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들어주시던 장면 속에 남아있다. 심지어 항상 기억 속에 남는 선생님이 있냐고 묻거나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내 마음 속에서 등장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신다. 그 분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느껴왔던 평범하고 일상적이지만 그렇기에 더 편했고 너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자세를 보여주셨다. 별거 아닌 사소한 행동이지만 그 모습 때문에 기쁘고 더 이야기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막연하기만 했던 나의 비전도 내가 초등학생이던 때 먼저 다가가고 싶어 하고 편안함을 느꼈던 선생님이 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다. 수업진행이 훌륭하고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멋있게 말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좋지만 우선적으로 가족 같고 서로 먼저 말을 걸고 싶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 그래서 아이들이 가진 마음속의 이야기를 많이 잘 듣고 대화를 하는 모습, 딱딱하고 어색한 사이가 아니라 서로 존중하면서 웃을 수 있는 모습이 나와 아이들 사이에서 보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나와 한 아이, 나와 또 다른 아이와 같이 아이들 사이에서고 긍정적으로 확산되어 따뜻한 분위기의 교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대화를 많이 하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이야기를 듣는다는 행위 자체는 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귀찮게 느껴지고 피곤하다고만 생각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전해주는 순수한 이야기에도 점점 겉보기로만 듣는 척할 수도 있다. 혹은 이 결심이 아이들 앞에 서자마자 사라지고 그냥 일만 하는 선생님으로 남을 수도 있다. 혹은 아이들이 너무 다가서는 모습에 뒷걸음을 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선생님과 아이들 사이의 소통이 끊어진다는 것 자체가 큰일이지만 만약 이런 벽에 부딪치고 만다면 다시금 예전에 지나갔던 선생님들을 떠올릴 것이다. 어떤 느낌을 어떤 행동을 통해 받았고 어떤 상황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생각으로 지니고 다녀야겠다. 그 기억들은 나에게 도움이 되어왔고 외롭거나 슬픔을 나누어주었다. 내가 선생님을 통해서 얻은 것을 아이들에게 다시 전해서 남다른 지식이나 특별한 기술은 아니더라도 되돌아보면 좋은 기억이고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