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원래 초등교사가 꿈은 아니었다. 기자나 중고등학교 사회 교사가 되고 싶었다. 어떻게 하다보니 이렇게 교대에 들어와 초등 교사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 1, 2학년때까지는 내가 선택했든 안했든 주위에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고 방학 중에 휴가기간이 많다는 참 단편적인 사실만 가지고 이 길을 잘 선택했다 싶었다. 그런데 실습을 나가보고 현장에 계시는 다양한 주위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교사라는 직업이 결코 그런 단편적인 사실들에 기대어 먹고 살아갈 만한 직업이 아니라는 걸 알게됐다. 교사가 되면 중간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35년은 해야한다. 남들의 시선, 방학 기간 이런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정말 적성에 맞느냐, 할 수 있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요즘 교직에 대해 참 다양한 고민과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러한 때늦은 고민이 결코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직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보게되고 좀 더 많은 책을 읽으며 교직에 대한 비전을 세워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책을 읽거나 교직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몇몇의 사람들을 앞으로 내가 초등교사를 해 나가는 데 있어 참고하고 본받을 롤모델로 삼게 되었다. 이지성 선생님도 그 분들 중에 한 명이다.
이지성 선생님. 이분은 어떤 학습법 책에서 알게 된 분인데 다름 아닌 우리 학교 선배님이시다. 지금은 젊으신데도 불구하고 현역 교사에서 은퇴하시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분은 분당의 모 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으셨는데, 아이들 간에 실력차이가 너무 커서 고심을 하던 중 노력 끝에 아이들의 즐거운 학교 생활과 실력 향상을 일궈냈다. 그건 다름 아닌 아이들의 자존감을 살려주는 교육에서 시작하였다. 아이들이 공부를 하든 책을 읽든 어떤 것을 하기 전에 자존감을 살려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이들이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게 하였다. 그리고 더불어 아이들이 공부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수업 시간은 항상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를 형성하였다. 때로는 수학 시간 40분 동안 30분 동안 전혀 진도를 나가지 않고 만화책을 읽게 하였다. 그리고 10분간만 진도를 나갔다. 오히려 실력이 떨어졌을 법도 한데 이지성 선생님의 이러한 작전은 대성공, 기말고사 평균 점수가 중간 고사 평균 점수보다 무려 30점이나 높게 나왔다.
이지성 선생님의 교육철학은 한마디로 아이 중심이다. 공부는 결국은 아이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가 바로 서야하며 아이가 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떤 물건을 만드는 데 있어 기교를 부리는 것조차 자기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할 수가 없다. 아이가 문제를 읽고 답을 결정하는 것 역시 자기 확신이 있을 때 비로소 힘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분위기 또한 아이 중심적으로 맞추어줘야 한다. 우리네 모든 것이 즐거울 때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처럼 아이들의 성적 향상 역시 아이들이 즐거워 할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외에도 나에게 교직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어주신 분들은 많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내가 걷게 될 교직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선언하기는 버거운 일 아닐까 한다. 아직 내가 해보고 생각해 보고 꿈꿔봐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비전 선언문은 솔직한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지금 세운 비전 선언문은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담지 못했지만 교대 생활을 마감하기 전까지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구체적인 비전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