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어른들이 “너는 꿈이 무엇이니?”라고 물으면 머뭇거리는 보통 아이들과 달리, 나는 망설임 없이 “초등학교 교사요” 라고 답했던 기억이 난다. 자신있게 말하는 나의 모습에 어른들은 좋은 직업이라며 칭찬해주셨다. 이러한 나의 대답이 중, 고등학교에 가서도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고, 결국엔 교육대학교에 진학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나는 꿈을 이뤘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까지는.
그런데 이제까지 내가 말한 꿈은, 꿈이 아니라 ‘직업’ 이었다는 것을 대학교에 들어와서 알게 되었다. 또한, 나의 대답에 한 번도 다른 말을 해준 어른이 없었던 것임을 보아, 꿈을 묻는 어른들조차도 결국엔 직업을 묻는 것에 지나지 않았던 것 역시 알게 되었다. 언제부터 ‘꿈’이 곧 ‘직업’을 의미하게 되어버렸을까? 아마도 각박한 현실에 비해 ‘꿈’은 공상적이고 이상적이라, 사치스러운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꿈꾸는 것 대신 현실에 맞는 직업만을 생각하게 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꿈’이 있기에 동물과 달리 보다 더 나은 것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또한, ‘꿈’이라는 씨앗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인생이 의미가 있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의 꿈에 대하여 고민해보아야 한다. 대학교에 들어오기 전까지 꿈에 대해 제대로 고민해본 적이 없었던 것은 아쉽다. 그러나 지금 나는 교육대학교 학생이고, 이 과정을 잘 이수해 좋은 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었으므로, 이제부터는 막연한 꿈이 아닌 ‘교사로서의 꿈’을 생각해볼 것이다.
우선, 학생들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변화하게 이끌어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솔직히 교사를 꿈꾸던 고등학교 때까지는, 교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교과서를 잘 가르치는 것, 즉 지식을 잘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그 역할도 중요하나 그것은 학원 선생님도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즉, 교사의 본질적인 역할은 아니라는 점이다. 교사의 중요한 역할은 학생들의 사회화를 돕고, 삶을 변화하게 도와주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학교의 존재이유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잘 가르치는 교사 보다는, 학생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나처럼 꿈은 직업이라고 오해하는 학생이 없도록, 현실에 짓눌려 더 먼 미래를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학생들의 옆에서 조력자로서 돕고 싶다.
그 다음으로는 학교에서의 교사로서 나의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현장이 개선에 도움이 되는 교사가 되고 싶다. 현재 우리학교 현실은 녹록치 못하다. 교권이 추락하여 이상 교사라는 직업 자체로는 존중받지 못하고, 지나친 사교육으로 인해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교제도, 교육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비정상적으로 입시에만 매달리는 현재 모습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교육을 변화시킬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솔직히 꿈꾸는 나로서도 어찌 해야 하는 것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교사들이 이러한 꿈을 꾸고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학교 현실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한 작은 실천으로는 우선, 학교에서의 부조리한 제도, 부조리한 일을 참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교사라는 직업에 안주하여 나태해지지 않도록 교사로서의 나를 가꾸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위의 두 가지가 잘 이루어진다면 결국에는 가르침 받는 학생과, 가르치는 교사인 내가 모두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다. ‘행복’, 이것은 쉽게 들릴 수도 있지만, 실현시키기엔 정말 어려운 말이다. 위의 꿈들을 어떻게 이뤄나갈지는 남은 교대생활 동안 열심히 더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