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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교육과 주현지

미래 교육 2014. 5. 31. 20:46

내가 교대를 오기로 결정한 것은 10년 후 나의 모습을 가만히 상상해본다면, 내가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함께할 때 가장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실습에서 이러한 전제에 의문을 갖게 되었다. 1학년 때는 마냥 아이들이 예쁘고 귀여워서 가슴 벅찬 실습을 다녀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좀더 ‘선생님’을 직업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전에는 내가 생각하던 선생님이라는 존재는 ‘직업’보다 ‘사명’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상상속에서 나와 현실을 마주하게 되니 나도 역시 교실을 1년동안 별 탈 없이 잘 지내야 할 일터로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는 그저 안정적인 직업으로 선생님을 선택해서 그 치열한 스펙싸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좀 더 가치 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나의 진로에 대해서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러나 교육과정 수업시간에 보게 된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란 영화를 보고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얼마나 가치 있고, 빛나는 일인지 다시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내가 들었던 의문은 단지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 길이 정해져있는 교대생의 특성 때문에 게으르고, 나태한 마음에서 나온 생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주변 일반 대학 친구들은 자격증 시험 준비에 자기계발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내 생활은 내가 상상했던 대학생활과도 사뭇 다르다. 책도 많이 읽고 많은 것을 배워서 많은 경험을 해보리라 다짐했던 내 대학생활은 그저 시험기간이 되면 벼락치기로 급한 불 끄기에 바쁠 뿐이다. 그런데 사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그렇게 안정적이기만하고 자기계발이 필요없는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3학년이 되어서 많이 느꼈다. 한 반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갖춰야할 자질과 확고한 가치관과 신념아래 아이들을 한결같은 모습으로 대해야 한다. 또한 이번에 교과서를 분석하는 것을 배우면서도 그저 가르쳐야 할 차시만 분석하는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그 차시와 관련된 계열의 다른 차시와 함께 분석하는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교육과정 성취기준까지도 고려하면서 아이들에 맞게 잘 가르칠 수 있게 재구성하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교탁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직업이 얼마나 쉽지 않은 직업인지 많이 깨닫게 되었다.
특히 이번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도 교사의 책임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만약 내가 그 세월호에 아이들과 함께 있었다면 난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나도 그저 아무런 지식도 없기 때문에 방송에서 나오는 대로 똑같이 아이들을 지켰을 것 같다. 그런데 자신의 판단대로 자신의 반 아이들을 대피시킨 선생님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교사는 그런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지식이나 판단력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정말 애도하지만, 교사는 아이들을 책임지기 위해서 더 많은 자질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런 생각을 거쳐서 결국 선생님은 내가 해낼 수 있는 것 중에 그저 안전한 직업이 아니라 가장 치열하고 가치 있는 일을 해내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명의 교사가 수많은 학생들을 길러내는 기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 그것이 지금은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난 학생들을 위해 좀 더 치열해지고 싶다. 그런 선생님이 되어있다면 10년 뒤에 나는 학생들과 함께할 때 정말 행복한 사람일 것이라는 확신이 다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