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때까지만 해도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잘 가르치는 교사’가 되겠다고 답하였다. 그러나 과외를 하면서 교사 혼자서 ‘잘’ 가르친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임을 깨달았다. 내가 과외 하는 한 아이는 한 쪽 뇌를 거의 쓰지 않아 수학적 사고를 하는데 어려워했다.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아이가 따라오지 못하니 나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왔고 회의감에 빠지게 되었다.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왜 문제를 못 풀지?’라는 생각으로 처음에는 학생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을 학생의 탓으로 돌렸다. 이러한 의미 없는 수업이 계속 되었고, 결국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 원인은 수업을 지도하는 나 자신에게 있었다. 나는 내가 가르치는 대로 학생이 바로바로 따라올 것이라는 오류를 가지고 있었고 학생의 이해여부에 상관없이 수업을 진행하기에 바쁜 일방적인 수업자이였다. 그제야 학생들에게는 잘난 지도자가 아니라, 자신과 더불어 동행하는 선생님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성장하는 것을 기쁨으로 삼고, 학생들의 부족한 점을 서서히 채워주는 교사. 학생 개개인을 인격적 존재로 바라보고 소통하는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러한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을 알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애기애타’라는 말이 있다. 진심으로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비로소 남을 사랑하고 이롭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교사 자신이 자신을 사랑하고 성찰할 수 있어야, 학생들을 진정한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고 학생들이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도록 하는 것이 나의 커다란 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