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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교육과 복세담

미래 교육 2018. 6. 2. 17:09

나는 아이들과 ‘소통’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교사로서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보면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단순한 수업내용이 아니라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했던 다양한 활동들이다. 동요대회에 나가기 위해 학급 단체로 연습했던 것, 담임선생님 주도 하에 교내의 식물을 관찰하고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었던 것, 학예회를 준비하느라 방과 후에 모여 연습했던 것들 말이다. 그런 활동들을 하면서 받았던 선생님의 칭찬과 말 한마디가 나에게 얼마나 크게 다가왔는지 모른다. 당시에 선생님의 칭찬을 하나라도 더 듣기 위해서,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서 엄청 열심히 노력했었다. 심지어 장래희망도 선생님의 말씀으로 인해 바뀌었었다. 그 정도로 교사의 영향력은 아이들에게 있어서 생각보다 엄청난 힘을 지닌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재능을 먼저 알아봐주고 이를 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준 선생님께 정말 감사하다. 수많은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학생에 대한 관심과 진심어린 애정이 없었다면 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교사가 먼저 학생을 진심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항상 귀 기울이면 학생도 그만큼 마음을 열게 되고 서로에게 신뢰가 쌓이게 된다. 이것이 자연스럽게 쌍방향 소통을 이끌어내고 일상생활에 있어서 그리고 학교생활에서 아이와 교사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업 진행을 잘하고, 평가방식이 적절하고, 차별 없이 학생을 대하는 선생님도 물론 좋은 선생님이다. 그러나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선생님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실습을 나갔을 때의 이야기인데, 2학년짜리 남자 아이 한명과 여자아이 한 명이 다툼이 있었다. 그 남자 아이는 평소에도 산만하고 친구들에게 공격적이어서 선생님에게 지적을 많이 받는, 일명 선생님의 관심 대상인 아이였다. 그런데 방과 후에 선생님과 상담을 할 때에는 생각보다 묻는 말에 대답도 잘 하고 빠르게 순응도 할 줄 아는 아주 온순한 아이였다. 이후에 선생님께 여쭤 보니, 학기 초에는 정말 말이 안 통했다고 한다. 그런데 선생님이 지속적으로 아이를 믿어주고 끝까지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반복하면서 점점 신뢰 관계가 형성되었고 소통이 가능해지더라고 말씀해주셨다.

교사가 처음부터 ‘어떤 아이도 이유 없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염두에 두고 있으면 문제가 있는 아이에 대해 당연히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아이도 선생님에게 쉽게 말문을 열지 않을 순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위의 경우처럼 평소에 꾸준히 ‘상호작용’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믿게 되면 아이는 굳이 강요하지 않아도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하게 될 것이다. 이 때 아이들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사소한 부분에서도 아이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만큼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 쉽고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이렇듯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에게 애정 어린 말 한마디를 건네준다면 어쩌면 훗날 그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 방향이 어디로 가게끔 하느냐도 교사에게 주어진 큰 숙제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