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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과교육과 정시우

미래 교육 2018. 6. 4. 22:35

훈련소에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계급장도 받지 못한 훈련병이 처음 생활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조교의 눈을 피해 이 사람 저 사람 흘끗 거리는 일 정도일 것이다. 정시우 스물두살의 겨울, 114번 훈련병이었던 내 옆에는 113번 번호표를 받은 스물일곱살의 형이 있었다. 그 사람의 직업은 교사였다. 교직을 1년 하다가 왔다던가 어쨌던가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다가 나온 '나도 교사 할 수 있을까요' 라는 말이 나의 지난 4년을 있게 했다.

어느새 그 형과 같은 나이가 됐고, 3학년이 되어 교사 비전을 제시할 순간이 되니 어떤 말을 해야할지 막막하다. 그야 잘 가르치는 교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수업이든 인성이든 아이들에게 잘 가르치는 사람이 좋은 교사인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잘 가르치기 위해서 많이 공부해야 할 것이고, 더 잘 가르치기 위해서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 굳이 말을 정리하면 공부하는 교사가 내가 제시할 수 있는 비전인 것 같다.

교사에 대한 인식이 안좋아진 이유 중 하나가 자기 발전이 없는 교사들이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수업에 똑같은 사고에 갇혀서 어느 순간 죽은 수업이 반복되어 수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다. 방학에 어떻게든 해외여행 가는데 정신이 팔리기 보다는 더 나은 교육을 위한 공부에 매진하는게 교사의 소임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