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에 대해 느낀점은 스스로가 아직까지 어떤 일을 해야할 지를 잘 몰라 하는 것 같다는 점입니다. 처음 이 학교에 15학번으로 입학하며 학번 대표일까지 수행하고 나름 학교 생활을 잘 했다고 생각했지만, 무엇인지 모를 공허함 때문에 일찍히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군생활을 하면서도 남들은 자는 시간 때를 이용하여 틈틈히 공부를 했고 실제로 수능도 보며 제가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 곳을 다시 선택하여 돌아오게 되었고 지금까지 그 공허함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공허함에 대해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 손꼽으라고 하면 아마도 '제 자신'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남들과의 구별됨을 갖고싶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 그 방법으로 생각해보았던 것이 통번역 대학원, 로스쿨 등 대학원에서 다른 전공을 공부해보고 초등학교 현장에 가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제 공허함을 순간적으로 달래주기 위해서만 세운 목적이었지 이를 위해 준비해야 할 과정들을 살펴보니 다시 원래 공허함이 있던 자리로 돌아오는 악순환의 반복이 되었습니다,
대학교 3학년의 절반을 지나가며, 아직까지 저는 그 공허함을 해결할 방법에 대해서 찾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공허함 또한 제 일부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이 이전과의 차이가 되었습니다. 이전의 저에게 공허함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채워야 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를 만족시키지 못함에 대해 항상 불안으로 생각하였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무기력함까지도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일부분으로써 공허함을 긍정적으로 느끼게 된 후, 공허함을 채워야 한다는 욕구 덕분에 오히려 저는 더 많은 것들을 배우는 데 흥미를 갖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아직까지는 어떤 것을 배울지 정하진 못했지만 향후 기회가 된다면 학부에서의 전공을 넘어 특정 분야를 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도 갖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대부분의 과목을 담임교사 개인이 가르치기 때문에 교사의 역량이 특히 중요하게 요구됩니다. 비록 학생들은 교실에서 정재철이라는 한 개인을 만나는 것이지만, 한 개인 이상으로 제가 교단에 서기까지 살아오며 배우고 노력했던 것들을 전할 수 있는 교사가 되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