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에 처음 입학했을 때는 솔직히 교사가 될 날이 멀어 보였다. 근데 교대 생활 3년차에 접어드니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내가 원하던 교사가 될 수 있을까’,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나는 아직도 내가 고3시절 썼던 자소서에 썼던 문구가 생각난다. 그 때 나는 아이들의 ‘색’을 찾아주는 교사가 되겠다고 했다. 아이들 한명 한명의 잠재력을 찾아주는 교사가 되고 싶었다. 이런 교사관을 가지게 된 데는 초등학교 6학년 선생님의 영향이 제일 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나는 수업시간에 소극적인 학생이었다. 이전 학년 수업에서는 적극적이고 발표 잘하는 아이들이 눈에 띄기 마련이고, 그런 학생들 중심으로 수업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선생님은 나를 포함한 모든 학생들에게 각자의 성향에 맞는 수업에 참여할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셨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선생님의 교육관이 학생 한명 한명에게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학생들의 변화의 시작점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에, 나는 교단에 서기 전에 내 교사관과 교육관을 올바르게 정립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경험하고 만들어나갈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1년 반 동안 과외를 하고 있는 학생 ㅇㅇ이는 나에게 교사로서 끝없는 고민을 하게 해준다. 그래서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나는 ㅇㅇ이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데, 학생은 생각이 없어 보이는 것 같을 때 혼자 조바심이 나고 답답한 마음이 들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내가 교사를 꿈꿨던 시절 다짐했던 것을 떠올리는 거 같다. 아이들을 존중해주는 교사가 되겠다던, 그리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교사가 되겠다던 다짐을 떠올려본다. 그래서 지금은 공부에는 아직 흥미가 없는 것 같아 보여도, 미술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ㅇㅇ이를 존중해주고, ㅇㅇ이를 기다려주고 있다. 학생을 이끌어주기도 하지만, 학생의 발걸음을 맞춰 걸을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는 것을 수업 전에 항상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아이들 모두에게 이렇게 진심을 다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어떤 교사가 좋은 교사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모르겠지만, 권위를 버리고 아이들의 입장에 서볼 수 있는, 상호 존중하는 교실 속의 선생님이 되고 싶은 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