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 교대 면접을 준비하면서, 교대에 들어온 이후에도 많이 들어온 질문이다. 나는 이런 질문에 항상 비슷한 답을 하곤 했었다. 모든 학생을 평등하게 대하는 교사. 특별한 사건을 계기로 한 것은 아니다. 초·중·고등학교 때 학급 친구들이 가장 싫어하는 교사가 차별하는 교사였기 때문에 그런 일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렇다면 가장 싫어하는 교사는 되지 말자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었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 우연히 본 댓글 하나로 여태껏 꾸준히 주장했던 이상적 교사상이 변하게 되었다.
“여러분, 반드시 기억하세요. 선생님이나 학교에 학교 폭력을 당한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됩니다.” 학교 폭력에 대해 다룬 웹툰에서 가장 공감을 많이 받은 댓글이었다. 학교 폭력 사실을 알려봤자 학교는 그 사실을 덮으려 애쓸 뿐, 가해 학생에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도, 피해 학생을 보복으로부터 보호해주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가 앞장서 학교 폭력 사건을 덮다 오히려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보니 그런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나에게 충격을 준 것은 대다수의 학생이(10대 독자층을 겨냥한 웹툰이기 때문에) 그 사실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1년이라는 시간을 같이 보내는 교사가 만나보지도 못한 기자보다도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다. 그 댓글을 본 이후로 나의 비전은 바뀌었다.
나는 신뢰를 주는 교사가 될 것이다. 학생에게는 선생님이라면 반드시 이 힘든 상황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주는 교사가 될 것이다. 교우 관계든, 학업 문제이든, 그 외의 문제이든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을 똑같이 나누고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사가 될 것이다. 학부모에게는 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존재라는 믿음을 주는 교사가 될 것이다. 어떤 문제라도 선생님이 그렇게 하셨다면 합당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굳건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교사가 될 것이다. 동료 교사에게는 어떤 역할을 맡겼을 때 저 선생님이라면 제대로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교사가 될 것이다. 그러한 믿음을 주기 위하여, 학생의 입장에서 고민에 공감하고 어른의 입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을 강구할 것이다. 모든 학생을 부모의 입장에서 보호하고 교육할 것이며, 맡은 바 업무를 최선을 다해 성실히, 제대로 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