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때였다. 무슨 시간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교수님이 이런 질문을 했다. "너희들 중에 점수 맞춰서 온 사람들이 얼마나 되지?" 그 때 거의 손을 들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동기들이 수능 점수에 맞춰서 교대에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업이 끝나고 친한 동기언니랑 그 얘기를 하면서 이런 말이 나왔다. 장수생들이 현실에 타협해서 점수에 맞춰 교대를 많이 오지 않냐고. 그 얘기를 했더니 나와 친한 동기 언니는 화를 내는 것이다. 점수에 맞춰 오는 것은 현역들이 더 하다고, 대학까지 졸업해서 직장 생활하다가 다시 공부해서 대학을 다니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이다. 순간 많이 당황했다. 내가 쉽게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다고 여겨졌다. 순간 아무런 꿈도 없이 그저 점수가 되고 취직하기 쉬우니까 교대에 온 내가 부끄러웠다.
사실, 그렇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일반 대학의 여러 과에 비해서 취직이 잘 되고 미래가 보장되고 안정적이고 등등의 여러 이유로 교대에 지원한다. 중학교 2학년 가정시간에 선생님이 자기가 하고 싶은 직업을 찾고 그 이유를 써오라는 숙제를 내주었는데 선생님, 의사, 간호사 등 뻔한 직업은 안된다는 조건을 달았었다. 그러자 아주 다양한 직업이 나왔었다. 후에 선생님이 그러셨는데, 실수로 어떤 반에는 조건을 안 달았고 그러자 그 반은 절반이 선생님, 절반이 의사였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그렇다. 초등학교 때, 중학교 때 쓴 직업마저도 현실에서 제일 안정적이고 좋은 직업을 선택한다. 아주 현실적이고 이기적이 되어가는 아이들. 어느샌가 꿈을 꾸지 않게 된 나를 보며 참 씁쓸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가르친 학생들이 꿈을 꾸게 할 수 있는 그런 교사가 되고 싶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된 내가 바라는 꿈 말고 학생들이 진정 좋아하고 잘해서 그 일을 하면 즐거워 잠도 안자고 시간을 보내는 그런 일을 찾게 해주고 싶다. 아주 거창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그저 부모님하고 형제 자매하고 사이좋게 지내는 게 꿈인 아이가 있다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보고 나름의 결론을 내려서 아이가 노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꿈을 꾸는 아이들의 정신을 건강할 것이다.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친구들과, 사회와 더불어 잘 살면서도 자신의 꿈을 지킬 줄 아는 그런 아이들로 만들어 내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그것이 내 교사생활의 꿈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해 일단 5년 동안은 정신이 없을 것 같다. 내가 모르는 아이들의 면도 있을 것이고 단순하게만 생각해 왔던 아이들이 얼마나 복잡한 지 그 머릿속을 들여다 보고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데에 익숙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 까 싶다. 그리고 대학원에 다닐 것이다. 교육과 학생들에 대해 좀 더 전문적이고 깊은 지식을 가지고 싶다. 그것을 풀어나가는 것은 내 몫이겠지만 일단 더 많이 배우고 싶다. 또 틈틈이 공부해서 상담 교사 자격증도 따고 싶다. 아이들의 꿈을 같이 나누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잘 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0년~20년 후엔 훨씬 능숙한 교사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때로는 친구같고 때로는 엄마 같이 옆에서 고민을 털어놓기 편한 교사가 되고 싶다. 그리고 꼭 다양한 자료나 체험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파악해 넌지시 알려주거나 아님 다양한 직업을 알려줘서 흥미를 가지는 아이들과 그 직업에 대해 공유하고 싶다. 학생들에게 이런 직업을 가진 자신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게 하고 그러면 어떨지 느낌도 물어보면서 아이들의 여러 상상을 듣고 싶다. 상상을 하며 좋아할 아이들의 모습을 맘껏 보고 싶다.
30년 후엔 내 개인적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교장선생님이 되고 싶다. 학생과 가까운 교장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내가 교사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그런 교장선생님. 쉬는 시간에 나가 보면 화단을 가꾸고 있거나 학생과 통성명을 하고 있는 그런 교장선생님이 되고 싶다. 지금은 학교 별로 교장선생님의 권한이 커져서 무슨 과목을 중점으로 할지도 정할 수 있다. 가능하면 예체능 쪽을 많이 강조해서 중,고등학교 때 공부밖에 모르게 되는 아이들이 되지 않도록 뛰어놀고 만지고 느끼게 하면서 공부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해주고 싶다.
'비전 선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컴퓨터교육과 박지혜 (0) | 2010.05.29 |
---|---|
체육교육과 박소연 (0) | 2010.05.29 |
체육교육과 백수진 (0) | 2010.05.29 |
영어교육과 고아라 (0) | 2010.05.29 |
컴퓨터교육과 김달님 (0) | 2010.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