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사회교육과 최동미

미래 교육 2011. 11. 12. 23:12

 

나에게는 초등교육이라는 현재 전공을 선택 하게한 결정적인 분이 계신다. 바로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일이다. 어린 시절 특히 저학년 때, 나는 몸이 좋지 않아 학교에서 쉬는 시간마다 책상에 엎드려서 쉬어야만 했다. 등교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큰 병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급체나 장염, 감기 몸살 등의 잔병치례가 많았다. 이때 ‘강미정’ 이라는 나의 2학년 담임선생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아침시간에 선생님께서는 항상 나의 몸 상태를 여쭤보셨다. 몸이 좋지 않은 것 같으면 체한 것을 따주신다던가, 다른 감기약 등을 챙겨주셨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마치 선생님의 아기가 된 것 같았고 그 보살핌과 무한한 사랑이 너무나 좋았다. 뿐만 아니라 선생님께서는 내가 아픈 몸 때문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을 아시고 적절한 교우관계를 맺도록 중간자 역할을 해주시기도 하셨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다른 담임선생님을 만나고,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고 끝나고를 반복하였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나를 보살펴 주셨다. 그리하여 조금씩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병약하던 몸도 많이 나아지게 되었다. 그리고 남은 초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현재까지 잘 살아가고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2학년때의 담임선생님만 유독 생각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그 선생님에게는 다른 선생님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진정한 사랑과 무한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경험을 말하면서 교사라는 꿈을 계속해서 키워나갔다. 예전의 나처럼 병약하고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 사랑으로 보살펴 주고 싶다고.

 

그리고 어느덧 교대에 입학한지가 2년이 되어가고 있다. 1학년 때는 교육학을, 2학년 때는 선택수업으로 교육심리, 교육과정, 교육평가, 교육사회를 수강하였고 이 과목들은 이상적인 교사상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었다. 물론, 이 밖에도 다른 많은 과목들도 그러했다. 이처럼 여태껏 교수님들의 강의와 조언을 통해 좋은 교사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이 들었다. 그 결과, 교대에 입학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교사가 좋은 교사라는 나의 이상적인 교사상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되었다. 교대에 와서, 막연했던 나의 교사상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즉, 학생들에게는 교사의 무한한 사랑과 관심 이외에도 다른 많은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초등학교라고 하면 흔히, 교사의 수업과 관련한 기술과 능력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특히 초등학교 시절의 경우, 다음 단계인 중학교 및 고등학교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인생을 살면서 접하게 되는 수많은 지식의 밑바탕이 되는 기본적인 필수 지식을 배우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따라서 그 지식들을 가능하면 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해하도록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기술이 교사에게 요구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시절에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기도 하며, 이때 생긴 취미나 발견하게 된 특기로 꿈을 키워나가기도 한다. 따라서 교사는 각 학생의 강점과 능력을 발견해 낼 수 있어야 하고 또 학생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이상적인 교사상은 불변적이지 않으며, 필히 좋은 교사상에 대한 회의와 수정을 거듭해가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교사가 되어서도, 그리고 10년 20년이 지나고 결국 퇴직을 하고 나서까지도 끊임없이 좋은 교사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은 교사가 되는 것이 평생 동안의 과제라고 해서, 그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좋은 교사에 대한 의견은 우리학교에 있는 학생들 모두가 제각각일 것이다. 그러나 그 다양성 속에서도 좋은 교사의 근본적인 조건이 되는 공통점이 있을 것 같다. 그러므로 나는 대부분의 예비교사가 생각할 법한 좋은 교사상을 기본으로 나의 개인적인 생각과 상상을 덧붙여 이상적인 교사상을 세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나의 비전을 계획할 것이다.

 

 

 

대부분의 예비교사 혹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사상이란 무엇일까? 우선, 인격적으로 훌륭한 교사일 것이다. 간혹 내가 만났던 선생님들 중에서는 자신의 좋지 않은 기분을 괜스레 학생들에게 푼다던가, 학생의 성적으로 그 학생의 모든 것을 평가하거나, 학생이라는 이유로 학생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분도 계셨다. 이는 반드시 지양해야 할 것들이다. 이와 같이 하지 말아야 언행 이외에, 반드시 해야 할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지양해야할 것에 대해 반대로 생각해 보자. 자신의 감정과 상황에 크게 좌지우지 하지 않고 학생을 일관된 태도로 대하는 교사, 학생의 성적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요소를 고려하여 학생을 바라보되 그를 평가하지 않는 교사, 학생의 권리를 인정하고 지켜주는 교사가 이상적인 교사일 것이다. 이때 나는 교사가 학생에게 일관된 태도로 대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교육사회 시간에 배운 내용으로 의문점이 해결되었다. Cooley의 거울자아이론에 따르면, 아동은 자아개념을 다른 사람, 특히 중요한 타자에게 비친 나의 모습을 상상해 봄으로써 형성된다고 한다. 이때 중요한 타자란 부모님을 포함한 교사, 친구들이 있다. 중요한 타자의 역할은 일관성 있는 태도인데 이는 아동으로 하여금 도덕적인 가치기준을 정립할 때 객관적 준거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의 자아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학생의 올바른 정체성 형성을 위해 일관된 태도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학생의 성적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요소도 고려하는 것은 교육심리 시간에 배운 다중지능이론을 바탕으로 생각해낸 것이다. 가드너는 인간의 지능을 하나의 수치로 기술하지 않고, 인간의 지적 능력을 상이한 여러 유형의 능력으로 보았다. 지능에는 언어, 논리-수학, 공간, 음악, 신체운동, 대인관계, 자기이해, 자연 지능 등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그런데 이때 모든 아동의 지능이 이 8가지 지능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이외에 더 많은 지능이 존재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교사는 이를 염두하고 각기 다른 강점 지능과 약점 지능을 갖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수업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 강점 지능은 더욱 발전시키고 약점 지능은 보완해주는 방법으로 말이다. 다음으로, 학생의 권리를 인정하고 지켜주는 것은 요즘 교사와 학생간의 갈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과거에 비해 학생의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약해지고, 교사의 권위가 추락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가 독단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을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학생의 교사에 대한 존경심 약화와 교사의 권위 추락은 어쩌면, 교사가 학생을 존중해 주지 않았기에 발생한 문제점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상으로,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사란 훌륭한 인격자, 뛰어난 교수자, 예리한 관찰자이다. 이러한 이상적인 교사상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며, 따라서 수십년 동안의 교직생활에서 끊임없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열심히 해 보겠다는 열정과 이상적인 교사상을 꿈꾸고 그에 대해 고민해 보는 태도, 그리고 현재 나의 비전을 잃지 않고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때 현재 나의 이상적인 교사상을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의 나의 교직생활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하는지 생각해 보아야겠다.

 

 

 

 

5년 후의 나는 26살이다. 교직 생활 3년차의 풋내기 교사로 섬이나 농촌의 어느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을 것이다. 뭐든지 해 보겠다는 열정은 가득하지만, 아직 여러 가지 면에서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 것 같다.

우선, 나는 수업이 시작되기 전 아침 시간에는 (학교에서 특별한 활동이 없다면) 학생들에게 어제 있었던 일 혹은 학생이 관심 있어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물론 이 시간에 모든 학생들이 이야기 할 수 없기 때문에 하루에 몇 명씩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이다. 이 시간이 어떻게 보면, 사소하고 별로 필요하지 않은 듯 해 보이지만 학생들은 서로의 관심사를 주고 받으며 친목을 다지게 되고 교사인 나 또한 학생과 보다 가까워 질 수 있게 된다. 학생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면 우선, 학생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생의 특기 및 적성 그리고 약한 부분을 찾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동이 무슨 일을 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것은 일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내 경험상 학생들은 일기를 미뤄서 쓰거나 대충 써서 내기 때문에, 오직 일기를 통해서만 학생을 알기에는 부족함이 없지 않아 있다. 또한 이 시간을 통해 다소 내성적인 아이에게 발표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줄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 대해 보다 많이, 정확히 알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고민이 있어 상담을 하고 싶은 경우, 점심시간에 선생님을 찾아오면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해결하자고 공지를 하고, 찾아오는 학생에게 최대한으로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내가 맡은 반의 30명 되는 학생들을 뭉뚱그려 몇 학년 몇 반으로 보지 않고 학생과 면 대면으로 지내는 것이다.

이처럼 아침시간에 이야기를 나눈다던가 점심시간에 상담을 하는 것은 풋내기 교사가 특별한 교수적인 기술 없이 열정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0년 후의 나는 31살이다. 교직 생활 8년차의 교사이다. 이때는 5년 전 보다는 상대적으로 교수적인 기술이 향상 되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따라서 열정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교수적 기술이 요구되는 활동들을 실행 할 것이다. 수업을 할 때 아동에게 단순히 국영수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흥미를 유발하고,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교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교사용 지도서를 보고 그대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맡은 반 학생들의 수준과 상황에 맞게 재구성할 것이다. 아직 8년차의 교사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많은 실수도 있고 좋은 점보다 부족한 점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일괄적이고 획일적인 수업을 통해 학생의 적성과 개성이 저해되는 것 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5년 전부터 해왔던 아침시간과 점심시간의 활동도 계속 실행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것에 보태어 우리 반만의 앨범을 만들 것이다. 우선 학기 초에 학생들에게 최근에 찍은 사진을 들고 오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앨범의 첫 부분에는 그 사진들을 붙이고 1년 동안 여러 가지 행사 때의 모습 혹은 일상생활 속에서 각 학생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그것을 앨범으로 남길 것이다. 어느덧 8년차의 선생님이 되면 1년전의 학생들과 현재 학생들을 구분 짓지 않고 세월이 흐르는 대로 학생을 기억하지 않고 흘려보낼 것 같다. 따라서 학생도 나를 포함한 반 친구들을 기억하고 나도 학생들을 기억하기 위해 앨범을 만드는 것이다.

 

 

 

20년 후의 나는 41살 이다. 이때는 여러 아이의 엄마와 한 사람의 아내가 되어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교의 일과 가정의 일로 매우 바쁜 생활을 하고 있을 것 같다. 나는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가정의 일과 학교의 일은 나에게 모두 소중한 일이기에 어느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데, 두 가지 모두를 완벽히 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직 18년 차의 노하우로 나름대로의 노력을 통해 가정의 일도 학교의 일도 무난히 소화해 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41살 정도의 나이에 교직 18년 차의 경우, 자칫하면 편협하고 경직된 사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따라 학기 초에 학생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그들의 강점과 부족한 점을 찾아내려고 하기 보다는 어느 한 순간의 단편적인 단서를 바탕으로 학생을 판단하고, 나만의 생각의 틀에 맞추어 바라볼 수도 있다. 또한 학생의 잠재력을 고려하지 않고 그들의 능력을 개발시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때는 학생들과 보다 원활한 소통이 필요할 것이며 동시에, 새내기 교사들과의 소통이 절실히 요구될 것이다. 그들과 소통하며 내가 풋내기 교사 때 가졌던 열정을 다시 상기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수업을 하고 학생을 대할 것이다.

 

 

 

30년 후 나는 51살 이다. 이때 나는 교감이나 교장이 되기보다는 여전히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로 남을 것이다. 물론, 교감이나 교장이 평교사와 비교해 여러 가지 조건적인 면으로 좋을 것이다. 그러나 교감과 교장은 교사의 본질적인 의무와 역할이며 동시에 권리인 ‘가르침’을 실행하지 못한다. 물론, 교감과 교장에 대한 뜻이 있는 사람에게는 다르겠지만 나는 학생을 가르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다지 좋은 지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태껏 그래 왔던 것처럼 나는 교실이라는 한 공간에서 학생들과 같이 호흡하고 상호작용하는 생활을 할 것이다.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자라나는 새싹들을 바라보며 그들에게 꿈과 희망이라는 양분을 줄 것이다. 나의 28년이라는 교직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을 발견하는데 노력할 것이며, 동시에 28년이라는 세월 동안 내가 맡았던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동의 능력을 개발하고 잠재력을 발견하는데 이용할 것이다.

51살이면 어느덧 퇴직을 바라보는 나이이기 때문에 교직 생활에 나태함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교사의 기대가 학습자의 학업성취에 영향을 준다는 피그말리온 효과와 같이 교사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가 학생의 꿈과 희망을 키우기도 버리기도 할 수 있음을 염두하고 교직에 임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기 자신을 평가하기도 하고 다른 교사의 수업과 학생과의 상호작용을 살피면서 더욱더 발전하는 교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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