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사회교육과 김은솔

미래 교육 2011. 11. 13. 16:36

저는 오래전부터 막연히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대한 꿈을 꾸었습니다. 선생님이 되기 위하여 무엇을 얼마나 체계적이고 열정적으로 준비해 온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교대의 문턱을 밟고 넘어와 있고 지난 어느 때 보다도 ‘선생님’에 대한 확실한 생각을 가지고 준비해나가야 하는 것은 확실합니다. 지난 이년 전부터 생각했어야 할 것들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곰곰이 고민해보아야겠습니다.

처음 제가 선생님의 꿈을 꾸게 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입니다. 저는 열한 살 때의 담임선생님의 이름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그 분은 정말 제게 있어서 큰 영향을 끼쳤던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선생님이 수업 중에 교과서를 큰 소리로 읽어보라고만 시켜도 부끄러워서 그것도 하지 못했던 아주 내성적인 아이였습니다. 숙제를 해 오지 않으면 앞에 불려 나가거나 선생님께 이름을 불리는 것이 창피해 숙제도 꼭 해갔고, 선생님과는 눈도 잘 마주치지 못하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물론 4학년 초에도 저는 그 수줍은 학생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1학기가 지난 후에 어느샌가 저는 조금 더 적극적인 아이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 때 담임선생님께서 저에게 특별한 경험이나 체험을 시켜준 것은 아닙니다. 단지 작은 칭찬을 여러 개 흘리듯이 많이 던져주었을 뿐입니다. “오늘은 일기를 좀 더 길게 썼네?”, “오늘은 맡은 구역 청소를 깨끗하게 잘했다.” 등 정말 작고 사소한 것이지만 그 선생님은 저에게 작은 칭찬들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그 작은 칭찬들이 모여 제겐 큰 자신감이 되었고, 또 저에게 그런 관심과 애정을 쏟고 계신 선생님께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에 저도 점점 변화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발표시간에 손을 들어 발표를 하게 되었고, 학급 내에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활기찬 아이가 되어갔습니다. 4학년 2학기 때에는 반의 회의를 진행하는 회장을 뽑는 선거에도 나갔었습니다. 비록 선거에는 떨어졌지만 그 때 다수의 표를 얻고 뿌듯해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그리고 4학년 말에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이 다 모여 있는 자리에서 그 한 해에 가장 많이 변화한 사람이 바로 저라면서 박수를 쳐 주셨습니다. 어릴 때의 일이지만 부분부분 이러한 장면들이 아직까지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저에게 그 때의 일은 아주 큰 전환점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이 때 이후로 저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이상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라는 일,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철밥통, 돈은 제때제때 나오고 잘릴 걱정없는 편한 일, 애나 돌보는 가정부정도로 인식하는 듯합니다. 인간을 길러내는 교사가 왜 이렇게 인식되고 있을까요? 저는 현대의 사회에서는 인간보다는 기계를 만들어내고 있는 학교를 만들어내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말 잘듣고 일 잘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은 원래 학교의 기능이 아닌데 말이죠. 제가 생각하는 학교와 교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성장’입니다. 물론 학생들의 성적만의 성장을 뜻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제가 교사가 되어 하고 싶은 일은 내가 가르치는 학생에게 인간으로서의 성장, 스스로의 발전을 위한 성장을 이루도록 돕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스스로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단지 친근하게 말을 걸어주고 쓰다듬어 주는 것만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 학생의 참된 내면을 보고 그 학생이 좀 더 뛰어난 점은 무엇일까 혹은 좀 더 부족한 점은 어떤 것일까 파악한 후, 그 학생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해보고 최대한으로 그 아이를 위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이 선생님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아이들에게 무한한 관심과 애정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기도 할 겁니다. 특별하고 엄청난 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저를 한 단계 성장시켜주었던 열한 살 때의 담임선생님처럼, 학생과 함께 성장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교직생활이 5년 쯤 되었을 때, 저는 이제 갓 들어온 신입도 아니고 어느 정도는 일에 적응하고 학급을 관리할 만한 능력을 쌓아가고 있을 것 같습니다. 가슴 가득히 열정을 안고 학급을 위해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해보고 싶어 하겠죠. 교생실습 때 담임선생님들이 하시던 활동도 따라 해보고, 저만의 창의적인 프로그램들도 생각해내려고 많이 고민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도 아직은 많이 참관해보고, 틈틈이 공부도 많이 하고 있을겁니다.

10년 후, 아마도 이때쯤이 제 교직인생에 있어서 가장 빛나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십년간 쌓아온 경험들로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많이 생기고,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가 되려고 노력할겁니다. 하지만 초임교사의 열정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가기란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강연도 많이 쫓아다니며 듣고, 열심히 노력해야겠죠.

20년 후에는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많이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점 중 하나가 나이가 많은 선생님들은 젊은 선생님에 비해 노하우나 자기만의 비법이 많지만, 꾸준한 노력 없이는 수업의 질을 향상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변해가는 시대에 맞추어 자신의 수업을 되돌아보고, 나쁜 점은 버리고 새로운 점을 배워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30년 후에는 지난 교직 생활을 쭉 되돌아 보고나서 정말 좋았던 점들과 기억에 남는 일들, 후회스러웠던 일들을 꺼내어 되짚어보고 후배 교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사로 남고 싶습니다. 물론 선생님이라는 내 역할도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죠.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끝까지 아이들을 가슴으로 품고 뒷받침해주는 선생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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