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엔 되고 싶은 게 많았었고, 그 때마다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에 대하여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었다. 신기하게도 작은 꼬마에 불과했던 내가 바라던 것과 이제는 다 큰 내가 바라는 것이 일치한다. ‘선생님!’ 그 중간 중간에 다른 무수한 직업들이 나의 머릿속을 훑고 지나갔지만 여전히 나의 꿈은 선생님으로 귀결된다. 그 이유엔 지난 12년 동안 내가 만나온 선생님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돌이켜 떠올려보면 초등학생 시절 나의 마음을 울리게 해주신 선생님은 안계셨다. 모든 선생님이 자기의 일에 바빠 보였고 형식적인 말들 외에는 나에게 어떤 따뜻한 말도 따뜻한 울림도 주지 못하셨다. 나 역시 그런 선생님들께 별다른 감정이 생기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던 나에게 ‘아, 이 선생님은 다르시구나!’라고 느끼게 해주신 분이 중학교 2학년 때의 도덕 선생님 이셨다. 그 시절 내가 어쩌면 나쁜 길로 빠질 수 있는 충분한 상황이었는데, 그 때 나에게 작지만 큰 관심을 보여주셨던 선생님. 그리고 나의 잘못에 대하여 따끔히 다그쳐주시고 그로인한 나의 결심을 지지해주셨던 선생님. 무조건 오냐오냐 해주시던 기존의 선생님들과 달리 진지하게 나의 행동에 대한 상담을 해주셨던 선생님. 그 때 나 자신에 대한 수치심과 함께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것에 대한 억울함 등 복합적인 감정들이 눈물로 흘러나왔던 것 같다.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지만 들려줄 그 누구도 없었을 때, 나 혼자 속으로 끙끙 앓고 있었을 때. 엄마같이 때로는 엄마보다 더 따뜻하게 품어주셨던 선생님. 그 모습이 아직도 어른거린다.
그리고 오늘 난 이 글을 쓰면서 과연 앞으로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에 남을지 생각해본다. 내가 지난 12년간 만나왔던 그저 그런 선생님들로 남을지. 아니면 마음을 뭉클하게 요동시켜준 선생님으로 남을지. 자신이 없다. 하지만 하고 싶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나의 학생들에게 내가 선생님으로부터 느꼈던 감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나 스스로 내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 지금까지 난 남들의 일에 별 관심이 없었다. 또한 진심으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려 노력한 적도 없다. 그 방법도 잘 모르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선생님이 되기까지 빠르면 일 년여 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천천히 그렇지만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선생님이 되어 현장에 발령 받으면 난 그저 그런 선생님으로 아이들의 기억 한 편에 남을 것이다. 방법은 독서. 앞으로 남은 교대 생활동안 책을 읽으며 직, 간접적으로 예비교사로서의 나의 소양을 기르고 싶다.
5년 후 나는 현직 선배님들께 이런 저런 얘기들을 들으며 교사로서의 나의 소양을 쌓고 있을 것이다. 또한 학부시절부터 생각해왔던 내가 정말 배우고 싶었던 공부를 할 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있어서 정말 도움이 될 내용들을 배우고 싶다. 대학원을 진학하거나 교원 연수를 적극 활용해보고 싶다. 아이들을 품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진행형 적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때는 아직 아이들의 눈을 마주칠 능력이 부족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시도하며 변화하려는 주체적인 학교생활을 할 것이다. 10년 후 나는 엄마로서의 내 모습과 선생님으로서의 내 모습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느낄 것 이다. 그 속에서 난 무수히 많은 질문에 던져질 것이고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혼란을 느낄 것이다. 이때에도 선배교사들과 동료교사들 그리고 미래의 배우자와의 끝없는 대화로 이 시기를 겪어 나가고 싶다. 20년 후 나는 교사로서의 내 모습에 만족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 같다. 이제는 자신 있게 아이들의 눈을 마주하며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생각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을 것 같다. 내가 중학생 시절 느꼈던 감정들을 아이들에게 충분히 전달해주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30년 후 나는 이제 나만의 교육철학과 나만의 교수법들로 가득한 산 교육자가 되어있을 것이다. 나만의 교실을 만들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며 이제는 나의 교육 철학과 교수법을 후배 교사들에게도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이다. 동료 교사들과 후배 교사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며 나와 뜻이 맞는 교사들과 함께 우리들의 학교를 만들어보길 간절히 원하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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