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선생님이 되는 나의 모습을 말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많이 접한 직업은 선생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치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최소 12년간 선생님들을 보며 자랐다. 초등학교 때의 선생님은 만물박사, 고등학교 때의 선생님은 멘토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나의 꿈을 생각할 때 선생님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때는 잠깐 개그맨이 되고 싶었다. TV에 나오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동경했던 것 같다. 어쨌든 막연하게나마 선생님이 되고 싶어 하던 중 한국교원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중반까지 그곳에 가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있었다. 생각보다 높은 현실의 벽을 인식하고 순식간에 전주교육대학교로 방향을 선회했다. 사실 교육대학교를 선택하게 된 것은 현실의 벽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교회에 다니면서 내가 어떻게 쓰임 받을 수 있을 까도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그것이 이 학교를 거치고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서의 비전까지도 안내해주었다. 어린 아이들이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보고 순수한 어린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아가페 사랑을 전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잠깐이나마 초등학교의 모습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교생실습은 선생님이 된 후 모습과 비전을 설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아이들과 최소한의 것을 제외하고 격 없이 지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철저히 무너졌고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먼저 나는 기질부터 군인 장교 같은 선생님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평소에는 엄격하면서 자주 친근해지는 관계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초임 발령 이후 몇 년 간은 무게감도 있으면서 거리가 가깝다고 느껴지는 선생님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차별하지 않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앞에서의 다짐과 어떠한 연관이 있을지 의아해할 수 있지만 이것 또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이 올바른 교육철학을 가지지 않고 기분에 따라 이중 잣대를 적용하며 아이들을 대하는 것은 줏대 없고, 가벼우며 위엄 없는 선생님으로 비춰지기 십상이다.
나는 초등학교 때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기 때문에 그 인상을 내가 가르칠 아이들도 받게 하고 싶다.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나는 초등학교 때 선생님들을 만물박사로 생각했다. 선생님은 성격이나 기질도 중요하지만 능력 또한 필요한 자질 중 하나이다. 교육과정 내용뿐만 아니라 교수법에 대한 공부를 위해 30대 초반에 대학원에 진행하고 싶다. 나는 상당히 게으르기 때문에 스스로 하기 보다는 교육기관을 통해 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때 엄청난 관심을 가져 그 분야의 직종에 관심을 갖기도 했던 역사 관련 공부도 하고 싶다. 한국사 중에서도 근현대사를 재미있게 보았고, 더욱 보길 원한다. 역사 관련 서적을 읽는 것이 대학교 진학 이후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한 달에 한권 이상을 읽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이다.
발령받은 후 별 탈 없이 퇴직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은 약 1000명의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선생님에게 주어진 사명은 아이들에게 교육과정 내용과 목표를 습득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삶 속에서 가치관을 형성하고 사고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더 많은 사명이 존재할 것인데, 그것은 선생님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올바른 비전을 세우는 것의 중요성을 제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