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사회교육과 김초희

미래 교육 2012. 12. 21. 10:15

교대에 온 사람들 다수는 아마 나 역시 그렇듯이,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다는 엄청난 직업의식과 포부를 가지고 온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선생님이라는 직책에 수반되는 대우만을 보고 누군가에게 떠밀려 왔거나, 스스로 안정적인 길이라고 여겨지는 교대를 선택한 아이들이 많다.
그러나 교대에 들어와 두 번의 실습을 거치면서, 또한 학생과 교사가 점점 벽을 쌓아가는 이 사회의 현 주소를 보면서, 나는 ‘선생님’이라는 직책이 가지는 어두운 면을 보고 느끼고,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이렇게 교육계의 상황이 바뀌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 큰일났다, 만만한 일이 아니구나.’였다. 교권이 추락한다는 뉴스가 어제 오늘로 등장하고, 또 그런 사건을 보면서 나는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며 혀를 차곤 했다. 어쩌면 나는 교사의 역할을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 교육되어 있는 아이를 맡아주는 것으로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사라는 직업에 아무 생각 없던 시간이 지나고, 실습과 여러 경험을 했다. 그래서 이제는 교실은 선생님이 달라지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교직에 부푼 꿈을 갖지 않고 나가는 교사는 없다고 한다. 그만큼 초임 때는 뭐든 열정적이고, 하고 싶은 것도, 실천하는 것도 많다고 한다. 나 역시 그럴 것이다.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교직에 나갈 것이다. 그래서 내가 세운 나의 비전은 초심을 잃지 않는 교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초심은 ‘사랑받는 아이를 만들자’는 마음이다.
이번 실습에서 아이들은 사랑받으면 그 자체로도 사랑을 줄 수 있는 아이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정말 그랬다. 교실은 선생님의 성향에 따라 분위기가 너무도 달라졌고, 아이 역시 그 분위기에 휩쓸려 그런 분위기의 아이가 되는 듯 보였다. 그리고 그런 사랑을 주고받는 교사와 아이들은 수업 시간 역시 특유의 끈끈한 정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많은 것을 느꼈다. 교사와 아이들은 하루의 절반 이상을 교실에서 보낸다. 어쩌면 가족보다 많이 보는 사이가 바로 교사와 아이들이다. 결국 그 행복의 답도 교실 안에 있다. 교사는 그 안에서 아이들을 행복으로 이끌고 자신도 행복을 찾는 행복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고 비판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사실이기 때문에 나는 이러한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태해지는 나를 발견했을 때에는, 처음 교단에 섰던 그 날을, 그 소중한 아이들을 다시금 떠올리고 채찍질 할 것이다.
최근에 정말 좋은 교사 두 분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두 분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셔서 놀랐다. 자신은 몇 십 년이 지나서 깨달았다고 한다. 초임 교사 때 아이에게 공부해라, 공부해야 성공한다, 왜 이걸 못하니 등의 말을 했던 것을, 그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너무나 후회한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다시 그 아이들을 만난다면 사죄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 아이 자체가 너무 소중한데 교사라는 이유로 그 소중함을 몰라봐서 너무나 미안하다고 하셨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행복한 아이는 무엇일까? 누구나 쉽게 다짐하고 교단에 설 수 있다. 공부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가르치는 교사가 되겠다고. 나 역시 지금은 그렇다. 그러나 내가 과연 공부를 잘하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물론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아이가 답답하기도 할 것이다. 이 두 분도, 자신처럼 후회하는 교사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는 말이라고 하셨다. 두 분의 이야기를 본보기 삼아, 나는 후회하는 교사가 되지 않고 싶다. 반드시 그럴 수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노력해 보겠다. 그리고 이것 역시 나의 초심이며,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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