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자신의 직업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계신다. 우리 집에는 나를 포함해서 1남 3녀로 부모님께서는 언니들과 나 모두가 교대에 진학하기를 희망하셨다. 나 또한 그러한 집안 분위기로 어렸을 때부터 장래희망 란에 선생님을 적곤 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없었다. 고등학교 때는 막연하게 교대 갈 성적이 되지 않아서 사범대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3년 동안 옆에서 큰 도움을 주신 체육선생님 덕분에 중,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점점 마음이 기울고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교대를 계속해서 권유 하셨고, 이 일로 싸우는 일도 종종 있었다. 내신도 높지 않았고, 수능을 잘 본 편도 아니었지만 내 고집대로 쓴 사범대와 교대에 모두 합격했고, 결국 부모님의 권유대로 교대에 진학하게 되었다. 교대에 입학하고, 교수님들이 가장 많이 한 질문이 교대에 온 이유였다. 대부분이 성적에 맞춰서, 안정적인 직업 때문이라는 대답이었고, 교수님 또한 그 대답을 생각하시며 던진 질문이었다. 처음에 나는 그 사실을 부정했다. 어렸을 때부터 내 꿈은 선생님이었고, 선생님이 되기 위해 교대에 진학한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2,3년 교대에 다니면서, 두 차례의 교생실습을 겪으면서 그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나 또한 별 생각 없이 부모님의 권유로 오게 된 학생에 불과했다. 그래서인지 교대 3학년인 지금 교사로서의 비전을 물어보는 이 과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3년 동안 교대를 다니면서 교생실습, 교육봉사, 멘토링 등 현장의 아이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들이 종종 있었다. 그 때마다 부족한 내 실력에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 교사는 이론적 지식과 실제적 경험 모두를 풍부하게 쌓아야 한다. 그 중에서도 경험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 여러 교수 이론들은 대학을 다니면서 배울 기회가 많지만, 이를 직접 적용해 볼 기회는 예비 교사들에게 많이 주어져 있지 않다. 이는 교사가 되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수업이 평가받을 기회가, 물론 공개수업 등이 있다고 하지만 이는 표면적일 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학에서 발표 수업만 봐도 발표자의 역량에 따라 똑같은 발표 내용이라고 해도 분위기가 크게 좌우되는데, 실제 초등학교 수업에서는 교사의 역량에 따른 영향력이 더욱 클 것이다. 따라서 나는 나의 부족한 실력에 숨지 않고, 이를 끊임없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태만큼 부끄러운 건 없고, 나의 노력만큼 내가 떳떳하게 교사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기억에 남는, 특별한 선생님이 되고 싶은 바람도 있다. 사실 이것은 내가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가 매우 친밀했다. 쉬는 시간이면 친구들이랑 같이 교무실에 놀러가기도 하고, 선생님이랑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가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선생님은 가까우면서도 특별한 존재로 남아있다. 처음엔 초등학생은 어려서, 이런 관계를 맺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습을 나가보니 그렇지 않았다. 내가 상상했던 초등학생들의 모습보다는 좀 더 어른스러운 느낌이었다. 내가 고등학생 때, 나의 삶에서 한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특별하게 기억되는 체육 선생님이 계시는 것처럼, 내가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학생들에게도 내가 받았던 사랑만큼 더 큰 사랑을 베풀어주고 싶다. 자신의 삶의 시작점에 서있는 초등학생들에게 든든한 조력자로서 말이다.
내가 교대 3년 차 예비 교사로서 생각한 나의 비전이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초심만큼 중요한 건 없다. 서툴고 투박하더라도 나의 초심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의 교사 생활을 당당하게 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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