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영어교육과 박선인

미래 교육 2009. 5. 31. 20:41

 

 저는 제가 기억하는 한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장래희망을 ‘초등학교 교사’라고 적을 정도로 ‘선생님’을 오랫동안 꿈꿔오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여타의 초등학생들이 그러하듯 만물박사 같은 선생님이 멋있어 보여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만난 이후로 저는 교사가 되는 일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사랑으로 감싸주는 선생님이셨던 그분과 함께 한 1년은 제게 있어 가장 행복한 초등학교 시절이었습니다. 그만큼 선생님과 많은 추억을 쌓았고 그분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저는 그 이후로 꼭 담임선생님과 같은 선생님이 되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자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 담임선생님은 제게 교사보다는 돈을 잘 버는 치과의사나 변호사, 회계사와 같은 직업을 권유하셨습니다. 그리고 “넌 뭐 될거야?” “난 의사.” “오오, 멋진데.” 와 같은 반응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소위 돈 잘 버는 직업을 희망한다고 말하면 서로를 추켜세우는 분위기에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교사가 되고자 했던 마음은 잊어버리고 ‘사’자 직업을 희망하며 공부를 하고 수능을 보았습니다. 이제 “교대는 정말 가기 싫어.”라는 마음으로 잘 나가는 저의 모습을 생각하며 원서를 어디에 쓸까 고민하던 저는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결국 전주교대를 쓰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가기 싫었던 곳이고 또 기대했던 대학 생활이 입학과 동시에 무너진 저는 이대로 교대를 다녀야 하는 건지 고민하였습니다. 제가 불만어린 모습을 보이자 부모님과 친척들은 “여교사가 얼마나 좋은 직업인데 그래. 월급 꼬박꼬박 나오고 방학 때 너 좋아하는 여행도 할 수 있고.” 라며 저를 달래셨습니다. 그러나 그런 말로 이해하려고 해봐도 여전히 제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는 앙금이 남아있었습니다. 마음이 갈피를 못 잡는 나날들이 계속되고 저는 이윽고 교대를 쓰게 한 어머니를 원망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다 고집이 센 제가 아무리 어머니의 부탁이라지만 교대를 쓰겠다고 결심을 했는지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건 저를 위해 고3 시절 1년간 빠짐없이 새벽기도를 다니신 어머니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새벽기도에 생각이 미치자 저를 보내신 분은 하나님이라는 생각이 섬광처럼 다가왔습니다. 저를 교사가 되게 하셔서 쓰실 곳을 예비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자 놀랍게도 마음이 평안해지고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무얼 해도 흥미가 없었다면 이제는 학교를 다니는 일이 기쁨으로 가득했습니다. 나를 이곳에 보내신 주님의 뜻에 따른 교사가 되려면 열심히 준비해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어떠한 교사상을 꿈꾸며 교대 4년을 보낼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고민한 결과 여러 교사상이 다가왔지만 그 중에서도 저는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었고 오랫동안 그를 이끌어준 선생님을 떠올리며 “사랑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나로 말미암아 아이들이 비전을 갖는 교사”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저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옳은 일들이 무엇인지 가르치며,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해 그를 북돋워주고 싶습니다. 편견 없는 기준으로 아이들의 시비(是非)를 가리며 사랑으로 감싸 안아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저와 함께한 초등학교 시절이 행복했다고 자랑하며 그 때를 추억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고 싶습니다.

 이와 같은 저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 저는 대학시절은 물론이고 교사가 되어서도 끝없는 배움의 길을 갈 것입니다. 대학의 학기 중에는 동아리 활동에 충실하고 방학 중에는 강좌를 통해 제가 흥미 있어 하는 것들을 배울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임용고시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시간 낭비라고 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저는 제가 열정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것들이 모두 미래의 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연도 많이 보고 미술관도 다니며 여행도 다니는 등 제가 속한 전주교대, 전주에만 머물지 않고 자꾸만 새로운 생활을 추구해 나가려고 합니다. 교사가 되어서도 승진과 가산점을 위한 공부만을 하기보다는 아이들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기 위한 공부를 하며 언제나 도전하는 열정적인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5년 후에 나는...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야 교사 생활에 적응이 된 저는 저의 비전에 따라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랑으로 아이들을 이해하는 교사가 되어 화합하고 협동하는 반을 만들고 환경 보호, 봉사, 사랑, 희생, 정의와 같은 가치를 강조해 수업을 구성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한달에 한 번, 그렇지 않으면 한 학기에 한 번이라도 뜻이 맞는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아이들과의 시간”을 진행하고 있을 것입니다. 학교 다음엔 학원으로 이어지는 생활에 지친 아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매일 반복되는 틀을 벗어나 새로운 부분을 겪어보도록 무료 전시회장을 방문하고 역사 기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양로원 봉사 활동과 지역의 축제 참가, 나무 심기와 같은 다양한 측면의 활동도 진행할 것입니다. 재량 시간에는 환경오염, 아프리카 난민, 전쟁과 같은 범지구적인 문제나 현 시대의 위인들에 관한 영상 및 활자자료를 봄으로써 아이들이 크게 깊게 사고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저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알게 해 가치관과 비전을 설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10년 후에 나는...

 아이들에게 큰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교사 자신이 큰 세상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노력한 저는 10년 후 해외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어떠한 부분에 중점을 두어 교육하는 지, 창의성과 감수성을 어떻게 가르치고 길러주는 지 등을 배워 이러한 관점 및 방법을 한국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도입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현 시대의 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점검하고 열린 사고방식을 가져 저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 아이들이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도록 애쓸 것입니다. 또한 아동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저는 대학원에 진학해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20년 후에 나는...

 많은 것들을 경험하기 위해 역동적으로 보낸 2, 30대가 지나고 어느덧 40대의 중견 교사가 된 저는 20대에 추구했던 “아이들과의 시간”을 학교장 및 지도부에 건의해 학교 차원의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제안을 할 수 있는 경력이 되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아이들이 자신의 관심분야를 계발하고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접해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는 학교를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지도하는 ‘엄마 같은 선생님’이 되어, 잘 했을 때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잘못했을 때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명확히 설명하고 따끔하게 혼을 내서 아이들이 반성하도록 합니다. 아이들의 상담에 흔쾌히 응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아동 심리학에 기초해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거나 친구들과 문제가 있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이를 해결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대학원에서 아동 심리학 연구를 끝내고 석사 학위를 받은 저는 우리나라보다 이 분야의 학문적 배경이 갖추어진 외국-미국으로 생각-에서 아동 심리학을 더욱 배우기 위해 떠날 것입니다.


  30년 후의 나는...

 퇴직을 준비하고 있는 저는 제가 교직생활을 하면서 느낀 교사의 자세, 교사가 알아야 할 점, 아이들과 하면 좋은 활동들, 지도교수법 등을 정리해 자비로라도 책을 펴낼 것입니다. 이 책을 주변인들에게 참고자료로 나누어 주어 그들이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도록 하고 기회가 된다면 출판을 해 더 많은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정년퇴임을 한다고 해서 교직 생활이 끝이 아님을 믿기에 제가 가진 능력을 교육 환경이 열악한 다른 나라의 아이들을 위해 쓰도록 해외 어린이 교육활동을 준비할 것입니다. 조선족의 아이들에게 한글과 한국의 문화를 가르치거나 동남아나 인도의 아이들을 지도하는 일은 제가 교직 생활 내내 강조해온 가치들을 실현하는 뜻 깊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어릴 때부터 관심을 가져온 제 3세계-특히 아프리카-의 어린이 구호활동을 돕기 위해 두 가지 활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기간과 방법을 모색하며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저 자신의 비전을 세워 그에 따른 선생님이 되기로 마음먹은 저이지만 <비전을 제시하라>는 과제가 없었으면 현재 제가 가진 비전을 정립하고 구체화시킬 기회를 가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마음으로만 그리고 있다가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그저 대학시절의 ‘꿈’으로만 남겼을지도 모르고, 교직을 수행하며 타성에 젖어 그렇게나 되기 싫어하는 비판하던 교사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저에게 구체적으로 교사로서의 삶을 그려보고 그를 이루기 위한 삶의 목표를 세울 기회를 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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