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윤리교육과 박수현

미래 교육 2009. 5. 31. 22:53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내 꿈은 선생님이 아니었다. 그래서 솔직히 교사라는 직업을 생각해본 적도 거의 없었고, 학교에서 인상 깊은 선생님들을 만나면 멋지다는 생각이 든 적은 있어도 딱히 내가 교사가 되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내 꿈은 원래 수의사였고, 2학년 때까지는 거의 수의예과나 그 비슷한 계통의 과로 대학을 진학하고 싶었다. 그러나 순전히 부모님의 강력한 설득 아래 교대를 목표로 바꿨고, 이과가 문과보다 입학에서 불리하다는 말에 심지어 3학년 때 문과로 과를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선생님이 딱히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도, 그렇다고 하기 싫은데 부모님의 강요로 억지로 준비한 것도 아니었다. 그 때는 한심하게도 내 미래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지도, 고민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막상 3학년이 되고 수능 점수도 원하던 만큼은커녕 평소의 성적보다도 나오지 않자 그때서야 처음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본 것 같다. 그래서 대학 원서를 쓰는데도 많은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운 좋게 합격을 했고, 그때만 해도 그저 합격을 했다는 생각에 기뻤고 대학생이 된다는 것에 들떴지 선생님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게 입학을 하고 사실은 1년 동안 쉽게 말하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아서 방황(?)을 하기도 했다. 학교 수업도 전혀 맞지 않고, 교사가 된다는 것에 겁도 났던 것 같다. 하지만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보니 벌써 2학년이 되고,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마음을 굳힌 것은 사실 오래되지 않았다. 처음엔 그냥 남들이 다니니까.. 하는 생각에 학교를 다니고, 졸업하고 임용고시만 붙으면 된다는 생각이었지만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가진 다른 친구들을 보면서 많이 바뀌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관심도 없었던 교육 관련 기사들을 이제는 조금이나마 눈여겨보게 되고, 적어도 학창 시절에 내가 싫어했던 선생님들처럼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교사가 되고 5년쯤 되면 아직도 나는 모르는 게 많고 궁금한 것도 많은 모습일 것 같다. 내가 선생님이 되어서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은 아이들을 차별 없이 대하자는 것이다. 물론 앞으로 더욱 배워나가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이들을 편애하는 교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아이들을 똑같은 마음으로 대하는 것은 교사가 가장 먼저 지켜야 할 일인 것 같다. 5년차의 내 모습은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초보 교사이지만 적어도 아이들을 모두 포용하고 다정하게 대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배우고 싶다.

10년쯤 뒤의 내 모습은 대부분 그렇듯이 가장 나태해지기 쉬운 시기일 것 같다. 교직 생활에 있어서 어느 정도 안정되었고, 그로 인해 노력을 덜 하게 되는 슬럼프에 빠지기 쉬울 것 같다.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에 어느 정도 노하우도 익혔을 테고 초임 때 마음가짐이 사라져버릴 수도 있지만 그럴수록 새로운 것들을 배워보고 싶다. 교육 관련 공부를 해도 좋고, 그 외에 악기나 외국어를 배우는 등 교사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배워보면 좋을 것 같다. 어찌 보면 가장 편해지고 그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시기이므로 처음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20년쯤 되면 어느 정도 경력과 연륜도 쌓이는 시기이고, 노하우도 많이 생긴 시기일 것이다. 이때쯤 되면 모든 아이들을 정말 사랑으로 감싸줄 수 있는 따뜻함이 저절로 생기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아이들 하나하나가 가진 능력과 소질을 알아볼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누구나 잘 하는 게 하나쯤은 있겠지만 그것을 깨워 주는 것도 교사의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칭찬을 많이 해주고, 각자의 꿈을 갖도록 지도하고 싶다.

30년이 지나면 내 모습은 거의 퇴임에 가까운 나이가 되어있을 것이고, 그 동안 교사로서 했던 일들을 되돌아보는 시기가 될 것이다. 나름대로 보람도 있고 뿌듯하기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력과 연륜이 쌓이면 지혜로워질 수 있지만 젊은 사람들에 비해 실력 면에서는 뒤처지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적어도 나이가 많은 선생님이라 별로라는 얘기는 듣지 않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공부를 계속 할 것이다.

처음에 비전 선언 과제는 쉽게 보였지만 나처럼 교사에 대해 구체적인 생각을 해본 적이 거의 없는 예비교사에게는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과연 내가 어떤 선생님이 될 것인가 고민해보는 것이 예비교사의 당연한 과제인데 그것을 소홀히 한 나로서는 부끄럽기도 하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내 스스로 교사가 되면 꼭 해야할 것들을 마음속으로 정하고 하나하나 지켜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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