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영어교육과 유다원

미래 교육 2012. 6. 10. 18:17

나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꿈이 ‘선생님’이였다. 내가 다니던 유치원의 원장선생님은 그 당시의 나에게 있어 ‘원더우먼’같은 존재였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 원장선생님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다재다능하셨을 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똑같이 사랑해주시던 원장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선생님의 꿈을 키워나갔다. 사실 현재의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만났던 선생님들 중 몇 분만 기억한다. 내가 그 분들을 기억하는 이유는 그분들이 나의 롤모델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어려운 활동이라도 놀이와 음악으로 재밌게 풀어내시던 선생님, 수학에 자신감이 없던 나를 수학 경시대회까지 나갈 수 있게 만들어주신 선생님, 나도 깨닫지 못했던 나의 슬럼프를 먼저 눈치 채시고 진심으로 상담해주신 선생님, 내가 교대에 진학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선생님 등 너무 고맙고 닮고 싶은 분들이 많다. 그런데 막상 그토록 바라던 교대에 입학하고 3학년이 된 지금 생각해보면, 지난 3년을 ‘현실과 이상의 괴리’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학교 합격 발표가 나고 입학하기 전까지의 나는 굉장히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열정과 포부로 가득찬 학생이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저 과제하기에 바쁘고 필요할 때만 생각하려고 하는 기계적인 인간이 되어 버린 것 같다. 더 높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반수를 하거나 휴학하는 학생들이 정말 부럽다고 느꼈던 적도 있다. 그래서 나는 4학년이 되고, 졸업을 하는 것이 벌써부터 두렵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나는 그동안 한심하고 겁 많은 내 자신을 외면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벌써 3학년이고 더 이상 내 자신의 어두운 면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상태로 교사가 된다면 얼마나 많은 아이들에게 죄를 짓게 되는 것인지를 생각해야만 한다. 그래서 이 비전 선언문을 쓰는 순간부터 새롭게 각성하고, 내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선생님들처럼 학생들에게 그냥 선생님이 아닌 ‘평생 잊지 못할 은사님’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노력하려 한다.
5년 뒤의 나는 신규 교사로서, 사회 초년생으로서 엄청난 포부와 목표를 갖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을 것 같다. 또 교직실무와 수업하는 기술,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법 등을 동료 교사들과 대학원 진학 등을 통해 열심히 익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께 미숙한 교사로 비춰지지 않고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 같다.
10년 뒤의 나는 나름 노련한 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 같다. 웬만한 업무는 능숙하게 처리하고 수업 기술 또한 눈에 띄게 발전해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꿈을 응원하고, 고민을 먼저 눈치 채고 뒤에서 소리 없이 도와주는 든든한 길잡이 같은 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이다. 초임 발령 때 내가 받았던 도움을 떠올리며 신규 교사들의 적응을 열심히 도와줄 것 같다. 또 20년 뒤쯤이면 나와 함께 한 학생들이 몇 백 명 정도 되어 있을 것이다. 그 학생들은 모두 다른 삶을 살고 있겠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나를 그냥 선생님이 아닌, 힘든 순간이 닥쳤을 때 조언을 구하고 싶은 ‘평생 잊지 못할 은사님’으로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30년 뒤의 내 모습이 단지 교감이나 교장이 되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피터지게 노력하는 선생님은 아니였으면 한다. 나중에는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 교사로서의 최종적인 목표는, 주변의 뜻을 같이하는 동료교사들과 함께 대안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다. 30년동안 쌓아온 교직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학생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것을 반영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허황된 꿈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내가 꼭 이루고 싶은 나의 비전이다. 30년 뒤의 내가 이 비전 선언문을 읽고 후회하거나 안타까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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