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사회교육과 라한을

미래 교육 2014. 12. 5. 23:00

 

4녀 중 셋째인 나는 어릴 때 지극히 평범한 아이였다.

나에겐 연년생 동생이 있는데 어릴 적 아역배우만큼이나 이뻤던 동생에게 나는 늘 치여자랐다.

어릴 적 동생에게 밀려 사람들 관심밖에 있던 나는 자신감이 없고 내성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친척오빠들이 동생하고만 놀아서 혼자 방에서 울었던 아주 우울했던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난 어느 순간부터 질투와 욕심이 많아졌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 관심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렇게 뭐든지 열심히 하던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소위 말하는 모범생이 되었다. 수업시간에 발표도 적극적으로 하고 시험공부도 열심히 하여 항상 우등생이었으며 늘 반장을 했다. 나에대한 부모님의 기대는 날로날로 커져갔다. 중학교에서도 역시 전교 1등에 전교회장까지 엘리트급 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이 되고 선생님들은 연합고사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을 억압하기 시작했다. 이제껏 학교가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던 내가 그 순간부터 학교가 너무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난 어느순간 열심히 하지 않는 학생이 되었다. 담임선생님은 날 몰아세웠고 늘 다그치셨다. 담임선생님과 나의 마찰은 지속되었고 갑작스런 나의 행동에 엄마는 큰 시름에 빠지셨다. 

이제 껏 내가 관심받고 싶어 욕심부려 했던 공부지만 내가 하고싶어서였다. 그러나 누가 시키는 순간 욕심이 사라지고 오히려 하기싫다는 고집이 생겼다. 그리고 그 때부터 내 안의 일탈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선생님들의 기대를 받으며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난 선생님들이 기대하던 학생이 아니었다.

욕심을 버리고 공부를 손에서 놓자 어릴 적 그토록 받고자 했던 관심이상을 받기 시작했다.

비록 그 관심은 언제나 부정적인 편이었다. 왜 좋은 성적으로 들어와 공부를 하지 않느냐. 대학이 얼마나 중요한 줄 아느냐. 선생님들은 날 자주 불러서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들을 수록 난 학교가 싫었고 선생님이라는 집단 자체를 혐오하기 시작했다. 시를 써서 내라는 국어시간에는 학교를 출퇴근 하는 감옥이라 하며 학교에 대한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곤 했다. 

선생님들과 마찰에서 나만의 논리가 필요했던 나는 의미없는 공부, 자아가 없는 공부가 싫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 라는 논리를 세워 자율학습시간내에 나의 생각과 일기만을 적어내려갔다.

그렇게 고3역시 의미없이 보내고 난 영상학과에 진학했다. 어릴적부터 내가 당연히 의사가 될 줄 알았던 부모님에게는 믿기힘든 현실이었을 것이다. 내가 꿈꾸던 대로 영상학과에 진학해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만들다가 문득 회의감이 들었다. 물론 흥미는 있었지만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되지 않았다. 단순히 소비되어지는 문화영역 서비스의 한 노동자? 정도로 스스로 여겨지며 갑자기 나 자신이 천해지기 시작했다. 또한 영상산업의 빈부격차는 어마했고 그 산업에서 미래의 내 위치 또한  가능성  없어보였다.

그래서 불현듯 자퇴서를 쓰고 집으로 돌아갔다. 부모님에게는 의대에 가겠다고 다시 공부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부모님은 놀라긴 하셨지만 오히려 좋아하시며 내가 다시 공부를 하게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 그러나 다시 공부를 하는 것은 힘들었고 의대에 갈 성적이 되지는 못했다. 다시 공부를 할 때 받은 부모님의 도움이 컸으므로 부모님이 원하는 교대에 왔다. 그토록 경멸하던 학교에서 평생 일할 교사가 되기로 한 나를 보며 친구들이 참 아이러니 하다고 말했다. 비록 내가 원하지는 않았지만 소위 말하는 1등 신부감 그리고 안정적인 직장, 난 나름 학교생활에 만족하며 살았다. 하지만 1학년 때 교육학개론, 그리고 수학동화 수업을 받으며 교사의 영향력이 결코 무시할 수 없음을 점점 체감하게 되었다.

난 이제 교사를 일반 노동자와는 구분지어 생각하게되었다. 교사는 노동자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연예인 그 이상의 존재이며 학생들의 삶을 만지는 의사이상의 존재이며 예술가 건축가 모든 직업 그 이상이라 여기게 되었다. 그런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게 될 예비교사로써 나는 어느순간부터 길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등 작은행동부터 다시 신경쓰기 시작했다.

교사는 실로 대단하다. 내가 입시제도 내 판에박힌 선생님이 아니라 내 인생의 선구자로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이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인생을 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일상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낸다. 학교가 즐겁지 않다면 아이들의 일상 역시 즐겁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내가 선생님이 되면 내가 느끼던 감옥같은 불편한 학교가 아니라 편하고 즐거운 학교가 되도록 만들고 싶다. 

학교가 늘 재미없던 나는 작은 재미를 찾기위해 참으로 왈가닥하고 장난꾸러기였던 학생이었다. 비록 수업시간과 선생님들 앞에서는 언제나 시무룩 했지만 말이다.

학생들만큼이나 아니 난 학생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앞으로 학교에서 보내게 될것이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도 학교는 재미있었음 좋겠다. 늘 웃음이 넘치는 교실 그런 교실을 만들고 싶다. 사랑과 즐거움이 넘치는 교실안에서는 정해진 규칙을 넘어선 더 많은 것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을 거 같다. 교실 안 모두가 즐겁기 위해서 모든 아이들을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살피며 수업이 아닌 놀이처럼 느껴지도록 노력하는 재밌는 교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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