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교대에 들어와서도 많은 방황을 했고 현재도 끊임없이 방황하고 있다.
살아오면서 계속해서 꿈이 바뀌었지만 단 한 번도 교사가 꿈인 적은 없었던 내가 교대에서 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다. 나는 흔히 말하는 성적에 맞춰서 학교에 온 사람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경찰, 검사 등으로 시작해서 시사프로그램 PD까지 주로 사회적인 문제에 관한 꿈을 가졌었는데 그에 비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가 작아보였던 것 같다. 또, 주변 선생님들을 포함한 어른들이 여자 직업으로는 초등교사가 제일이다. 라고 말하는 것도 내가 초등교사에 대한 생각을 일찌감치 접게 된 계기였다.
수시 때도 교대는 쓰기 싫다고 징징대면서 피했던 내가 결국 교대에 입학하게 되었고 그래서 계속해서 내 원래 꿈은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만 했다. 예전의 꿈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사회적인 관심을 가진 것도 아니었고, 교대에 입학했다고 교육에 엄청난 관심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학년이 점점 올라가고 3학년이 되어서야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사회적인 문제를 바라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 문제를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하고 싶다면 교육이 바로 그 해결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의 인격교육에 조금 더 신경을 쓰면 먼 훗날의 사회가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시작해서 조금이라도 교육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되고 싶은 선생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제까지의 나와 앞으로의 나를 생각했을 때, 첫 번째로 내가 되고 싶은 선생님은 다양한 분야에 경험이 많은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이 되어 당장 현장에 나가면 나는 수없이 다양한 성격의 아이들, 다양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경험이 많을수록 시야가 넓어진다.’ 라는 말을 하고는 한다. 나는 아이들을 더욱 잘 이해하고 다가가기 위해서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두 번째로는 차별하지 않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나에게 유일하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그분께서 유독 차별과 체벌이 심했던 기억이 있다. 자신이 예뻐하는 아이와 다른 아이가 똑같이 잘못을 해도 체벌의 정도가 달랐고 내 인생에서 가장 암흑기라고 느껴질 정도로 그때 당시의 나는 공부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위축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알던 것도 무서워서 대답을 못하곤 했고 어차피 선생님이 예뻐하는 친구와 나는 다르다는 생각에 도전하는 것도 꺼렸던 기억이 있다.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을 보면서 내가 선생님이 된다면 절대 차별하지 않는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대화하는, 소통하는 선생님이다. 아이들과 더 깊게 알고 대화를 나눌수록 교육적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도 나와 대화를 나누고 공감을 했던 선생님이었고 그래서 나도 그런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교대에 입학하고 나서 이제야 교육에 대해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문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는 교사에 대한 생각과 비전을 5년 후의 모습, 1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해가며 발전시켜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