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vision 세우기 : 음악교육과 최경호
저는 초등학생일 때부터 장래희망이 선생님이었습니다. 언제나 제 인생목표는 사대나 교대에 입학해서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사실 단순했습니다. 제 담임선생님을 보면서 좋았던 것은 기억하고,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은 고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커서 내가 원하는 선생님이 되면 아이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은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면서 점점 구체화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내 꿈에 다가갔고, 재수를 해서 그렇게 원하던 교대에 들어왔습니다.
언제나 나의 꿈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되고 싶었던 좋은 교사의 기준이 점점 흐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많은 선생님들을 접하게 되고, 더 많은 수업방식과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을 보면서 점점 혼란스러웠습니다. 처음에는 옳고 그름이 분명했지만, 모두 똑같지 않은 선생님들의 입장과, 각기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학생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과연 어떤 것이 진정으로 옳은 교사의 모습인가라는 질문의 답이 더 이상 처음처럼 분명하게 답이 나오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봐왔던 선생님들을 시간이 지나서 다시 생각해 보면, 좋았던 선생님도 안 좋은 모습을 갖고 계셨고, 그렇게 싫던 선생님들도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시던 선생님들이셨습니다. 한 사람을 1~2년의 시간을 갖고 판단했었던 것과 단편적인 모습으로 좋은 선생님과 나쁜 선생님의 선을 그었던 것이 지금 보면 참 어리석었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과제를 하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분명했던 내 생각이 어쩌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치관에 혼란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되고 싶은 교사상과 되고 싶지 않은 교사상을 제시하겠습니다.
교사가 되어서 무엇보다 우선하고 싶은 것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사실 요즘에는 초등학생도 학원이나 과외를 안다니는 학생들이 없습니다. 이미 학교에서 수업하기 전에 지식은 터득한 상태입니다. 학원에 비해서 학교는 전인격적인 교육을 실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움도 있겠지만, 인격교육을 받지 못하는 현재의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 관심을 받는다는 것, 사회에서 생활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잘 가르치는 선생님도 좋은 선생님이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선생님은 아이들을 이해하고, 인간다운 인간을 만들 줄 아는 선생님이 더 보람찬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의 성격이나 사회성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똑똑한 아이를 키우려는 선생님. 또 이기적이지만 공부를 잘하니 괜찮다며 그 아이를 방치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중점을 두고 싶은 것은 수업입니다. 첫 번째 목표인 아이들과 함께하는 선생님이 됐다면 아이들이 학습에 흥미를 갖고 시켜서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닌,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우고 싶습니다. 요즘에는 학부모의 학구열이 대단해서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뛰어 놀지 못하고, 공부만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학업에 흥미를 느껴서 나중에 멋진 학자가 된다면 바람직하겠지만, 억지로 시켜서 왜하는 지도 모르는 공부를 한다면, 그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공부가 왜 필요한 것인지 효과적인 공부 방법은 어떤 것인지, 또 자신의 장래희망을 이루기위해서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말해주고 싶습니다. 만약에 꿈이 요리사라면 학교 공부보다는 요리 공부, 요리 실습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아이들의 꿈에 맞춰서 자신들이 지금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같이 생각해 나가고 싶습니다.
5년 후라면 발령 받고 3~4년차 교직 생활 중에 있는 교사 일 것입니다. 3~4년 차면 이제 학교생활에도 적응하고 적당히 노련해진 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때 특히 조심해야 하는 건 나태해지지 않는 것입니다. 3~4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면 지치기도 하고 힘든 점도 많이 생겨서 나태해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처음의 초심을 잊기도 쉬울 시기죠. 초심을 잊지 않고 아이들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이 시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년 후라면 교직생활에 관련된 저의 꿈을 실현하려고 준비 중일 것 같습니다. 교직 생활이 10년 쯤 됐을 때는 교직생활 연구에 대한 포부와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시기입니다. 아직은 확실한 연구 분야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제가 음악교육과이다 보니, 국악교육이나 음악교육 분야에 관심을 갖고 특화시키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는 국악교육에도 관심이 많고, 합창지도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서, 10년차 쯤 되었을 때는 저의 전문 분야로 특화시키는데 힘쓸 것 같습니다.
20년 후에는 교직 생활이 거의 20년 된 시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승진 같은 것에는 욕심이 없는 편이여서 아마도 이 시기까지 평교사로써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긴 교직생활로 제자들도 성장해서 결혼을 한 제자도 있을 테고, 같이 나이 들어가는 제자들과 함께 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막상 선생님이 된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많이 됩니다. 내가 바라던 선생님이 될 수 있을지, 내가 싫어하던 선생님이 되어버리는 건 아닐지... 하지만 노력한다면 꼭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교직생활 3~4년 지나서 지쳐버리는 그런 선생님이 아닌, 항상 처음같이 그 열정을 잃지 않고 살아가도록 노력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