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미술교육과 박소영

미래 교육 2008. 7. 9. 15:54
 

나의 비전 세우기 : 미술교육과 박소영

 

  초등학생 시절부터 장래희망을 써오라고 담임선생님께서 쪽지를 내어 주시면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선생님’ 이라고 써서 냈던 기억이 난다. 나의 장래희망은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쭉 선생님이었다. 솔직히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담임선생님이 그냥 예쁘고 멋져 보여서 선생님이 장래희망이었다. 누가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어린 나이에 별 생각 없이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나’ 라는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고 나중에 내가 커서 무엇이 되어야 할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곤 했다. 이것저것 직업에 대해 다양하게 알아보곤 했지만 그렇게 고민을 한 후에도 나의 장래희망은 여전히 선생님이었다. “왜 교사가 되고자 하는가?” 라는 질문을 받으면 “가르치는 것이 좋아서요.” 라고 나는 항상 대답한다. 어찌 들으면 무성의 하다고 여길지도 모를 대답이다. 하지만 나는 정말이지 가르친다는 것이 너무나 좋다. 나에게는 5살 아래의 남동생이 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8살, 9살 정도의 어린 나이일 때, 우리 집 대문 앞에서 내 남동생 또래의 아이들을 옹기종기 불러다가 앉혀놓고는 항상 무언가 이야기를 들려주고, 뭘 바닥에 그으면서 열심히 가르쳐 주곤 하였단다. 내가 중학교에 가서도 나는 항상 반에서 가장 꼴찌인 아이와 짝꿍이었다. 담임선생님께서 일부러 나에게 그 친구의 공부를 좀 가르쳐 주라고 앉히신 것이었다. 그때 나는 친구에게 공부를 가르쳐 주면서 스스로가 그것을 즐겼다. 내가 누군가에게 깨달음을 주고 그 사람이 내 설명을 듣고 어떤 것을 알게 되면 너무나 뿌듯했다.  그래서 ‘내 적성은 바로 이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여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계속 나의 장래희망은 선생님이었다.

 그런데 정확히 말하자면 그 시절 나의 장래희망은 ‘초등학교 선생님’ 이 아닌,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 이었다. 평소 국어를 매우 좋아하기도 하였고 고등학교 때 언어영역 공부를 하면서부터 나도 커서 ‘언어영역의 최강자’ 라는 소리를 듣는 국어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고등학생 때부터 언어영역 문제 중 좋은 문제를 보면 훗날 선생님이 돼서 참고하려고 스크랩을 하기도 했었다. 내 수업을 들으면 학생들이 모두 감탄할 정도로 실력 좋은 선생님이 되기를 꿈꿔왔었다. 그런데 수능 성적이 평소보다 많이 떨어져 나오는 바람에 내가 꿈꾸던 청사진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내가 원하던 대학의 국어교육과에 지원할 수 없게 되자, 어머니께서 강하게 교대를 주장하시는 바람에 다른 대학의 사범대에 원서를 두 군데 넣고 한 군데는 전주교대를 넣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전주교대보다 낮은 대학에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범대는 모조리 떨어지고 전주교대만 합격하여 결국 이곳에 입학하게 되었다. 재수를 할까 생각해보았지만 집안 형편상 재수를 하는 것은 힘들었고 ‘원래 가르치는 일은 똑같으니까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에게 국어를 더 잘 가르치면 되지 않느냐’는 부모님의 설득에 교대에 다닌 것이 벌써 3학년이 되었다.

  내가 청소년기부터 항상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좋은 교사의 모습은 ‘실력 있는 교사’였다. 고등학생 시절이어서 그런지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가장 좋은 교사라는 생각을 해왔었다. 그래서 교대 입학 면접을 볼 때도 가장 이상적인 교사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이상적인 교사는 학생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교사입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교사의 가장 큰 소임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있고, 학생이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면 교사가 그 호기심을 충분히 채워주고 더 발전하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교대를 3년째 다니면서 교생실습도 나가보고, 공부방 선생님 일도 해보니 초등학교에서는 선생님의 가장 큰 역할이 수업을 잘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현재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교사상은 옛날과 조금 다르다. 바로 학생의 잠재력을 발견하여 그것을 학생에게 인지시켜 주는 것이 좋은 교사라는 생각이다.

 초등학생은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아이들이다. 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아이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고 성적순으로 줄을 세운다는 것은 크게 될 수 있는 아이의 가치를 제한시켜 버리는 일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의 잠재능력을 교사가 파악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아동 하나하나의 특성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아동의 적성과 흥미를 알고, 어떤 시간에 어떤 활동을 좋아하며, 어떤 능력이 뛰어난지 장점을 캐내어 그 아이에게 끊임없이 격려해주어 아동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나 또한 초등학교 시절에 선생님께서 “소영이는 물감 색을 참 예쁘게 쓰네. 미술 공부 해볼래?” 라고 몇 번 칭찬 해준 것이 기억에 남아 교대 미술교육과에 지원하였다. 그만큼 초등학생에게 있어서 교사의 관심과 칭찬은 그 아이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항상 아동에게 관심을 가지고 무엇이든지 눈여겨보는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또 요즘은 초등교사의 전문성에 대해 논란이 많다. 관심이 많고 아이들에게 친근한 교사라 하더라도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초등교사도 무엇이든지 한 가지 특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특기적성 교육을 민간단체에 위탁 할 것이라는 보도를 보았는데, 교사가 한 가지씩 특기를 가진다면 아이들의 방과 후 교육활동 시에도 유용하게 쓰이고 교사들끼리도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원래 국어교사가 꿈이었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좀 더 깊이 배워서 학생들에게 좀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어린이 논술이다. 이 분야에 대해 공부를 더 많이 하면 아이들을 가르칠 때나 방과 후 교육활동 등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글쓰기 능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논술학원이나 과외도 많이 하는데 학교에서 내가 아이들에게 잘 가르쳐 준다면 그만큼 사교육비도 줄일 수 있어 학부모들도 좋아할 것이라 생각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내가 생각하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실천을 현재에도 조금이나마 하고 있다. 작년에 짬짬이 공부를 하여 ‘한국어 능력 시험’ 을 보았다. 학생들에게 논술을 가르치려면 가장 기본적으로 국어에 대한 여러 지식을 쌓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급수는 안타깝게도 기대한 만큼 높게 나오지 않았지만 아직 국어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할 것이 남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부를 해 나갈 생각이다. 교사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조금 세워보자면, 먼저 임용을 합격하자마자 대학원에 들어갈 것이다. 글쓰기 교육과 관련하여 공부를 하고 틈틈이 논술 교재 연구도 할 것이다. 아마 교직 생활 5년차 정도 되면 어린이 논술을 전문 사교육기관에서 하는 것만큼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재량활동 시간이나 방과 후 활동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논술을 가르칠 것이다. 내가 농어촌 학교에 있다면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교직생활 10년차가 되면 어느 정도 학생들을 다루는 노하우도 쌓여서 좀 더 아이들 하나하나를 파악하기 쉬울 것이다. 지속적인 교류를 하기위해서 모둠일기장 등을 통하여 아이들의 흥미를 알아보기도 하고 서로 대화도 많이 할 것이다. 그리고 수업에 있어서 아이들이 직접 활동하는 수업이 많도록 노력하여 어떤 식으로 아이들이 활동하는지 지켜보는 교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교직생활 20년차가 되면 어느덧 나도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때는 어린이 논술에 관한 교재를 직접 개발하여 다른 교사들을 연수시키고 싶다. 20년간 아이들에게 논술을 가르쳐온 경험과 여러 가지 시행착오 등을 교재에 담아서 학교 수업 중에 한 두 시간씩 짬을 내어 가르칠 수 있는 어린이 논술수업을 연수시켜 주면 많은 교사들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교직 30년차가 되었을 때는 내가 가르친 아이들도 어느덧 어른이 되어 교직생활에 대한 뿌듯함과 보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 같다. 나이는 50대 중반이지만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식지 않도록 스스로를 항상 채찍질 해가며 교사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의 가장 큰 목표가 바로 나이가 들어도 자기계발을 멈추지 않는 교사가 되는 것이다. “저 선생님은 나이가 많아도 정말 열정적이야.” 라는 말을 듣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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