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사회교육과 김충현

미래 교육 2008. 10. 31. 00:36

 

  저는 어렸을 때부터, 제가 기억할 수 있는 그 때부터, 줄곧 장래희망이 선생님이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저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어서 피아노 학원 선생님, 유치원 선생님, 미술학원 선생님, 보습 학원 선생님 등 가르칠 주제만 수없이 바꾸어 가며 '선생님'이란 틀은 바꾸지 않고 줄곧 내 꿈으로 삼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것을 내가 알려주는 그 행위 자체가 좋아서 선생님을 흉내 내면서 놀이를 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막연하게 그냥 ‘선생님’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바뀐 건 고등학교에 들어간 이후부터였습니다. 사실 그 때는 가족과 친척들이 제가 교대에 가기를 많이 원했다는 것이 제 꿈이 초등교사로 구체화된 가장 큰 이유이긴 했지만, 교대에 입학하고 난 후로 정말 많은 고민을 거치면서 제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바뀐 것을 크게 느낍니다.

  저는 초등학교 교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뒤로 종종 교사가 된 후의 제 모습을 가만히 상상해보곤 했습니다. 초반에는, 솔직히 말해서 제 상상의 그림 속에 아이들이 등장했던 적이 그다지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때에는 초등학교 교사라는 직업을 깊이 있게 지켜본 적이 없었으므로 주변에서 흔히들 말하는 초등학교 교사의 외적인 조건들―방학이 있다거나, 퇴근 시간이 빠르다거나, 안정적이라는 점―에 이끌린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에 제 머리에 떠오른 건 대부분 그런 조건들이 주제가 된 밑그림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교대에 입학한 뒤 학교에서 마련한 한 번의 교육봉사실습과 두 번의 교육실습을 거치면서 점차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원래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으나 지금은 거리에 지나가는 아이만 봐도 그들을 사랑스러워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신기할 뿐입니다. 게다가 최근 교육실습에서, 제가 들어가게 된 반의 모든 아이들이 예뻐 보이는 경험을 한 이후로 저 스스로 정한 ‘좋은 교사’의 기준에 조금이나마 다가간 것 같아 조금 용기가 생겼습니다.

  저는 ‘좋은 교사’가 됨에 있어 달리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배워서 남 주는’ 교사의 직업 특성 상, 최대한 두루 아는 것이 강점이 될 수 있는 건 사실이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아동에 대한 조건 없는 애정과 수업기술, 이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교사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고, 따라서 ‘아이들’을 위해 ‘애정’을 가지고 ‘가르치기’ 위해 ‘기술’을 쌓는 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절대로 이 두 가지 중 하나라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작년에 소수의 아이들 몇 명의 학습지도를 맡아서 해봤는데, 가르친다는 건 정말 생각보다 훨씬 힘들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일단 수업 내용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고, 아이들이 졸지 않도록 흥미를 이끌어 주어야 하며, 그리고 아무리 내가 가진 지식이 풍부하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으면 전혀 효과가 없다는 걸 철저하게 깨달았습니다. 그 때 저는 위의 세 가지가 전부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수업이 점점 쳐지는 걸 끼자 그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졌고 수업은 흐지부지 끝나버렸습니다. 결국 전 제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됐습니다.

  제가 교사를 목표로 한 뒤 두려워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시큰둥하게 대하게 되는 것과 교수학습에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교사 자신에게도 교직 생활에서 교사로서의 보람을 제대로 느끼는 것이 인생을 살면서 큰 활력소가 된다고 믿기 때문에 교사의 꿈을 가지게 된 이상, 제대로 해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거창하진 않지만 몇 가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5년 후에는 첫 발령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 것입니다. 그 전에 4번의 실습을 거쳤다고는 해도, 아직 모르는 것이 산더미 같을 것이고 실전인 만큼 생각지도 못하는 일과 맞닥뜨리는 일도 종종 있을 것입니다. 실수를 해도 경험을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회의감이나 자괴감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직 교사한테 끊임없이 듣는 이야기가 풍부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아이들과 같이 배워간다는 느낌으로 서예나 공작, 다양한 악기, 스포츠 등을 다방면으로 배워두어서 학생들에게 전해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10년 후에는 어느 정도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익숙해질 때일 것입니다. 이때가 되어서도 처음의 마음을 절대 잃고 싶지가 않습니다. 초반에 쓰던 지도안을 계속해서 사용한다든가 하는 일이 없이, 동기유발이나 효과적인 교구, 이해를 도울만한 예시나 설명 방법에 대해서 끊임없이 연구를 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다른 교사들과 공동으로 연구하여 경험을 공유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담 분야를 꼭 공부할 생각입니다. 서른 명 정도의 아이들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각 학생의 사적인 고민이나 학생들 간 관계로 인한 고민들에 대해 언제든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20년 후에는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시기가 될 것입니다. 계속해서 수업에 대해서 공부하고, 대학원에 가서 특수 교육도 공부할 것입니다. 분명히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을 일반 학급에서 만날 일이 있을 것이므로 그 특성에 대해서 미리 알아두지 않으면 여러 난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초등교사는 기본적으로 모든 과목을 두루 가르치긴 하지만 자신만의 특기가 있어야 한다는 조언도 많이 전해들었습니다. 아직 이에 대해서 확실히 정해놓은 건 없지만 효과적인 독서 지도법이나, 제가 미술 쪽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해서 특활부 지도를 맡는다든가 할 것입니다.

  30년 후에는 교직에 완전히 자리를 잡고 교사로서의 관록이 상당히 쌓일 때입니다. 저는 승진에 큰 욕심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아마 이 시기에도 계속해서 평교사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처음과 끝이 같은 교사라고 인정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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