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서 나의 비전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
이 질문들의 대한 대답은 막연하게나마 실루엣은 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구체적인 모습을 상상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나는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
첫째로, 나는 다양한 사고를 길러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어릴 때 기억으로 이런 기억이 있다. 문제집을 풀었는데, 문제집에 이런 문제가 있었다. 만약 친구와 약속을 못 지켰을 때 그 이유를 뭐라 설명할 것인가? 난 내 나름 답을 썼다. 짝꿍과 문제집은 바꿔서 채점을 주는데 짝은 그 문제에 엑스표를 그렸다. 난 항의 했고 짝은 문제집 해설과 답이 다르므로 당연히 틀렸다고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짝 뿐만 아니라 주위 모든 아이들 역시 똑같은 소리를 했고, 그네들의 답은 해설과 똑같았다. 억울한 마음에 그 뒤부터는 나도 문제집 해설을 달달 외워서 풀었다.
이 기억은 내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겠다고 마음먹었을 무렵,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 최초의 기억이었다. 아이들이 이렇게 천편일률적이었던 것은 당시 나이의 어린 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모방 심리도 있겠지만 거기에 보태어 한 가지 정답만을 강요하는 학교 시스템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난 아이들에게 똑같은 답을 강요하고 알려주기보다는 ‘왜 그런지’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됐는지’ ‘다른 식으로 생각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물어보고 토론하면서 아이들에게 한가지 측면이 아닌 다양한 측면을 보게 하고 싶다.
둘째로, 나는 아이들에게 ‘양보’와 ‘느긋함’을 가르쳐주고 싶다. 흔히 요새는 경쟁 사회라고 한다. 중 고등학생은 물론이고 어리기 그지없는 초등학생들까지 경쟁에 압박당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이 10군데나 되는 학원을 다니고, 성적의 압박을 받는다.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성적 때문에 자살을 하기까지 한다. 그런 걸 보면 슬프고 답답하다. 그런 아이들은 대부분 항상 압박을 받고 있고, 남에게 뒤떨어지기는 죽기보다 싫어하며, 이기적이다. 난 그런 아이들에게 ‘양보’와 ‘느긋함’을 가르치고 싶다. 좀 지면 어때, 1등 못하면 어때. 그런 마음을 가르치고 싶다.
5년 후 나는, 교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그 때는 여러모로 정신없을 것이다. 학교에 적응하고,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알려고 노력하는 시절일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상관없지만 교사로서 고쳐야할 나쁜 버릇들을 고치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을 것이다. 예로 들자하면 늦잠이라던가, 반찬투정, 지나치게 빠른 말의 속도와 악필 등 말이다. 또, 방학 때는 대학원을 다니면서 계속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대학원이나 학원에서 미술 치료나 음악 치료와 같은 심리치료를 배워서 학생들의 고민 등을 풀어주고 학생들과 좀 더 소통하고 싶다. 그네들의 답답한 마음을 함께 고민하고 들어주고 싶다. 그 외 좋은교사 아카데미 등에 참가하여 내가 훌륭한 교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계속 생각할 것이다.
10년 후 나는, 새로운 교수법을 연구하고 시도하고 있을 것이다. 교육과정학이란 수업을 1학기 때 들었는데, 거기에서 타일러의 논리와 같은 전통적 학습이 아닌, 질적 연구 평가라는 것이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배웠다. 학생을 학교에서 가르쳐준 지식들을 얼마나 잘 아느냐만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보다 이런 다방면의 평가를 통해 그 학생을 좀 더 잘 평가하고, 그 학생이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질적 연구 평가라는 것을 계속 공부하고 연구하고 시도하려 노력할 것이다. 또, 무언가를 계속 배우고 있을 것이다. 그 무언가는 피아노일수도 있고, 미술일수도 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워가면서 자기 자신이 나태해지지 않게 노력할 것이다. 여행도 많이 다니고 있을 것이다. 여행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아이들에게 수업을 할 때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다.
20년 후 나는, 중년의 교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집도 있을 것이고 통장도 있을 것이고 사회적 기반도 어느 정도 잡혀있을 것이다. 이 때 쯤 되면 나는 해외 파견 교사로 일하고 싶다. 해외에 나가서 우리나라와는 다른 외국 교육을 경험하고 유용한 점이 있으면 벤치마킹하고 함께 공부해보고, 적용해 보고 싶다.
30년 후 나는, 굉장히 여유로울 거 같다. 슬슬 퇴직을 준비할 시기인 거 같기도 하다. 아마 그 때 쯤이면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잘 가르치고,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을까 하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하는 질문에 대한 답들을 대부분 찾거나 혹은 만족할만한 자기만의 해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나름의 답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후배 교사들을 가르치기도 혹은 그네들의 열정과 패기를 보며 나른해졌을지도 모르는 내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 교생 실습을 하면서 내가 과연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심각하게 했던 것도 기억난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꿈이 선생님이었던 만큼 열심히 노력하여 훌륭한 선생님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