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졌던 나사를 조이게 한 나의 비전
사회교육과 김은정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내가 ‘교사가 되어야 겠다’ 고 생각했던 때가. 아주 어렸을 때였지만 나는 그때 만났던 그 선생님만큼 나도 나중에 그렇게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의 꿈은 항상 선생님이었다. 하지만 초등교사가 되기 위해서 거쳐 가야 하는 관문인 교대에 들어오기 전에 한 번의 시련을 맛보아야 했다. 그 시간을 후회해 본 적은 없었다.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교사가 되기 위해 한 발, 한 발 담그니 오히려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 교대에 들어온 뒤 다른 학교의 아이들과 달리 나는 미래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우리는 다 같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니 학교에 흥미가 생기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1학년 과정을 배울 때에는 소질이 없는 피아노와 미술을 해야만 하는 게 너무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이 직업에 대해 더욱더 회의가 들었는지 모른다. 나뿐만 아니라 주위에 이런 고민을 하는 동기들은 참 많았다. 그런데 1학년 실습을 다녀온 후로 많은 친구들이 이 길을 선택하길 잘한 것 같다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실습을 다녀온 후, 오히려 더 많은 고민을 했다. 처음 실습 때, 5학년 아이들을 만났는데 정말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온 뒤, 꿈에 대해 확신에 찬 친구들을 보면서 부럽기만 했다. ‘정말 나는 이 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 그럴 때마다 나는 더욱더 힘들었었다. 그러나 하느님은 나를 버리지 않은 것 같다. 다행히 내 생각이 변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시점은 바로 2학년 교생 실습 때였다. 1학년 교생 실습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더욱더 노력하려고 마음먹고 실습을 나가게 되었다. 물론, 아이들을 처음 대하기는 어려웠지만 차츰 아이들이 마음을 열어주기 시작했다. 나를 선생님으로 바라봐주고, 나의 행동 하나하나를 좋아해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아,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비전을 세우고 있는 지금이 두 번째 변화의 시점이다. 재수할 때도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에 거기에 더 재미를 느끼고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목표를 뚜렷이 세우니 빨리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다.
5년 뒤에 나는 이제 막 현직에 나가서 현장경험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조직생활이라는 사회생활에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고, 지금까지 배워온 이론과 달라 많이 좌절도 할 것이고, 가끔은 쓴 소리도 들어가며 순간순간 대처해야할 일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하나로 교단에 섰겠지만, 현장에 나가서 배워야 할 것들은 사실 교대에서 배우는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러한 것들에 대해 선배 교사들에게 겸손히 차근차근 배워가는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10년 뒤에 나는 아마도, 어느 정도 현장에 대한 이해를 많이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10년 뒤면 아직도 아이들에 대한 열정에 끊임없이 무언가에 도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아동 상담이나 심리에 대해 배우고 있을 것이다. 이번 2학년 1학기 과정에서 상담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상담과목을 배우면 배울수록 드는 생각은 꼭 대학원에 와서 아동 심리나 상담에 대해 배워야겠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만이 좋은 교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잘 가르치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잘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교사가 될 수 있는 자격 요건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시기에 따라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급격히 변화하기 때문에 그러한 점을 잘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대학원에서 상담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
20년 뒤에 나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을 배우고 싶다. 아이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은 다양할 것이고, 그것을 어느 정도는 알고, 할 수 있고, 함께 하는 선생님이야말로 아이들의 꿈을 다양하게 이끌어 낼 수 있는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꼭 선생님으로서 해야 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깊이는 아니더라도 다양하게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즉, 풍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서예나 그림, 또는 가야금이나 장구 등을 다양하게 배워보고 싶다. 또한, 특수아동에 대해서도 배워보고 싶다. 요즘은 특수아동이 일반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많다.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을 자세히 알고 있어야 교사가 그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선생님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그들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느냐가 결정된다고 본다. 그래서 특수아동에 대해 더 연구해서 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30년 뒤에 나는 교감, 교장 선생님으로 살고 있을 것이다. 끝까지 평교사로 남아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다양하게 교육 쪽에 몸담고 싶다. 학교 교장이나 교감 선생님은 학교 경영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었던 또 다른 꿈인 경영의 한 측면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대도시 보다는 시골 학교의 교감 혹은 교장 선생님이 되고 싶다. 시골 아이들은 열악한 환경 때문에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는 다양한 가르침을 주고 싶고, 배웠던 상담을 해주기 위해 교장실도 개방해 두고 싶다. 어렸을 때 봤던 권위적인 교장 선생님이 아닌, 아이들이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교장 선생님이 되고 싶다.
부족하지만 이렇게 비전을 세워보니 머릿속에 나름대로 그림이 그려진다. 사실, 이 비전을 세우기 전에는 막연하게 선생님이 되어야지 라는 생각만 해서인지, 나 자체가 많이 나태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어느 정도 목표가 생기고, 학생 때 무엇을 해봐야 할지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삶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지금 세운 비전처럼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번 딛고 일어났던 것처럼 항상 이것을 목표로 가슴에 담아두고 딛고 일어나려고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