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사회교육과 박이슬

미래 교육 2008. 11. 2. 20:35

 

벌써 교육대학교에 다닌 지도, 2년째가 되어가고 교생실습도 짧게나마 2번이나 다녀왔지만, 아직도 미래의 나의 교사생활을 구체적으로 그려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어쩌면 나의 교사상을 정립하지도 못한 채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나에 대한 좌절감은 물론이거니와 내가 가르치게 될 아이들에게도 굉장히 미안한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전선언은 앞으로의 내가 되고 싶은, 되어야 할, 앞으로 내가 될 교사상의 정립에 있어서 주춧돌을 쌓는 단계를 밟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고등학교 선생님과 교사라는 직업에 대하여 대화를 한 적이 있다. 교대생들과 앞으로 그 교대생들이 맡을 학급아이들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교대라는 곳이 특수목적 대학교이고, 또 임용고시만 합격하면 직업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인기도 많기 때문에 교대에 진학한 사람들은 아마 대부분 자신의 학교에서 꽤 성적이 우수했던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교대에 오는 사람들이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문제이지만, 선생님이 과연 성적만 좋고, 머리만 좋다고 다 잘 가르칠 수 있을까? 특히나 초등학교 교사는 잘 가르치기 보다는 아이들을 잘 인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급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있다. 장난을 잘 치는 아이,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아이, 조용한 아이, 공부를 잘 하는 아이, 공부를 못 하는 아이 등 여러 아이들이 모여 있는 하나의 작은 사회라 할 수 있다. 교사가 된 선생님은 과연 어렸을 때 어떤 아이였을까? 대부분 공부를 잘 하는 아이, 아마 일탈은 거의 해보지 않은 모범생이었을 것이다. 모범생이었던 선생님이 과연 문제아를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공부를 못 하는 아이를 잘 가르칠 수 있을까? 교대입학의 기준이 단지 성적이라는 것에 대해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럼 어떤 사람을 교사로 뽑아야 하나’ 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실제로 있다면, 많은 경험을 해본 사람을 교사로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출도 해보고, 공부도 열심히 해보고……. 이런 사람이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과연 어떻게 뽑을 수 있을까도 의문이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그 선생님께서 한 말이 있다. ‘아이들을 평등 하게 대해주라’는 것이다. 공부를 잘 했던 선생님은 공부를 못하는 아이를 잘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한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는 선생님이 특별하게 신경 쓰지 않아도 스스로 잘 하므로 그렇지 못한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라고 하셨다. 모든 아이를 평등하게 대해 주는 것.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도 인간이기 때문에 내가 교사가 된다고 하더라도 공부잘하고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아이를 더 좋아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꼭 교사로서가 아니더라도 세상 모든 사람에 대해서 평등하게 대하는 것,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교사는 아이들에게도 평등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5년 후에는 아이들을 정말로 ‘평등’하게 대해줄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 교사가 된 지 몇 년 안 된 초보교사이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도 겪고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계속 노력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반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편지도 써주고 싶고, 인격적인 대화도 많이 나누는 교사가 되고 싶다. 또한 대학원에 진학하여 아이들의 인성적인 면 외에도 학문적인 면의 도움을 주기 위해 더 나은 교수법 등을 배우고 싶다.

10년 후에는 평등하게 대해주는 교사는 물론, 뭐든지 잘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현재 내가 배우고 있는 pop나 여러 가지 악기들을 계속 배우고 있을 것이고, 내가 배워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분야의 세미나와 연수에도 참가하고 싶다. 또한 아직 가보지 못한 많은 나라들을 여행하고 싶다.

20년 후에는 아마 교사로써의 나의 위치에 안정적인 시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에 있어서 가장 높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 때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 노하우들을 나의 후배들, 교대생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교대에 가서 강사로써 강의를 해보고 싶다.

30년 후에는 교사의 일을 마무리하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너무 늙어서까지 아이들을 가르치기 보다는 내가 이제까지 해왔던 일을 정리하며 살고 싶다. 그 동안 다녀왔던 여행들을 정리하며 사진첩이나 책을 쓰고 싶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쌓아왔던 노하우나 경험담을 담은 책을 내고 싶다. 또 그동안 배워왔던 것들을 이용해서 복지기관 등에서 자원봉사로 일하며 내 능력을 펼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