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특히 수능준비를 하면서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고 계획대로 시간을 보내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던 기억이 있다. 하루에 내가 해야할 일들을 하나씩 해 나갈 기분좋은 상상을 하면서 계획을 세울때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지만 미리 계획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제대로 행해지지 않았을 때 나 자신에 대한 큰 실망을 하곤 했다.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교대로 진학했을 때는 물론 내게도 많은 생각들과 꿈이 있었다. 주위의 기대를 져버리기 싫어 학교에 입학한 것도 하나의 이유이긴 하지만, 나 스스로 많이 생각하고 결정한 일이었다. 일반적인 아이들보다는 조금 늦은 나이에 교대에 오긴 했지만 그 누구 부럽지 않게 열심히 생활하고 싶었고 선생님이 되기 위한 준비를 열심히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학교에 들어와서 하나하나 적응해나가고 생활해가다 보니 나는 선생님이 되기 위한 나 자신만의 준비를 잊은 채 하루하루 학교생활을 해 나가는 것에만 그치고 있었다.
학교에 들어와 정신없이 1학년이 가버리고, 2학년이 되어 학교생활도 슬슬 지루해져 가고 내가 과연 이 학교에 왜 왔는지 회의감이 들 쯤 나는 1년에 한번씩 경험하게 되는 실습을 나가게 되었다. 1학년 때 이미 해본 실습이었지만, 긴장도 됐고 걱정이 앞섰던것이 사실이다. 원하던 학년에 배정받지 못한 것을 알고는 시작부터 힘겨운 1주일을 예감했었는데 정말 뜻밖에도 나는 이 1주일을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보냈다.
그건 바로 실습을 갔던 반의 담임선생님 때문이었다. 선생님은 여러면에서 참 닮고 싶은 분이었다. 그리고 특히, 선생님과 아이들과의 진심어린 교감이 ‘나도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진심으로 따르고 단순히 가르치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넘어서 진심을 나누고 있는 것이 내게 여러 가지생각을 할 기회를 주었던 것 같다. 1주일간의 감사한 실습을 마칠 때 선생님이 내게 주신 책에 써있던 말씀을 난 핸드폰에 저장해 놓고 가끔 보곤한다. “ 누군가... 제게 다시 직업을 택할 기회와 용기를 준다면 교단은 피하고 싶습니다. 지식과 욕심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가슴 가득 사랑이 넘치는 선생님이 되세요.” 처음 책을 선물 받았을 때는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라는 이 제목에 이끌려책을 읽느라 선생님이 남겨주신 말씀을 보질 못했었다. 얼마후에 이런 말씀이 써져 있는 것을 보고는 나는 한참이나 마음이 울렁였다. 책의 내용도 나를 참 감동시켰지만 선생님의 말씀이 내게는 더 큰 선물이고 보물이 되었다. 내가 보기에 정말 훌륭하게 반을 이끌어가시는 선생님도 힘드신점이 있는데 나는 더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고다니 선생님처럼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선생님이 되라고 내게 그런 좋은 책을 선물해 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슴 가득 사랑이 넘치는 선생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렵고 힘든일이구나 싶지만 나는 정말 말그대로 사랑이 넘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그저그렇게 교과서에 있는 내용만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닌 나의 진심으로 아이들도 자신의 꿈도, 친구의 마음도 모두 소중하게 여기면서 자랄 수 있도록 함께 돕고 싶다. 아이들의 꿈과 함께 하면서 나도 조금 더 변화 발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교사가 되는 나의 첫 계획이자 목표가 되었다. 단순하게 내가 가르치는 것이 아닌 아이와 어른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내가 계획하는 나와 나의 학생들의 모습이다. 그리고 항상 아이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나를 이곳에 보내심은 큰 쓰임을 위해서라는 것을 잊지 않고, 나의 길을 위해 기도하고 싶다.
5년 후의 나는 아마도 열심히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하는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교사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아 물론 어려움도 많이 겪을 수 있겠지만 아이들과 함께 경험하고 생활하면서 나는 조금 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걸음을 한발 내 딛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의 정신적인 교감은 물론 나는 교사로서의 나의 자질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대학원에서 아동심리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을 것이다. 평생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 훗날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보탬이 되고, 내 개인적인 발전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또, 대학교 때 열심히 하지 못해 부족한 영어를 좀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전담 선생님이 따로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시대에 영어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린것이 사실이고, 아이들에게도 익숙한 영어라면 선생님인 내가 열심히 배워서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10년 후의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 조금은 웃음이 난다. 누구일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가정을 이루게 될 것이고, 엄마가 되어있을 것이다. 물론 내 아이는 어리겠지만 엄마가 된 입장에서 본 학생들은 한없이 더 사랑스럽고, 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들도 이해하게 되는 넓은 마음과 여유를 가진 선생님이 되어 있을 것이다. 초임시절에는 학교에 적응하고 아이들과 생활하고 대학원을 다니는데 정신이 없었다면 10년 후에는 그동안 쌓아온 나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교실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사랑할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아이들과 대화하고 교감할 것이다. 나는 그리고 이맘 때 쯤 우리 반 아이들과 꼭 함께 해 나가고 싶은 한 가지 일이 있다. 나는 어린 시절 글을 쓸 기회가 많지 않았다. 기껏해야 일 년에 한 두번 형식적으로 하는 글짓기 대회 때나 글을 써봤지 어린 시절에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해 본적은 드물었다. 자신이 가진 생각을 말로 하기도 물론 쉽지 않지만 글로 쓰는 것은 말로 하는 것보다 더 어렵게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이런 글쓰기를 생활화 해주고 싶다. 함께 “생각노트”라는 것을 만들어, 같은 이야기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적도록 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게 하고 싶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의 스스로의 생각도 정리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들으면서 자신의 사고를 넓혀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20년 후의 나는 사십대 중반의 나이로 많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한 노련함을 가진 교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교사라는 직업에 관해 진지하게 “내가 제대로 교사라는 직업에 충실히 임하고 있는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초심을 떠올리는 나를 상상할 수가 있다. 어쩌면 조금은 나태해졌을 내 자신을 가다듬고 나는 초임교사때의 열정으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때쯤이면 내 아이도 훌쩍 자라 있을 것이고, 엄마로써 초등학교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 지를 조금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꿈에 조금더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꿈을 찾아 노력할 수 있도록 나는 아이들 속에 감추어진 새로운 능력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또 나를 끊임없이 변화시켜 새롭게 교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40대 중반의 나이는 모든 것이 정해지고, 안정적인 삶만을 추구할 시기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때에 나를 발전시키는 공부를 계속해서 할 것이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될 것이다. 계속해서 노력하고 변화해 무언가 또다른 교사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들에게도 분명히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는 생각이 든다.
30년 후의 나는 오십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 이제 아이들과 생활하는 것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속에 완전히 녹아든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이때는 초임교사때와 같은 체력은 없겠지만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젊은 교사들에게 뒤지지 않는 열정으로 아이들과 함께 할 것이다. 곧 퇴직을 맞아올 시기가 되는 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대학에서의 강의도 한결 더 여유롭게 학생들과 소통하며 좋은 결과를 내게 될 것이고, 이제 아이들을 보는 시선도 한결 더 여유로워져 있을 것이다. 나이든 선생님이라 기피하는 것이 아닌, 저 선생님이 가진 노하우를 배우고 함께하고 싶은 그런 교사가 되기 위해서 학생들과의 교감뿐만 아니라 동료 교사들과도 교류를 이어갈 것이다. 나이에 걸맞는 노련한 선생님이 되어 퇴직하는 그 날까지 교실을 운영하면서 아이들과 내가 함께 배우고 발전하는 모습일 것이다.
오늘 나의 이 비젼은 25살인 내가 스스로에게 내는 숙제와도 같다. 물론 조금은 시기가 늦어질 수도 좀 더 빨리 이뤄질 수도 있지만 이것들은 내가 해야 할 일들이고, 나는 해내고 말것이다. 내가 원하는 좋은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나는 지금의 게으름은 버리고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슴 가득 사랑이 넘치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기도 할 것이다. 수능을 공부하던 시절 계획세우기를 좋아하고 그대로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었는데 오늘부터는 내가 좋은교사가 되기 위해 해야할 많은 일들에 대해 하나하나 계획을 세워봐야겠다. 하나씩 하나씩 내가 세운 계획대로 행해졌을 때의 기쁨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벅차오른다. 처음부터 끝까지 후회없는 교사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끊임없이 노력하고 기도로 준비해야겠다. 내게 주신 사명이 이것이라면 나는 그 사명을 위해 나의 쓰임을 위해 더욱더 좋은사람이 되고 싶고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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