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가지다.
꿈과 비전을 가진다는 것. 그것을 한번뿐인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할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 하고자 하는 일, 해내고 싶은 일을 꿈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계획하고 노력하며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는 재미가 바로 삶을 사는 기쁨이 아닐까. 하지만 나는 이렇다 할 구체적인 비전을 세우지 못하고 살아왔다. 도대체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도 깨닫지 못한 채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러다가 하얀 가운을 입은 약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세상에 아파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약을 만들고 싶다고, 아픈 사람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고 싶다고 꿈을 가졌었다. 하지만 수능성적이라는 벽으로 인해 처음으로 가졌던 꿈이 좌절되고, 그저 점수에 맞춰 막연하게 진학한 대학에서 나는 어떤 의미도 발견하지 못하고 방황했다. 비전이 없는 삶을 살고 있던 나에게 나를 가장 잘 알고 계신 부모님께서는 교사라는 길을 권유해주셨고, 나는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갈림길에서 많은 고민과 기도를 하였다. 그러면서 대학 휴학을 하게 되고, 다시 시작하게 된 공부. 교사가 되고 싶다는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기에 많이 힘들었고 흔들렸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하나님, 이 길이 내 길이라면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시고, 아니라면 나의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기도했다. 놀랍게도 생각지도 못했던 높은 점수를 받게 되고 나는 교대라는 새로운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교사의 꿈은 시작되었고, 어느덧 나는 교대 3학년생이다. 하지만 교사의 꿈을 품은 지 2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나는 구체적인 비전을 생각해보지도, 또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내 자신을 계발하거나 특별한 노력을 하지도 않았다. 그저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하며 막연히 흘러온 세월이 어느덧 2년 후면 내가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가 되어 있을 거라고 하니 아무런 준비도 비전도 없는 교사가 되는 것이 너무도 부끄럽다. 어쩌면 학창시절 내가 싫어하던 선생님의 모습처럼 내가 그런 교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준비 없는 나의 모습은 나의 제자가 될 아이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게 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나는 어떤 좋은 교사가 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얼마 전 국어강의시간에 교수님께서 수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써보게 하셨다. 나는 수업은 교사와 학생간의 나눔이라고 적었다. 지식의 나눔뿐만 아니라 기쁨과 행복의 나눔, 슬픔과 걱정의 나눔을 하는 것이 수업이고 학교라고 생각했다. 학교에 와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 즐겁고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드는 것이 교사가 아이들에게 해주어야 할 일,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야 할 학교라고 생각한다. 요즈음은 맞벌이 부부로 인해 가정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고, 부모의 이혼이나 가정불화로 인해 마음속에 상처를 받는 아이들도 많다. 이러한 슬픔과 걱정이 있는 아이들을 따스하게 보듬어주면서 걱정을 나누고, 그 상처를 치료해주는 따뜻한 교사가 되고 싶다. 또한 요즈음 초등학교 아이들을 보면 마음껏 뛰어놀 시간조차 없이 바쁜 학원 생활에 쫓기며 살고 있고, 요즘 아이들은 노는 방법을 몰라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또한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뛰어놀고 기쁨을 나누는 교사가 되고 싶다. 권위 있고 높이 존재하는 어려운 교사가 아니라 힘든 일이 있으면 기댈 수 있고 기쁜 일이 있으면 자랑할 수 있는 아이들을 헤아릴 수 있는 따뜻한 교사가 되고 싶다. 학교는 가기 싫은 곳이 아니라, 불행한 아이들이 치유되고 즐거움은 배가 되어 기쁨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 학교를 만들어 나가는 교사가 되고 싶다. 이러한 비전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과 나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5년 후에
아마 나는 신입교사로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학교현장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에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하면서도 많이 허둥대고 실수를 많이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입교사 5년간의 열정은 평생에 다시 오지 않는다는 어떤 교수님의 말씀처럼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열정만큼은 매우 불타오를 것이다.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따스이 불러주면서 함께 신나게 뛰어놀기도 하고, 아이들의 일기장을 보며 개개인의 기쁨과 고민에 대해 생각하며 보듬어 치료해 줄 수 있도록 노력도 할 것이다. 또한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재밌게 효과적으로 가르쳐 줄 수 있을까 매일매일 연구하면서 열정적으로 수업준비도 할 것이다. 어느 정도 학교에 적응해 가면서는 대학원을 병행하며 초등교육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싶다. 나는 아직 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0년 후가 되면
나는 아이들과 생활하는 학교에서의 삶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하고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처음 교단에 섰을 때의 그 설렘과 열정을 잊지 않고 항상 초심을 떠올리며 나태해지는 교사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나라 아이들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어린이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 지난 겨울방학, 영어공부 겸 경험 차 필리핀에 2달간 여행을 떠났을 때, 그 곳에서 나는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았다. 가난해서 밥을 굶지 않고 살기 위해서 어렸을 때부터 일을 하고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았다. 조그만 슈퍼에서 일을 하는 테레사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학교에 갈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일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배우고 싶은 열정이 넘쳐 노트 한 권에 이것저것 사람들이 알려주는 것을 적으며 공부를 했다. 책도 한권 없던 그 아이는 우리가 책과 노트를 선물로 주자 너무 기뻐했고, 계속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또 책에서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오히려 동물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아프리카의 어느 지역에는 동물원도 없고, 책도 없어 아프리카에 사는 동물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오히려 모른다는 것이었다. 세계에는 우리보다 잘 살지 못하는 나라들도 많고,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 나는 방학 동안을 이용해서나 아니면 잠시 긴 시간을 가지고 세계로 나가서 이런 아이들을 가르쳐주고 싶다. 만약 이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에서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책과 노트를 모아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보내는 활동을 할 것이다.
20년 후가 되면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데 있어서 꽤 노련해졌을 것이다. 20년이 넘게 교직생활을 한 덕택에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보았을 것이고, 여러가지 문제상황도 겪어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많은 아이들과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상담하고 마음을 치유해주는 데 있어서도 좀 더 공부를 하고 싶다. 그래서 상담과 아동심리치료 분야로도 눈을 돌려 공부를 할 것이다. 교사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아내와 엄마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공부를 한다는 게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아이들 개개인의 문제나 학급에서 학우들 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내가 전문적으로 미흡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공부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전문적인 상담선생님은 아니더라도 힘든 아이들에게 단순한 위로가 아닌 정말로 힘이 되고 영양가 있는 말과 치료를 해줄 것이다.
30년 후가 되면
꽤 오래 교직생활을 해온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교사로서 은퇴를 준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때쯤이면 교장을 할 것이다. 나의 꿈인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학교, 아이들이 웃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교사에서 나아가 교장이 되겠다. 시골의 조그마한 학교의 교장이 되어 공부에만 매달리는 학교, 일제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학교가 아닌 아이들이 자유로운 꿈을 키워나갈 수 있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허락되는 학교를 꾸려나가고 싶다.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들은 치유되고, 형편이 어려운 아이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고,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도 우리 학교에서는 모두 다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라면 한 평생 교사로서 살아온 내 인생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목표가 없던 내가 구체적인 꿈과 비전을 고민해보면서 나는 너무나 행복했다. 그리고 내가 세운 이 꿈들을 모두 이룬다면, 내가 가르친 아이들과 나아가 세계의 아이들이 나로 인해 작게나마 즐거운 학교, 즐거운 배움을 가지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을 꿈꾸며 앞으로 평생 동안 나의 비전을 잊지 않고 노력하며, 아이들에게 “이아름 선생님, 고맙습니다.” 라고 기억되는 교사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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