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나서 ‘염원’이라는 내 이름 두 글자는 세상에 남겨야한다는 생각이 제 어릴 적 각오이며 꿈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경영학 계통의 공부를 하고 기업에 취직해서 제 능력을 발휘하는 것 나아가 그 길에서 제 이름을 남기는 것. 이것이 저의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경영학과는 거리가 먼 교대를 오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자의가 아닌 타의로. 교사라면 그냥 고등학교 교사에는 조금 관심이 있었지만 정말이지 초등학교 교사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주변에서 좀 해달라고 하던 주일학교 교사도 고사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저에게 사명감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눈곱만큼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입학을 하여 무의미하다고 생각되는 공부를 하며 시간을 허무하게 보냈습니다. 그렇게 제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을 하던 도중 처음 찾아온 교생실습. 저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교사로서 잘 해낼 수 있을 것도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아이들과 하나가 되어 수업을 가르치는 모습은 제 어릴적 은사님의 모습과 겹쳐지며 큰 인상을 주었고, 그 이후로 강의시간을 접하면 접할수록 교사라는 직업의 가치를 성큼성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저에겐 내 이름 두 글자를 세상에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찾아온 생각의 전환은 강의실에서 이뤄졌습니다. 박승배 교수님의 교육과정 강의를 들으며, 기존의 제가 관심을 두고 있던 심리학과 교육학은 그리 멀지 않으며 교육학이라는 분야도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이 분야를 ‘파서’ 책에 실린 사람들처럼 이 분야에서 무언가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미래 저의 비전을 두 가지 측면에서 세우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측면으로서는 마치 아이들의 친구와 같이 진정한 소통을 하며 아이들과 하나가 되는 선생, 연구자로서는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교육학계에 업적을 남기는 학자. 두 가지 모두 취하는 비전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아래 미래의 모습은 연구자로서의 계획과 비전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적었습니다.
5년 후, 27살의 염원은 군대에서 갓 제대를 했을 것입니다. 사회인으로 돌아와서 겪는 교직생활은 분명 임용고시 합격 직후 처음 발령받았을 때의 교직생활과는 다를 것입니다. 군복무를 하다가 교직에 복귀를 해서 많은 혼란이 있겠지만 차근차근 처음 발령받았을 때의 설렘과 열정을 되새겨보고 아이들을 가르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군복무를 하느라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교수 이론과 현장에서 1년간 근무하여 실제 얻고 깨달은 지식들을 다시금 정리해 보는 시간도 꼭 갖도록 할 것이며, 심리학에 대한 공부도 틈날 때마다 할 것입니다. 27살 이후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계속 교직에 헌신해야 하는 삶의 첫 걸음을 떼는 것이 바로 제 27살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처음처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처음에 하는 일, 그리고 처음의 몸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의 제가 이 말을 떠올리면서 다시금 각성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게끔 27살의 시간을 열정과 함께 보내도록 할 것입니다.
10년 후
10년 후에는 전 22살일 것입니다. 이번에도 하나의 격언을 인용해 보고 싶습니다. ‘익숙하다고 느껴질 때가 가장 위험한 때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32살이 된 저는 분명 6년이라는 시간에 걸친 교직생활을 통해 익숙하다는 감정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한 학교에서 가장 오래 있을 수 있는 시간, 그 6년이 가져다주는 위치는 초등학교의 실제 환경에 대해 어느 정도 통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것입니다. 나아가 저는 제 자신의 발전에 대해 허술해 질 것이며, 제 자신에 대해 너그러워 질 것입니다. 그 느슨함과 나태함을 벗어내기 위해 저는 또 다른 목적의식을 제 자신에게 부여할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6년간 지내오면서 얻은 지식을 한 차원 높여 완전히 내 것으로 그리고 남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지난 6년간 틈틈이 했을 심리학 공부가 기존의 교육학자, 심리학자들이 내놓은 이론을 정리하고 적용해보는 기간이었다면 32살의 저는 제 자신을 한 번 그런 교육학자, 심리학자가 되어보는 작업을 시작하도록 할 것입니다. 물론 차이가 없을 수도 있지만 6년간 제가 마음속으로 구축한 이론과 기존 학자들의 이론과는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확실하고 정밀한 이론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 이론을 구축하면서 더불어 얻어갈 학생들에 대한 지식, 교수 방법, 교사로서의 태도를 다져나가고 그런 사고를 한다는 것에 의의와 목표를 두고 싶습니다. 또한 실과교육과의 이정수 교수님께서 조언 해 주셨듯이, 계속해서 외국어 공부도 목표로 삼아 공부할 것입니다. 훗날 제 지식의 확충을 위해서도 외국어의 공부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일본어와 영어를 완성하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삼고 꾸준히 외국어 공부를 할 생각입니다.
20년 뒤.
42살의 저는 그동안 세운, 그래도 아직은 완성에는 한없이 못 미칠 ‘염원 아동 교육 심리학 이론’을 객관적인 부분에서 다듬고 싶습니다. 즉, 대한민국에서 시작한 제 생각을 외국에서도 확인, 비교해보고 싶습니다. 또한 문화의 차이가 아동 교육에 가져다 줄 영향은 분명 한국 내에서만 연구한다고 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들의 환경을 몸소 체험하면서 그 나라 아이들의 모습을 봐야 조금이나마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쌓아온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먼저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부터 시작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서양 국가 혹은 아프리카 학교를 체험하고 싶습니다. 방학 동안에 외국을 다니면서 연구할 수도 있겠지만 더 좋은 방법으로 외국에 나가서 교육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방향을 적극 활용해 보고 싶습니다.
30년 뒤.
52살이 된 저는 그 어느 시기보다 아이들과 즐겁고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주시었고, 아직도 저의 역할모델이신 선생님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구천회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께서는 그 어느 반 선생님보다도 학생들을 잘 알고 학생들이 무엇에 즐거워하고 열정을 가지는지 알고 계셨습니다. 학생들이 어리니까 교사도 젊어야 학생들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구천회 선생님께서는 그 당시 50이 넘으신 연세이셨습니다. 즉, 전 나이를 초월해 진정한 소통을 하며 아이들을 바라보고 가르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목표, 그동안 제가 오랫동안 깨닫고 얻은 지식들을 바탕으로 책을 한권 쓰고 싶습니다. 비록 피아제나 콜버그 같이 위대한 학자의 이론과 대등한 이론 혹은 생각을 실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지만 그래도 제가 피부로 느끼고 깨달은 바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 주고 싶습니다. 저의 생각과 이론이 과연 그럴 자격을 갖출지는 모르지만 누군가가 제 생각을 접하고 깨달은 바가 있어서 저의 이론보다 더 뛰어나고 교육에 도움이 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교육에서 가장 뿌듯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청출어람’의 또 다른 실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글을 마치며..
제 미래를 구상해 보는 일이 상당히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계획 없이 지금까지 나는 예비교사로서 무슨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가 하는 생각도 더불어서 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제가 위에 적은 미래의 제 모습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저에게 달려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이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웬만한 열정과 사명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또한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또 한 번 격언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호랑이를 그리려고 해야 고양이라도 그릴 수 있다.’ 꿈을 크게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는 격언이라고 생각됩니다. 제 미래를 구상해 보는 작업을 통해서 호랑이를 그려야겠다는 다짐, 꿈을 가지게 되어 오늘 제 마음이 한편으로는 무거워 지면서 동시에 훈훈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세상에 내 이름을 남기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내 자신이 세상에 무엇인가라도 도움이 되는 것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고 가치롭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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