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영어교육과 박태영

미래 교육 2009. 5. 31. 22:22

비전선언

내가 비전 선언을 하겠지만 미래에 선언한대로 잘 될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몇 년 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생각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생략하겠다. 지금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건 소설 쓰고 있는 거랑 다를 게 없다. 내가 교사가 되면 학생을 어떻게 대하고 어떤 생각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가르칠지 생각해보겠다. 나는 그동안 많은 선생님을 만나왔다. 수백 명 정도 될 것이다.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 유일한 선생님은 고등학교 때 영어선생님 이셨던 이경수 선생님이다. 아무도 이경수 선생님이 누군지 모를 것이다. 이경수 선생님은 그런 분이셨다. 일단 외모는 제외하고 참 친구 같은 분이셨다. 아이들이 관심 있어 하는 주제나 의미 있는 시사 같은 이야기를 종종 해주셨다. 수업시간에 공부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그때 들었던 이야기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내가 고2때였는데 이성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와 선생님의 인생경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사자가 쥐 한 마리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하셨다. 재미도 있고 교훈적이기도 한 이야기들이었다. 다른 좋은 이야기 많이 해준 선생님들도 많았는데 내가 이름까지 기억하고 몇몇 수업내용이나 에피소드까지 기억하는 선생님은 그분 하나다. 고3때 몇 달간 영어보다 다른 과목이 급해서 그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다른 과목 공부를 했었는데 지금은 후회가 된다. 선생님의 수업방식은 완전 쥐락펴락하는 수업 방식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학생 참여를 유도하는 그런 수업 방식을 사용하셨다. 수업시간에 전화가 오면 구석에 가서 전화를 몰래 받으셨다. 그리고 인사를 하면 정석 인사로 받아주셨다. 역시 인사는 받아주는 맛이 있어야 할 때도 기분이 좋다. 자기의 어린 학생들 앞에서도 그랬다. 나는 그냥 그런 스타일의 선생님을 좋아하나보다. 또한 나도 그런 선생님이 되겠거니 생각해본다. 꼭 스타일이 아니더라도 그런 경향을 가질 것 같다.

이건 그냥 요즘 나의 생각인데 공부를 잘하는 학생보다 인격이 성숙한 학생으로 키우고 싶다. 근데 이게 참 쉬운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공부 잘하는 학생을 키우는 게 더 쉽다. 인격이야 요즘 소수를 제외하고 성격 나쁜 사람이 어딨냐고 할 수도 있겠다. 근데 지금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정신적으로 피폐해 있고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 이것은 교육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와 관련된 문제이다. 중,고등학교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초등학교에서도 조금이라도 비싼 아이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바로 옆에 있는 반 친구를 밟고 일어서야하는 방법만 강조하고 있다. 경쟁과 평가를 완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평가는 학생들의 선발하여 사회의 적절한 요소에 사회구성원을 배치하는 순기능 역할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평가로 인한 경쟁 중심 학습은 부작용이 있다. 과도한 경쟁이 문제일까. 하기야 현대사회 같은 경쟁사회가 잘난 사람들이 살맛나는 세상 아닌가. 더 돈 많이 버는 사람, 더 많은 정보력을 가진 사람, 더 권력 있는 사람이 잘난 사람이다. 잘난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것들에만 관심이 있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뭐가 부족한지 관심은 적다. 정치인들은 서로 잘났다고 싸우고 귀는 막고 입만 움직이기 바쁘다. 인격을 갖춘다는 것은 필요조건이 아니고 충분조건이다. 좀 더 주위를 살펴보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하는 것은 나의 욕심이겠다. 다른 사람의견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내 의견도 말할 수 있게 하겠다. 항상 에너지 넘치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신 이경수 선생님을 되새기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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