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영어교육과 박소정

미래 교육 2010. 5. 29. 16:54

나는 특별히 선생님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교대에 온 것도 그나마 내 자존심이 허락되는 학교였기 때문이고 특히 아이라면 딱 질색인 나다. 길거리에서 빽빽거리며 울어대는 아이들을 보면 그냥 한 대 쥐어박고 싶어지고 장난꾸러기인 아이들을 보면 가서 한 대 발로 차주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솓아오른다. 막내로 자란 환경 특성상 다른 사람을 돌본다거나 내 것을 희생한다는 것을 잘 할 줄도 모르고 일단은 나의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교대에 들어온 지 연수로는 3년째. 나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길거리에서 나를 쳐다보는 아이들을 보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는 것이다. 이유는 나도 알 수가 없다. 교생에서 이상하게 나를 따르던 아이를 교생이 끝난 후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내 눈가에 핑 돌던 눈물도 왜 그런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그저 사탕 하나라도 손에 쥐어주고 싶어지는 내 마음이 그 대답이 되지 않을까 한다.

5년 뒤에 나는 32살이다. 농땡이만 부리지 않는다면 29살에 첫 발령을 받을 것이다. 교대에 들어와서 항상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내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것들에 관해 멀어졌다는 것이었다. 그 두가지가 바로 미술과 과학이다. 그런데 나의 자존심만 버려주면 대학원에서 그 두가지를 공부해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그래서 5년 뒤 나는 서울대학교 과학교육대학원을 다니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유학준비를 하고 있겠지. 미술은 개인적으로 아주 많은 지식을 갖춘 상태일 것이다. 왜냐면 미술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유학은 미술치료 쪽으로 갈 것 같다. 장소는 독일이 좋을 것이다.

10년 뒤 나는 37살이다. 아마 유학간 그곳에 정착해 그곳의 선생님이 되어 있을수도 있고 미술과 과학을 접목한 교육방식을 최초로 우리나라에 도입하려 시도하고 있는 중일수도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랬던 것처럼 미술과 과학은 전혀 별개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어 더 황홀한 곳으로 함께 올라갈수 있게 하는 그런 관계의 학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 드물겠지. 따라서 내가 이 분야의 선구자가 되는 것이다.

20년 뒤 나는 47살이다. 교사로 시작한 사람들이 야망을 품는다면 행정쪽의 고위 공무원을 꿈꾸겠지.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행정고위공무원도 좋지만 평생을 아이들과 함께하며 교육기술에 뜻을 두는 수석교사야 말로 교사의 꽃이자 이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한다. 나의 전공을 살려 그 기술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가능성을 한껏 높여주고 계발해 주고 싶다. 이때야 말로 내 인생의 황금기일 것이다. 많은 열정과 높은 능력으로 그 누구보다 뛰어난 교사가 되고 싶다.

30년 뒤 나는 57살이다. 이때에는 아마 내가 개척한 이 분야에 관련된 책을 다섯권쯤 출판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리고 내 인생의 걸작을 위하여 고군분투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여전히 지식과 감정을 주고받으며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내가 아직도 현장에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무능력의 상징이 아니라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을수 있다는 것을 누구라도 인정할만한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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