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렸을 때 동계올림픽 경기 중 스키선수들이 비탈진 눈이 쌓인 산을 차가운 바람에 맞서며 빠른 속력으로 내려오는 것을 보고 ‘아, 나도 스키선수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아주 즉흥적으로 했었다. 고글을 끼고 원하는 각도로 꺾으며 자유자재로 그 높은 산을 순식간에 내려오는 스키선수들이 너무나도 자유로워 보였고, 대단해 보였다. 그래서 책상에 장래희망 칸에 스키선수를 1순위에 써놓았었다. 그러나 생각에만 그쳤을 뿐, 한 번도 스키타려는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또한 주위 친구들이나 선생님, 그리고 부모님들도 내가 스키선수가 되고 싶다는 말에 그저 웃음을 건넸고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았다.
나는 점점 나이를 먹으며 이 황당한 꿈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장래희망에 대해 나름 진지한 고민을 하면서, 결국 초등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 어렸을 적 한 아이가 스키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던 것에 대해, 남들은 보기에 황당하고 얼토당토 하지 않았겠지만, 적어도 그 꿈을 가진 아이에게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아주 소중한 꿈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런 꿈을 지켜주고 싶은 교사가 되고 싶다. 그 때 내가 스키에 대해 더 큰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부모님께서 나를 스키장에 데리고 가는 기회가 있었더라면 어쩌면 지금의 난 스키를 타고 산을 내려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의 교사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 역할은 교사의 기본 자격이라고 생각하며, 요즘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똑똑한 머리’보다도 ‘뜨거운 마음’이다. 흔히 교사 직업에 대한 높은 선호도 이유가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공무원이라 말한다. 물론 교사에 대한 직업에 적정한 보수는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정말 안정적인 보수 때문만에 교사가 되려고 한다면 정말 못할 짓이라 생각한다. 학교의 아이들을 생각하는 뜨거운 마음이 없이는 평생토록 아이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교사가 될 수 없다. 교사도 부처나 예수님이 아닌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의 꿈을 지켜줄 수 있는 뜨거운 마음과 열정을 지녀야 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10년을 다니며 만났던 많은 선생님들을 보면서 ‘정말 저런 선생님은 되지 말아야지, 혹은 꼭 저 선생님을 본받을 거야’ 생각을 하면서 ‘교사’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아직 뚜렷하진 않지만 내가 추구하는 교사모델을 그려놓고 그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해야함이 나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5년 뒤의 나는,
정신없이 5년이 지나버렸다. 아직은 뜨거운 마음을 지니고 시작한 초심을 잊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금 지쳐있기 때문에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아이들과 소통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반성해본다. 나의 마음만큼 잘 따라주지 않는 몇 아이들이 분명히 있다. 이 아이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교육할 것인지 정답 없는 고민을 해본다. 그리고 대학원을 다니면서 ‘상담’분야에 대해 공부를 심도 있게 한다. 꼭 면접을 통한 상담뿐만 아니라 음악치료, 미술치료와 같이 예술과 관련된 상담치료를 통하여 나의 아이들을 이해한다. 최대한 그 아이들과 넓고 깊은 소통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노력한다.
10년 뒤의 나는,
이제 겨우 아이들을 이해하는 법을 터득한다. 조금씩 그 아이들에 대한 마음을 읽고 다가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10년을 다시 되돌아보며, 나의 계획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휴가를 내어 잠시 휴식기를 가진다. 일종에 교사 직업에 대한 안식기로, 10년동안 만난 여러 아이들을 통해 나는 교사로서는 성장했지만, 박서현 이라는 내 삶의 내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하여 휴식을 한다. 휴식기 동안 외국으로 유학을 간다. 담임교사 이외에 따로 상담교사 제도가 잘 구비되어 있는 미국이나 유럽 초등학교의 교육환경을 접해보도록 한다. 세계의 다양한 외국학교들을 방문하면서 배울 점을 찾고, 내가 10년 동안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바를 유학공부를 통해 정리해보고, 반성하고, 새로운 대안법을 모색한다.
20년 뒤의 나는,
성인이 되어 찾아오는 제자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나를 재평가해보며, 새로운 계획들을 수립해본다. 어렸을 때 간직했던 꿈을 실현한 제자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제자들도 있다. 그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며 나를 되돌아본다. 즉, 제자로부터 ‘나’를 평가해본다. 그리고 변함없는 일상 속의 현실에 안주되지 않도록 발전하는 교사가 되기 위한 계획을 세워본다. 이제 세대차이도 꽤 나는 아이들과 여전히 소통할 수 있는지,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지녔는지 냉정한 평가를 내리며 나를 채찍질하도록 한다. 그리고 상담에 대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한 것과 20년 동안의 경험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30년 뒤의 나는,
교단에 서있기보다는 이제 후배 교사들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그리고 이제는 그들의 멘토 교사가 된다. 30년 동안 노력하고 연구했던 바를 그들에게 안내해준다. 후배 교사들과 교류하면서 나 또한 배울 점을 얻는다. 그들이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한다. 고지식하고 늙은 사고를 가지지 않기 위하여 주말마다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도록 한다. 형편이 어렵거나, 방과 후에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양한 체험학습을 다니거나,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다. 퇴직한 후에도 아이들의 소중한 꿈을 들어주고, 아이들을 생각하는 뜨거운 마음은 잊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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