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미술교육과 김윤희

미래 교육 2010. 5. 30. 00:17

나는 전주교육대학교 미술과 3학년 김윤희다. 나는 교대생이다. 나는 선생님이 될 거다.

왜?

나는 어렸을 때 꿈이 자주 바뀌던가, 너무 큰 꿈을 꾸는 보통 아이들과는 다르게 나는 나의 꿈은 내가 처음 꿈을 갖은 날 이후로부터 쭉 <선생님>이었다. 초등학교 때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꿈이었고, 미술이 좋아 미술부로 들어가고 싶도록 미술에 미쳐 살던 때에는 미술선생님 꿈이었고, 중학교 들어가서는 중학교 선생님이 꿈이었다. 어떻든 나의 꿈은 <선생님>이었다. 그러나 나는 꿈이 자주 바뀌지 않았지만 선생님이 돼야 하는 이유는 자주 바뀌었다.

내가 왜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걸까? 난 처음에는 선생님이 좋아서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때까지 나는 선생님이 너무 좋았다. 선생님은 따뜻했으며, 우리와 함께 했고, 친구 같았으며, 존경스러웠다. 그래서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그 선생님들을 닮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는 아쉽게도 그런 선생님을 한분도 찾질 못했지만 <선생님>에 대한 나의 꿈은 변치 않았다. 나는 항상 말해왔다. “나는 선생님이 되고 싶지만 아이들이 좋아서 선생님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나는 아이들이 싫다.”라고 말해왔다. 말한 대로 나는 어린아이들을 싫어한다. 통제하기도 어렵고, 나이차이만큼 생각차이와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때문에 머리가 아프기 때문이다. 난 그냥 단지 선생님이 좋아서 선생님만 좋아서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선생님이 좋아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것이 점차 말로만 반복적으로 말하게 되고 가슴속에 닿지 않은 건조한 말이 되어버렸다. 다시 말하자면, 선생님이 좋아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생각, 꿈이 아니라 아무 의미 없이 단순히 시 한편을 외우듯 의미 없는 기계적인 말이 되어버렸다. 나는 선생님이 왜 돼야 하는지 이유를 다시 현실에서 찾았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은 쉴 수 있는 방학이 있으며 퇴근시간이 오후 4시 30분이다. “나는 선생님이 된다면?”이라는 질문에 ‘선생님이 되면 운전면허를 따고 방학에 친구들과 놀러 가야지! 우와, 재밌겠다!’라는 기쁜 상상에 미소를 짓곤 했다.

올해 나는 완주군 봉동으로 멘토링을 나간다. 나의 멘토링 학생은 <최가희> 여학생이다. 가희는 반에서 왕따는 아니지만 친구와 잘 지내지 않는다는 말을 무미건조하게 말할 정도로 친구에 대해서 신경을 거의 안 쓰며 잘 지내지 않는다. 그리고 담임선생님마저 이 학생을 학업적으로 포기한 학생이다. 그만큼 기초가 아주 부족한 아이다. 가희는 수학에서 기초가 아주 부족한 아이지만, 가희의 꿈은 수학선생님이다. 나는 이 학생을 만나면서 선생님이 돼야하는 이유가 바뀌고 있다. 내가 몇 가지 짧은 기간에 가희와 내가 겪은 일을 말하겠다. 가희는 자기 공부실력에 대해 믿음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문제 푸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고 다 풀고 나서도 나를 멀뚱멀뚱 쳐다본다. 그런 가희에게 가희가 수학문제 풀 때 내가 개입하지 않고 혼자 풀라고 하고, 내가 “그렇지! 맞아! 잘 하는구나~”라는 믿음을 주고, 그리고 답이 맞으면 그 때 미소를 짓는다. 공부에 대한 재미를 느낀 것이다. 또 하나는 가희가 멘토링 약속을 해놓고 멘토링이 있는 걸 알면서도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결국 어머님이 데려다 주셨지만 가희는 나를 보자마자 “죄송해요”라는 말을 하지도 않고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가희는 사과를 해야 하는지 알지만 사과를 할 줄 모른다. 그런 가희가 나와 얘기하고, 긴 침묵을 유지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하였다.나는 가희가 사과하는 법을 배워서 사과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대화와 긴 침묵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가희가 나에게 사과의 말을 해주길 원했다. 나의 노력이 실현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수업이 다 끝나고 나서야 가희는 내가 사과하라는 말도 안했는데 용기를 내서 말하는 것이 역력히 보이게 나에게 “선생님, 오늘 늦어서 죄송해요”라는 말을 했다.

가희가 문제를 풀고 수학에 대한 흥미를 보였을 때 지었던 미소, 속으로 많은 갈등을 하고 난 후, 용기 내어 나에게 “죄송해요”라는 말을 했을 때, 나는 마음 속 가득히 따뜻한 풍부함을 얻었다. 가희가 미소를 지을 때 나는 그 보다 더 큰 미소를 가지게 되고, <죄송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뭉클한 감격과 행복을 가지게 되는 것을 느꼈다. 나는 학생이 부족한 점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그것이 실현이 되었을 때 나에게 더 큰 행복과 감동이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나의 감정이 내가 학생에게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로든, 학생을 안아주는 행위로든, 따뜻한 말이든 다시 학생에게 돌아간다. 내 삶에서 <행복>이라는 집이 있다면, 가희와 함께 겪은 이런 일처럼 이런 일들, 선생님이 <행복>집의 기둥이라는 것을 알았다.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이 공부가 싫으면 공부가 좋아지게 하고 싶고, [사과]할 줄 모른다면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학생들을 어떤 면에서든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싶다. 그리고 내가 채워준 것을 학생들이 흘리지 말고 따뜻한 인간으로 열심히 생활하는 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되어주길 바란다.

 

 

5년 후의 김윤희 선생님은

 

농촌에 있는 학교에 발령을 받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겠다. 그리고 담임선생님을 맡아 학생들의 집을 방문하여 학생의 부모님과 상담을 하겠다. 최대한 학생들에 대해서 알고, 이해하려고 하고 있겠으며, 내가 봐왔던 여자 선생님과는 달리 체육 할 때도 같이 체육을 하며, 운동회 할 때도 모자만 쓰고 가만히 있는 여자 선생님이 아니라 같이 뛰놀고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10년 후의 김윤희 선생님은

 

5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학교가 돌아가는 체제와 학생들의 습성을 조금은 알고, 이해하는 것에 여유가 생겼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5년으로는 부족한 것을 알기 때문에 계속 노력하고 있을 것이며, 나는 학생들을 이해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학생들이 갖고 있는 아픔을 이해하고 치료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대학교 2학년 1학기 때 <좋은 교사>에서 <미술치료>를 잠깐 배웠었다. 나는 10년 후에 더 배우지 못 했던 <미술치료>를 배워 학생들에게 은연중에 <미술치료>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담교육을 받아 학생들을 상담하여 그들의 상처를 아물게 하고 있을 것이다.

 

 

20년 후의 김윤희 선생님은

 

15년 동안 시골에서 교직생활을 했으니 20년 후의 나는 도시에 있는 학교로 가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을 것이다. 시골에 있는 학생이 갖는 고민과 도시에 있는 학생이 갖는 고민이 다를 거라 생각한다. 그 학생들의 생각을 듣고 싶고 이해하고 싶다. 그리고 시골의 학교는 반마다 소수이기 때문에 나는 수업을 함에 있어서 약간 소홀해 질 수 있고, 학생 수가 많은 반을 맡아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훨씬 많은 동료 선생님들 속에서 훨씬 많은 학생들 속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하며 많은 학생들을 어떻게 한명한명 최대한 신경써야하는지 하루하루, 주일마다, 한 달마다, 일 년마다 깨닫고 나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을 것이다.

 

 

30년 후의 김윤희 선생님은

 

시골의 학교도 근무해봤고, 도시의 학교도 근무해봤다. 나 나름대로의 학급운영을 하는 방법과, 학생을 이해하고, 상담하며, 학생들의 마음에 대한 상처를 치료하는 방법을 완벽하지 않겟지만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있을 것이다. 30년 후의 나는 53살쯤이다. 나는 내가 근무하는 학교마다 한 달에 한번 씩 신규선생님들을 불러 나의 교직생활에서 얻은 것들을 그 신규선생님들에게 말해주고 당부해주고 싶다. 한 달에 한번 씩 정기적으로 만나 나의 교직 생활을 이야기해 주며, 신규선생님들의 교직 생활을 들으며, 신규선생님들에게는 학급 운영과 학생들을 대하는 밥법 등의 대략적인 틀을, 나에게는 신규선생님들로부터 요즘 학생들에 대한 이해와 학생들의 특징을(내가 학생들을 이해하려고 한다고 해도 나는 50살이 넘었고 학생들은 10대이기 때문에 분명 내가 이해하는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듣고 서로 토의 할 것이다.

나는 선생님을 하는 동안 승진에 대해 눈이 멀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퇴직할 때가지 그저 선생님으로만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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