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선언

컴퓨터교육과 김나리

미래 교육 2010. 5. 30. 23:45

 

 

 

 

 

 사실 나는 교대에 입학하기까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나 스스로가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기에는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또 교사는 내 성격과 전혀 맞지 않는 직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경제학을 전공해 유학을 가서 외국의 기업이나 세계기구에 취직하거나, 의학을 전공해 제 3세계로 의료봉사를 떠나는 내 모습을 상상해 왔었다. 그런 내가 교대에 진학하게 된 것은 순전히 부모님의 바람, 그리고 내가 바라는 대학을 진학하기에는 모자랐던 내 능력 탓이었다.

 교대에 진학하고 나서 한동안 실패한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과 순수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교사를 꿈꾸는 동료들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인해 괴로웠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학교에 충실하지 못했고 늘 나의 학교생활은 불만투성이였다. 내 행동에 대한 모든 결과에 항상 ‘거봐 나는 선생님 되고 싶지 않다고 했잖아! 나랑 맞지 않는 직업이야’라고 생각했고, 학교에 나오는 것 자체를 불편해 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내가 학교를 다니는 내내 가장 무서워하고 두려워했던 질문 중 하나가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가?’ 였다.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무서운 일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도대체 왜 이렇게 선생님이 된다는 것을 무서워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나에게 이런 저런 교사가 되라고 강요한 사람도 없었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충고한 사람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자신이 교사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마 나는 은연중에 이미 교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큰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저 하루하루 출근부에 도장이나 찍고 대충 해도 좋은 그런 교사가 아니라 내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과 같이 누군가의 가슴에 평생 동안 새겨질 그런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내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던 것 같다.

 교대에 온지 3년 째 나는 이제야 조금씩 편해지고 있는 중이다. 이제야 조금씩 어떤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내가 어떤 선생님이 되어야 하는지, 어떤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건 나는 내 아이들을 이해하고 그 아이들의 마음에 사랑을 채워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내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오랜 시간 바라 볼 수 있는 인내심과 사랑을 가진 교사가 되고 싶다. 교사로서의 자랑과 자부심의 기준이 아이의 성적이 아니라 아이의 행복이 될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5년 후 나는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하고 있을 것이다. 3년째 대학교를 다니면서 대학이라는 곳이 교사가 되는 최종 관문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 나같은 경우 아직 교육에 대한 지식과 아동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반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 특히 아동심리학과 상담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로서 가르치는 교수법이나 교과에 대한 지식을 많이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0년 후 나는 핀란드에서 유학 또는 연수를 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해 교육학 수업을 받으면서 ‘핀란드 교육’에 대해 조사하고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엘리트 영재 교육과는 다른 평등한 교육을 지향하는 핀란드가 PISA의 조사결과 우리나라보다 상위에 링크되었는데 핀란드 교육에 대해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핀란드의 교육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이 커졌다.

특히 아이들이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겁게 학교를 다니는 모습이 참 많이 부러웠다.

10년 후 교사 8년차 정도가 되면 어느 정도 우리나라 초등교육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갖게 될 것이고 핀란드에 가서 핀란드 교육을 경험하고 긍정적인 부분은 수용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20년 후까지도 나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을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계속해서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할 것이고 좀 더 나은 교육 환경이 될 수 있도록 교육 행정에 참여하고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의 교사로서 힘이 미약하다면 더 공부를 해서 교육연구사가 될 것이다.

 

 30년 후 나는 이제 교사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교사 생활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 교사는 다른 직장인들과는 달리 실제 직장 생활에 필요한 연수를 체계적으로 받는다든지 교사로서의 마음가짐과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따로 주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교사라면 대부분 경험을 한 뒤에야 교사생활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깨닫게 된다. 또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한다. 지금까지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교사들이나 매너리즘에 빠진 교사들을 대상으로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한 교사가 되는 길인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또 내 경험을 나누어주는 활동을 하고 있을 것이다. 30년 전 교대에 다닐 때 내 마음속에 깊이 박혔던 한마디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 를 기억하며 후배들이 행복한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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