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초등학교 교사가 꿈이었다. 중간 중간 바뀌긴 했었지만 결국 교사로 돌아오곤 했다. 항상 나의 교사로서의 모습을 상상할 때 어느 작은 시골 마을의 조그만 학교에서 몇 안되는 아이들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 그런 모습을 생각하곤 했다. 언제부터, 왜 교사란 꿈을 갖게 된 것일까? 교대에 들어와보니 모든 것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나의 꿈은 정말 교사인가, 여기서 내가 무엇을 배우고 있는 것일까, 등등의 끝없는 질문 속에서 어찌 해야 할지 모른 채 이리저리 방황하며 떠돌고만 있었다. 내가 그렸던 교사의 모습도 너무 막연하고 나에게 어떤 지침을 내려주지 못했다. 그냥 내가 편안한 것을 좇아 흘러 들어온 것은 아닌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들이 빛을 발하지 못한 채 파묻혀 버린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움도 생겼다.
하지만 이제는 무엇인가 알 것 같다. 교육봉사, 실습, 멘토링등을 통해 아이들을 계속 만나면서 교사란 직업이 내 마음속에 진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이런 상황에서 만약 내가 교사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이런 프로그램을 나중에 아이들에게 해주면 좋겠구나, 나중에 난 아이들에게 이렇게 해야겠구나, 하지 말아야겠구나, 이렇게 나의 미래의 교직생활과 연관을 시키게 되었다.
또 내가 그렇게 정처 없이 방황하고 흔들렸던 이유를 알 것 같다. 나에게는 어떤 교사로서의 구체적인 꿈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어떤 교육을 해나갈 것인지가 없었기 때문에 내가 지금 배우는 것들이 모두 의미 없이 다가왔던 것이다. 내가 어떤 구체적인 목표를 그려놓았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찾아다니고 진정으로 배우려 하는 등 열정적인 자세로 임했을 것이다. 이런 시기에 이렇게 미래의 비전을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게 다가왔다.
5년 후
젊음과 열정으로 충만하여 이것저것 배우기에 바쁠 것이다. 아는 만큼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다. 난 아직 아이들과 함께 해나갈 수 있는 나의 특기가 될 수 있는 예술활동을 찾지 못했다. 교과 외의 활동으로 아이들과 어떤 방식으로든 그런 활동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시기 정도면 나의 특기를 찾고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 배우며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과 매년 문집과 사진첩을 직접 만들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우리들의 1년 동안의 일기나 글들을 모아 직접 학급문집을 만들도록 하셨다. 사진첩도 1년 동안 찍은 많은 사진 중에 각자 골라 자신의 사진첩을 만들도록 하셨다. 다시 볼 때마다 정말 의미 있고 소중했다. 교직생활 3년차일 시기이니 벌써 2개의 문집과 사진첩이 생겼을 것이다. 이것을 새로운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계속 해나갈 것이다.
10년 후
핀란드로 연수를 떠나 있을 것이다. 최고의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곳을 직접 보고 체험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교육과 비교해 보고 어떻게 다른지 실감해보고 싶다. 우리에서 교육 받고 자라온 내가 아이들에게 자각 없이 문제가 되는 교육 방식들을 그대로 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외국의 교육 속에서 한국 교육을 바라보면 그 차이와 어떤 문제가 있는 지 등이 더 실감나게 다가올 것이다. 핀란드 교육의 장점을 취해 우리나라의 교육에 접목시켜 발전시키고 더 나은 교육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을 것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하여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하고 싶다.
20년 후
경력이 어느 정도 쌓여 경험도 풍부해지고 실력도 높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자칫하면 쳇바퀴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는 시기. 절대 나태해지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의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또한 열정적인 자세로 끊임없이 연구하고 계속 발전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그리고 특수 아동에 대한 공부를 해오면서 이 시기쯤이면 일반학교 내에서 그런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맡고있는 교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전에 과잉행동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교직에서 그런 아이들을 만나면 어떻게 할까 두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두려워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아이들과 정면으로 마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아이들에게 편견이나 좌절이 아닌 사랑으로써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교사가 될 것이다.
30년 후
이 때는 교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제 2의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교사의 길을 택하면서 접어두었던 나의 또 다른 꿈을 이 시기에 시작할 것이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도 취미로 계속 해오면서 이 시기쯤이면 그것이 나의 생활이 되어있을 것이다. 교사로서 최선을 다하며 교직 생활을 해 나가고 나의 두 번째 삶도 최선을 다해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