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공을 선택해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학창시절, 영어시간과 불어시간이 가장 즐거웠던 나는 어문학부에 진학하였습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취업과는 거리가 먼 전공을 선택한 것입니다. 하지만 대학을 다니면서 현실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행정학을 복수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운 좋게 직장을 구할 수 있었고,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경쟁해야 하는, 전공과는 맞지 않는 일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견디며 내가 과연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내가 일을 하면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야, 고민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즐겁기만 한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보람을 느낄 수 있고, 내가 항상 새로워야만 하는 일을 생각했고, 교사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졸업 후 너무 오래돼 기억도 가물가물한 수학을, 사회를 공부하게 된 것입니다. 비록 남들보다 교육대학에 입학한 시기도 늦었고, 많이 돌아왔지만, 교사로서의 마음가짐에 있어 출발이 늦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대학을 졸업하고도 3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수능을 다시 공부하고 교육대 입학을 준비하면서, 진실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노력한 만큼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 어떤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확고해졌기 때문입니다. 이 생각은 두 차례의 참관실습, 교육봉사를 통해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생각보다 내가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처음 내가 다시 대학에 입학한다고 했을 때 놀라던 친구들 조차도 이제 더이상 제가 정년이 보장되고, 일반 직장보다 편하다고 생각해서 교사가 되겠다고 한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무언가에 도전하고, 꿈을 위해 노력하는 것에 격려를 합니다. 그럴 때면 나의 선택이 정말 잘 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내가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 지 중간중간 환기를 하게됩니다.전부터 내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교사상은 과거 초, 중, 고등학교 때의 은사님들께서 롤모델입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학창시절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난편인데, 그 선생님들께서는 학생을 이해하려 항상 노력하시고, 치우치지 않은 사랑을 주신 분들입니다. 저는 그분들처럼 학생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편애로 상처주지 않는, 항상 웃어주시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게으른 교사가 아닌, 항상 준비하고 노력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내가 가르친 아이들이 또한 저를 본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기 이익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남의 시선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에서 우러나와 질서를 지키고, 양심을 지키고, 도덕심을 발휘하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즈음 흉악범죄나 반사회적 사람들이 저지르는 범죄들을 보면서 부쩍 이 생각은 강해졌습니다. 이 중에서 게으르지 않은, 준비하는 교사가 되자는 비전을 이루기 위해 할 수 나는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5년 후쯤엔 초임발령 후 3년 정도가 지난 시기입니다. 아직 학교에서 수업을 잘하고, 학급을 잘 운영하기 위해, 많은 연수를 받고 공부를 하는 시기 일 것입니다. 5년 후 쯤엔 학교에서 일을 함과 동시에 교육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게 될 것입니다. 10년 후 쯤엔 평소 아동문학에 관심이 있던 저는 그 동안 공부하던 번역 및 집필을 통해 아동용 동화를 쓰는 일에 도전하게 될 것입니다. 이 활동은 20년 후에도, 실제적으로 제가 근무할 수 있는 약 30년 후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저의 꿈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승진을 해야겠다, 남들보다 경력을 쌓고 승진점수 따는 것에 연연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 자체가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평교사로서 25년 쯤 근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만큼 아이들을 가르치고 대하는 노하우는 쌓여갈 것이고, 스스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15년 쯤 후에는 후배 교사들을 위해 선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는 일을 찾아, 도전할 계획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너의 비전이 무엇이냐'라고 물을 때 한마디로 말한다면,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그 이후에도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교사가 되는 것, 아동문학을 쓰는 개인적 꿈을 이루어 그 또한 교육에 활용하고자 하는 교사가 되는 것, 후배교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교사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