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꿈은 원래 교사가 아니었습니다. 어릴 때는 누구나 그렇듯, 저에게도 꿈이 많았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이 재미있어서 화가가 되고 싶었고, TV나 책에서 본 우주선을 보고는 과학자도 되고 싶었습니다. 친구들과 축구하는 재미를 알게 되고 나서는 축구선수도 해보고 싶었고 똑똑한 변호사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물론 허무맹랑한 꿈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내가 꾸었던 꿈들이 그 자체로 소중하고, 또 한편으로는 아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많은 꿈을 꾸었었지만 대학입시에서 좌절한 저는 재수를 선택했고, 그 다음해 수능에서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게 느끼듯이 스스로 만족할 점수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냥 점수에 맞춰서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이 제게 남은 일이었습니다. 조금더 이름 있는, 명문대학으로 가기 위해서 저의 흥미, 관심과는 동떨어진 학교에 원서를 쓰고 입학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학생활 1년간 저에게는 아무런 의욕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꿈을 잃어버렸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공부는 지루할 뿐이었고, 학점을 받기 위해서 하찮은 노력만 기울일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해군에 입대했고, 군생활을 하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내가 어떤 길을 갈 것인가? 계속 이렇게 의미없는 학교생활로 내 인생을 채울 것인가?…. 그리고 교대에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물론 그 동기가 교직에 대한 사명감으로 채워진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안정된 직업'을 얻자는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동기가 어찌 됐건 저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인생에서 세 번째의 수능 시험을 치른 후, 전주교대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에게 정말 다행인 것은 교대에 들어온 후, 많은 것을 느끼고, 많은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저도 모르게 교직에 대해 가졌던 저의 생각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냥 '안정된 나의 직업'이 아니라, 나의 천직으로써 교육에 대한 사명감을 가진 멋진 교사가 되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의 교직에 대한 비전을 세워보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내가 경험한 학창시절은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괴로움도 느끼던 때였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니면서 가장 기쁘고 재미있었던 때는 마음에 맞는 친구들을 만나 함께 하던 때와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던 때입니다. 그리고 괴로웠던 때는 나날이 반복되는 학교생활 속에서 외로움을 느껴봤던 때와 내가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해야 했던 때였습니다. 즉, 저에게는 학교생활에서 친구와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게 제일 중요했습니다. 정말 좋은 친구들과 함께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다면 학교생활이 얼마나 행복할까요? 자신이 직접 경험해본 일에 대해서 다른사람에게 조언해준다면 그 효과는 정말 클 것입니다. 교직의 역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학교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한 교육을 할 수 있다면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에서 저는 아이들이 서로서로 좋은 친구가 되고, 학교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친구란 정말 큰 힘을 가진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자신을 좋아해주고, 이해해줄 수 있는 친구가 곁에 있다면, 그리고 편을 가르지 않고 많은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절대 외로움은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요즘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많은 인성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올바른 인성을 지도하는 교사의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들이 공부를 재미있게 느끼고, 공부에 흥미와 열정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의 학교생활을 돌아보면 수업시간이 즐겁다기보다는 지루해서 시계를 여러번 쳐다보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 교생실습을 가서 봤던 요즘 초등학생들은 우리의 시절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이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수업에는 관심이 없고 그냥 멍하게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는 아이도 있었고, 수업시간 내내 산만한 행동을 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공부에 대해서 그러한 태도를 가지게 된다면 나중에 더 커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습관의 형성은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게 학교공부에서 낙오되는 아이가 없게 하기 위한 목표를 저는 좋은 수업으로써 꼭 이루어내겠습니다. 멈춰있는 교사가 아닌 항상 노력하는 모습으로 아이들이 항상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소중한 꿈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겠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배움의 목적이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이건 정말 예비교사들이 듣게 되는 흔하디 흔한 말이지만 이만큼 중요한 말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투쟁을 하면서 불렀던 노래 가사 중에 일부가 어렴풋이 생각이 납니다. 아이들의 위에서 군림하는 교사가 아닌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다른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에 교사가 되겠지만, 그때는 반드시 아이들의 생각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교사는 정말 중요한 직업이라는 것을 교대에 와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교사는 많은 아이들의 인생을 결정지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교직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지 못하고 교사가 된다면, 아이들에게 부끄럽고 스스로도 부끄러울 것입니다. 남은 2년이라는 기간동안 몸과 마음을 다해서 멋진교사가 되기 위해서 준비하겠습니다.
5년이 지난 후면, 딱 서른이 됩니다. 초임이라는 티를 갓 벗어낸 교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때까지도 다소 어설픈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결혼을 막 결혼을 해서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있을 것이고, 아이가 하나 있을 것입니다. 교직에 대한 열정이 타오르는 시기입니다. 아직까지는 일에 익숙하지 않아서 많은 업무가 다소 힘들다고 느끼며 고민도 많이 하겠지만, 항상 아이들의 지도에 대한 공부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특히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해외에 연수를 가고 싶습니다. 외국에 나가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싶습니다.
교직을 맏은 후 10년 안에 많은 교사들이 교직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항상 정진하면서 극복해내겠습니다. 저는 꼭 교직에 가서도 많은 공부를 계속 할 것이기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외국에 다녀온 후, 새롭게 배운 것들을 아이들을 위해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연구하고, 다른 교사들과 많은 이야기도 나누면서 아이들의 지도에 대해서 항상 고민할 것입니다. 초임시절의 열정을 쉬이 잃지 않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20년 동안 교사생활을 하고 난 뒤라면, 그 때는 아이들의 지도에 대한 조언을 다른 교사들에게 해줄 수 있을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노력을 그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곤란을 겪고 있는 초임교사나 후배교사들에게는 제가 그동안 교직생활을 통해 얻은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주고 싶습니다. 그것 역시 아이들을 위한 길이 될 것입니다. 제가 정말 참된 교육을 아이들에게 베풀었다면, 저를 찾아오는 제자들도 많이 만날 수 있겠지요. 이 때 즈음이면 제자들도 성인이 되어 있어서 각자 자신의 꿈을 이룬 행복한 모습으로 찾아오길 바랍니다.
30년이 지난 후에 저의 작은 소망으로는 책을 한권 쓰고 싶습니다. 물론 책을 쓴다는 것이 쉬운일도 아니며, 아무나 도전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꼭 이 때 즈음에는 책을 써도 부끄럽지 않을만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교직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경험했던, 느꼈던, 배웠던 많은 것들을 엮어서 앞으로 저처럼 교직에 몸담게 될 예비교사들에게, 그리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는 현직교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을 내고 싶습니다. 30년 후에도 여전히 공부하면서 항상 노력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항상 20대와 같은 열정으로 가득찬 모습을 교직에서 물러나는 날까지 보여주고 싶습니다.